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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산업계가 코로나19의 영향권에 들기 시작한 지난 3월부터 지난달까지 두 달간 무려 2만3,000여 개의 일자리가 증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 장기침체에 감염병 시국까지 겹치는 바람에 취업자 수가 이례적으로 급감하고, 아예 구직을 단념한 인구가 폭증하는 등 코로나 정국이 울산의 일자리를 집어삼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남지방통계청이 13일 발표한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울산 취업자 수는 55만2,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만7,000명(-3.0%) 감소했다. 지난달 취업자 수는 유럽 재정위기가 한창이던 2012년 6월(55만1,000명) 이후 7년 10개월 만에 가장 적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지역 산업계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올 3월 이후 울산 취업자는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올 들어 울산 취업자는 1월(+1만4,000명), 2월(+1만명) 증가세를 이어오다 3월 6,000명, 지난달 1만7,000명 각각 줄면서 두 달 만에 2만3,000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지난달 고용률은 57.2%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6%p 하락했다. 낙폭은 2018년 7월(-1.7p) 이후 가장 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 역시 1.5%p 하락한 62.0%였다.

경제활동인구는 57만6,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만4,000명(-4.0%) 줄었다. 구직 의지가 없고 취업도 하지 않은 비경제활동인구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만1,000명(5.6%) 늘어난 38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비경제활동인구 증가 폭은 2006년 1월(2만2,000명) 이후 14년 3개월 만에 최대다.

업종별로는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가 16만2,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만9,000명(-10.4%) 줄며 2015년 5월부터 48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건설업에서도 4,000명(-10.2%) 줄었다. 반면 지난해 같은 달 대비 전기·운수·통신·금융업에서 6,000명(11.4%) 증가해 사회간접자본 및 기타가 1,000명(0.2%) 늘었다.

특히 임시·일용직이 직격탄을 맞았다. 임시근로자는 1만1,000명(10.6%) 줄어든 9만4,000명을, 일용근로자는 6,000명(-24.8%) 감소한 1만7,000명을 기록했다. 상용근로자도 3,000명(0.9%) 증가에 그쳤다.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14만명(-29.6%) 줄고,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9만9,000명(111.1%) 늘었다. 지난달 실업자 수는 7,000명(-21.9%) 줄어든 2만4,000명, 실업률은 1.0%p 내린 4.2%였다. 

통계청 관계자는 "울산의 주력산업인 제조업에서 취업자 감소 폭이 확대되는 측면을 보이고 있다"며 "코로나19 감염사태로 인해 채용 면접 연기 등 구직 활동이 예년보다 둔화되면서 비경제활동인구도 많이 늘었다. 다만 일시 휴직자의 경우 교육서비스업·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등에서 취업이 재개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하주화기자 jhh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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