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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푸른 하늘과 파릇한 잎사귀들 사이로 참 많이도 뛰어놀았어요. 작년 이 맘 때쯤만 해도 들로 산으로 입을 즐겁게 만들어 줄 것들을 잔뜩 가방에 넣고 재잘거리며 다녔답니다.
그런데 요즘 그토록 아름다웠던 자유를 꽁꽁 가두고, 미소마저 거둔 채 코로나가 지나가기를 바라고 있답니다.
컴퓨터 게임을 하고, 핸드폰 속 세상에 마음을 빼앗긴 채, 자연이 불러주는 노래나 친구의 마음을 알 기회를 영영 놓치고 마는 건 아닌지 안타깝기만 하네요.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는 추억이라는 공간이 있어요.
그 공간을 채우기 위해서는 친구랑 놀고, 또 싸우고, 서로 돕기도 하면서 그 경험을 차곡차곡 쌓아나가지요. 우리 엄마 아빠도 마찬가지였어요.
어린 시절, 놀이를 하면서 겪었던 일들을 마음속 추억의 공간에 쌓아놓고 한 번씩 꺼내어 본답니다. 어른들의 추억의 공간에는 어떤 놀이가 있을까? 지금 그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이번에 소개할 책은 울산의 동시 동화작가가 쓰신 '우리 민속놀이'랍니다.
우리의 할아버지 할머니가 어렸을 때는 컴퓨터도 없고 휴대전화도 없었어요. 참 재미없겠다 싶지만, 오히려 해가 넘어가는 줄도 모르고 놀이에 푹 빠지셨대요.
이 책에는 어른들이 어렸을 때 했던 놀이를 동시와 함께 자세히 이야기해놓았어요.


색동저고리를 입고 하늘 높이 날렸던 가오리연, 빨간색 파란색 샅바를 잡고 힘겨루기를 했던 천하장사 씨름, 매를 맞아야만 오랫동안 살 수 있는 팽이, 손에 손을 잡고 힘차게 노래를 불렀던 강강술래 등.
명절 때 박물관 마당에서 봤을 법한 이 놀이는 실제로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즐기던 놀이였어요.
가만히 앉아서 핸드폰을 보고하는 게임보다 온몸에 땀이 흠뻑 젖을 정도로 움직임이 많았던 이 놀이는 정말 기분이 좋아지는 놀이였어요.
또 혼자서 하는 놀이가 아니라 여럿이 하는 놀이라 사이가 좋지 않은 친구들도 놀이를 하면서 금세 다시 친해졌답니다.
지금 만큼 공부를 많이 하지 않고 놀이에 푹 빠져 있어도 됐으니 많이 부럽기도 하지요.
 

최미정 아동문학가
최미정 아동문학가

요즘처럼 집에만 있으면 외롭고 기운이 빠지기 쉽답니다.
코로나가 물러가고 다시 예전의 그때로 돌아간다면 혼자서 핸드폰만 보며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친구들이랑 어울려 옛날 어른들이 즐겼던 놀이를 따라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무조건 새 것만 좋다고 말하기보다, 옛날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무엇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을까? 또 무엇에서 즐거움을 찾았을까? 요즘처럼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을 때 찾아보는 것도 보람 있는 일이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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