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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었던 살결에/실금 툭툭 터지며//연초록치마저고리로//사랑이 다시 왔다"(손애라 시 '봄' 전문) 
 특유의 오밀조밀한 어휘력을 선보이는 손애라 시인이 세 번째 시집 '내 안의 만다라'를 펴냈다.


 '풀잎은 노랑으로 시작해 노랑으로 저문다' '알 수 없는 영역' 등 4부로 구성된 이번 시집에는 대상을 깊고도 넓게 확장시키는 시 65편이 수록됐다.


 '내 안의 만다라'는 시인의 주도면밀한 서정성을 깊이 있는 사유로 사물을 극대화시키는 재주를 보여준다.


 '만다라'라는 특정 종교적 의미의 제목에 선입견을 가지면 곤란하다. 그만큼 시인의 내구성이 흔들리지 않는 튼실함을 보여주고 있다 할 것이다.


 단순히 함축과 상징에만 머무르지 않고 자연만물의 근원을 파고드는 확장된 상상력이 시집을 읽는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황치복 문학평론가는 "그동안 시인이 추구했던 시적 세계가 정제된 형식을 갖추면서도 그윽하고 깊은 상상력과 사유의 세계를 그려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시적 발전을 목격할 수 있다"며 "가장 주목되는 점은 시인의 시적 세계가 세계의 이면에 숨어 있는 실체와 의미를 발굴하기 위해서 상징이라는 기제를 주요한 수단으로 확보해 활용하고 있다는 점인데, 시인의 상상력은 색(色)의 상징에서부터 만다라의 상징에 이르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시적 상징에 경사되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손애라 시인은 울산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성장했다. 2002년 '실상문학'에 시, 2014년 '문장21'에 수필로 각각 등단했다. 부산문인협회, 부산시인협회, 부산불교문인협회 회원이며 실상문학상, 부산문인협회 공로상, 고운 최치원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펴낸책으로는 시집 '그림엽서' '종점부근', 산문집 '꽃비 내릴 때 까지' 등이 있으며,  현재 계간 시전문지 '사이펀' 운영위원, '부산시인' 편집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강현주기자 uskhj@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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