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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울산역세권 개발사업의 선도사업인 '울산역 복합환승센터 개발사업'이 또다시 멈춰섰다. 코로나19 사태를 이야기하며 전례 없는 경영난에 재검토 불가피를 역설하지만 울산시민들의 반응은 "또 그만두느냐"며 냉담하다. 

울산시에 따르면 롯데쇼핑이 울산의 미래를 위해 투자를 약속했던 울산역 복합환승센터 개발사업에 대해 재검토에 착수했다. 재검토는 복합환승센터 뿐만 아니라 롯데쇼핑이 추진하는 모든 사업이 대상이다. 이에 따라 경제성 부족을 이유로 2018년 6월 KTX울산역 복합환승센터 개발사업을 중단한지 16개월만에 재개한 사업이 사실상 또다시 멈췄다. 지난해 10월 재개 시점에 롯데쇼핑은 개발계획서 변경안을 제출했고, 울산시는 검토를 거쳐 올해초 승인해 고시했다. 문제의 사업은 기존과 다르게 사업 변경 범위가 전체의 10분의 1이 넘어 모든 행정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이행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행정절차 이행을 앞두고 코로나19 사태가 터졌고,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롯데쇼핑이 한발 빼는 상황이다. 재검토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롯데쇼핑이 경영정상화 차원에서 사업에서 손을 뗄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다. 롯데가 포기하면 울산시는 사업자 공모부터 모든 절차를 백지상태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관련법에 따라 롯데가 다른 기업에 사업권을 넘길 수 없기 때문이다.

롯데가 사업을 포기하면 복합환승센터와 발맞춰 진행된 다양한 울산역세권 개발사업의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하다. 특히 울산시와 롯데 측의 복합환승센터 착공을 보고 역세권 일대 부지에 투자한 상당수의 투자자들의 반발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울산의 웨스토피아로 불리는 역세권 개발사업은 순항하는 듯햇다. 울산 KTX 역세권 복합특화단지 개발 사업이 구역 지정과 개발계획 수립 등으로 본격적인 행정 절차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역세권의 핵심은 울산시 울주군 삼남면에 있는 KTX 역세권 배후지역에 산업, 연구, 교육, 정주 기능을 보강해 서울산권의 새로운 도심인 스마트 자족 신도시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구역 면적 153만㎡에 1만2,000가구(3만2,000여 명)를 수용하는 계획을 하고 있다. 울산 산업구조 다변화와 신성장 산업 육성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구역 면적의 약 28%인 42만㎡를 첨단 산업단지로 조성한다. 유치 업종은 연구개발(R&D), 미래차, 생명공학(BT), 에너지 등 미래 신산업 등이다. 나아가 전시컨벤션센터 확장, 비즈니스 밸리 등 울산 미래 먹거리 산업의 투자유치 기반을 조성해 지속가능한 새로운 일자리도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공공주도형 도시개발을 추진하는 사업은 울산시 첫 사례로 이 모든 비탕에는 롯데의 선제적 투자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깔려 있었다. 울산시는 "사업 계획 단계부터 시민과 함께해 울산전시컨벤션센터, 복합환승센터와 연계한 KTX 역세권 배후지역을 산업·문화·주거가 공존하는 친환경 명품 자족 신도시로 만들어 가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도 그 때문이다. 

역세권 개발의 핵심은 무엇보다 롯데가 추진하는 복합환승터미널의 내용에 달려 있다는 점을 울산시도 잘알고 있었다. 지난해 롯데는 KTX울산역 복합환승센터 개발과 관련해 사업 변경을 울산시에 제출한 바 있다. 롯데가 제출한 복합환승센터 변경 신청 내용을 보면, 당초 계획했던 환승지원 시설 가운데 영화관을 없애고, 대신 '테마쇼핑몰'을 추가하는 것이 핵심이다. 당초 롯데측은 총 사업비 2,519억 원을 투입해 울주군 삼남면 신하리 1602번지 외 73필지 KTX울산역 앞 7만5,480㎡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7층, 연면적 17만9,191㎡의 복합환승센터를 조성하기로 했다. 주차면수는 환승용 1,023면, 환승지원시설용 2,126면 등 총 3,149면에 달하고, 버스와 택시, 승용차 등을 이용하기 위한 대합실과 매표소 등의 환승시설과 아웃렛, 쇼핑몰, 영화관 등의 환승지원시설을 갖추는 것으로 돼 있었다. 그러나 롯데 측은 이를 슬그머니 변경해 주상복합 이야기를 꺼내다가 여론에 밀리자 다시 쇼핑부문을 강화하는 내용으로 변경 신청을 했다. 그 핵심이 테마쇼핑몰이다. 테마쇼핑몰의 경우 일부 분양을 통해 수익성을 찾겠다는 것이 눈에 보이는 대목이다. 이부분까지 수용했지만 이번에는 발을 빼겠다니 황당하기 짝이 없다. 

울산역 복합환승터미널이 중요한 이유는 이 시설이 향후 울산 서부권의 개발 촉진과 동남권의 광역교통중심지 역할을 할 수 있는 핵심 시설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울산시는 시세보다 파격적인 가격에 해당 부지를 넘겼고 시민들도 롯데의 광폭 투자와 비전제시에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결국 이 모든 것은 수포로 돌아가는 분위기다. 롯데의 행태는 결국 돈이 되지 않는 사업은 하지 않겠다는 이야기다. 물론 기업이 이윤추구를 목적으로하는 것을 뭐라 할 수는 없다. 하지만 터미널 하나의 사업을 놓고 한다 안한다를 반복해온 롯데의 행보는 울산시민을 졸로 보는 의식이 반영됐다는 지적이다. 제대로 해명하고 추진여부도 분명히 밝힐 것을 울산시민들은 기다리고 있다. 롯데가 답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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