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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전반기 국회의장단 경선을 실시하는 가운데 '연공서열(年功序列) 중시'의 여의도 문화에 균열이 생길지 관심이 모인다. 더불어시민당과 함께 177석이 되는 민주당은 21대 전반기 국회에서 국회의장과 2개 국회부의장 중 한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이원욱 '민주당 국회의장단 선출을 위한 선거관리위원회' 간사는 1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금 전 2차 회의를 개최했고 그 자리에서 선출 일정을 확정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진석 민주당 의장단 선관위 대변인에 따르면 경선은 25일 오전 10시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다. 후보 등록은 19일부터 이틀간 진행된다. 결선투표는 진행하지 않고 의장 후보자는 10분, 부의장 후보자는 7분 정견을 발표한다.

국회의장은 일찌감치 6선 박병석(대전 서갑) 의원과 5선 김진표(경기 수원무) 의원의 양자 대결로 굳혀졌다. 선수는 박 의원이 당내 최다선이나, 연배는 김 의원이 더 높다. 박 의원은 69세이고 김 의원은 74세다.
충남 대전 출신인 박 의원은 19대 국회 전반기 국회 부의장을 지냈다. 민주당에서 내리 6선을 한 터줏대감으로 계파색이 옅고 당내에서 큰 잡음이 없이 두루 원만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4선 시절인 19대 국회부터 초선 당선인들에게 의정활동에 대해 조언하는 손편지를 써왔다.

황해도 연백 출신으로 실향민인 김 의원은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정통 관료 출신 '경제통'이다. 참여정부 교육부총리, 경제부총리를 지냈고, 문재인 정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친노·친문 인사다. 18대 원내대표를 지내 야당과도 원만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 강점이다.
당 일각에선 높은 선수(選數)에 힘입어 박 의원에 대한 추대론이 함께 제기됐지만 김 의원이 출마에 의욕을 보이면서 추대론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분위기다. 그러나 두 의원이 각각 선수와 나이 면에서 당내 원로 격인 탓에 굳이 전반기 의장을 놓고 경선을 치러야 하느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등 명분에서 약점이 있다.

민주당 몫 부의장 한 자리를 놓고선 '여성 부의장' 이슈가 판을 흔들고 있다.
민주당-더불어시민당 여성 의원 모임인 행복여정은 일찌감치 '헌정사상 첫 여성 국회 부의장'에 의견을 모았고, 여성 최다선인 4선 김상희(경기 부천소사) 의원을 추대하며 적극 지원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이날 국회에서 가지회견을 열고 "성평등 국회를 위해서 의장단에 여성이 포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상희 의원도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헌정사에 한번도 여성이 의장단에 참여한 적이 없다. 비정상"이라며 "이 비정상을 정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상대로는  남성인 5선 이상민(대전 유성을), 변재일(충북 청주청원) 의원이 유력하다. 이와함께 같은 선수인 설훈(경기 부천시원미구을)· 안민석(경기 오산시) 의원 등도 거론된다.

제헌국회 이래 단 한번도 국회의장단에 여성이 진출한 적이 없다는 명분이 당내 여론에서 힘을 받으며 김 의원이 초반 강세를 보이는 모양새다. 다만 연공 중시의 여의도 문화에서 다른 후보에 비해 선수가 낮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더욱이 복수 후보가 나와 무기명 투표인 경선으로 가게될 경우 표심의 향배를 알 수 없다는 점도 변수다.
부의장과 함께 상임위원장 배분을 놓고도 당내에서 설왕설래가 있기 때문이다. 여성 의원들은 여성 부의장 배출과 함께 자당 몫 상임위원장 중 30% 여성 우선 배정을 주장한 바 있다.
일례로 2014년 19대 국회 후반기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 전신) 부의장 경선에서 5선 이미경 의원이 여성 후보로 출사표를 던졌지만, 같은 5선 이석현 의원에게 패했다. 김 의원은 당시 이미경 의원을 도왔었다.  서울=조원호기자 gemofday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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