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효성 울산공장 전경. 효성 제공
효성 울산공장 전경. 효성 제공

 효성그룹이 최근 울산에 잇달아 통 큰 투자를 결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침체된 지역 경제와 산업계에 단비가 될 전망이다.

지난달 글로벌 화학기업 독일의 린데그룹과 손잡고 울산에 세계 최대 액화수소 공장 건립을 발표한 효성이 이번에는 차세대 섬유 신소재인 아라미드 생산 공장을 추가로 울산에 세우겠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효성의 아라미드 공장은 당초 베트남 진출을 고려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국가 간 무역장벽이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과 정부의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산업 집중 육성 정책, 해외 공장의 국내 유턴 장려 등을 감안해 울산을 입지로 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효성은 18일 신사업 육성을 위해 총 613억원을 투자해 울산 효성첨단소재 아라미드 공장을 증설한다고 밝혔다. 증설 공사는 올 하반기 착공해 내년 5월 완공할 계획이다. 울산 생산라인 증설이 완료되면 현재 연산 1,250톤에서 4배 수준인 5,000톤으로 늘어나게 된다. 울산시와 ㈜효성첨단소재는 이번 울산공장 증설과 관련, 오는 20일 시청 본관 7층 상황실에서 신규 투자계획 발표와 함께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

결과적으로 울산을 낙점했지만, 효성은 막판까지 베트남 동나이성에 아라미드 공장을 짓는 방안을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은 2000년대 중반부터 효성그룹 조현준 회장이 '글로벌 전초기지'로 삼은 국가다. 하지만 효성은 최종적으로 아라미드 생산 증대를 위해 울산공장을 선택했다.

아라미드는 기술 보안이 중요한 전략 산업인데 외국에 공장을 지을 경우 리스크가 클 수 있고,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교역 환경의 변화 등을 고려한 결정이다. 여기에다 울산은 효성의 주력공장들이 가동 중이고, 지역의 기존 산업과 연계할 있는 이점 등 산업여건이 좋은 점도 결정의 배경이 됐다.

아라미드는 강철보다 5배 강한 데다 400도의 열을 견디는 차세대 섬유 신소재로 고성능 타이어나 방탄복, 특수 호스 등 다양한 산업에 활용된다. 아라미드는 특히 5G 통신망용 광케이블에 사용되면서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효성첨단소재 매출 중 아라미드 담당 사업부인 산업자재부문 매출액은 2조5,656억원에 달했다. 효성이 지난해 연결 영업이익 1조102억원을 달성한 것도 아라미드 신소재가 핵심 역할을 했다.

효성의 이번 울산공장 증설로 아라미드 1위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효성이 울산 공장 생산량을 5,000톤 수준으로 늘리면 국내 1위이자 글로벌 3위인 코오롱인더스트리 생산량 7,500톤과 격차를 좁히게 된다"며 "코오롱과 점유율 경쟁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밝혔다.

효성은 이번 아라미드 울산공장 증설 결정에 앞서 지난달에는 총 3,000억원 규모의 울산 투자계획을 발표했었다. 산업용 가스 전문 글로벌 화학기업인 린데그룹과 함께 오는 2022년까지 효성 소유의 울산 용연공장 내 약 3만㎡ 부지에 액화수소 공장을 신설하겠다는 계획이다. 신설 공장의 수소 생산량은 연간 1만3,000톤으로, 단일 설비로는 세계 최대 규모라고 효성은 전했다. 이는 수소차 10만대가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물량이다. 

새 공장에선 현재 효성 용연공장에서 생산하는 부생 수소에 린데의 수소액화 기술과 설비를 적용해 액화 수소를 생산할 예정이다. 두 회사는 올해 안에 액화수소 공장 합작법인을 설립한 뒤 내년 1분기에 착공, 2022년 완공할 계획이다.  최성환기자 csh9959@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