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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이 변화하고 있다. 최근 행정 변화의 핵심을 나타내는 말을 꼽자면 단연 '적극'일 것이다. 찾아가는 현장행정, 주민을 생각하는 소통행정과 맥이 닿아있다. 이런 적극행정은 공직사회의 당연한 모습이어야 하며, 늘 최우선으로 지향해야 할 가치로 삼고 슬기롭게 풀어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놀라운 것은 이러한 적극행정은 사실 정치를 논하는 어느 시대에서나 최고의 가치였으며 결코 새로운 패러다임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는 다산 정약용 선생의 <목민심서>를 잘 알고 있다. 학교, 강연, 인터넷, TV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익히 한번쯤은 접해 본 소문난 음식점과도 같은 책이다. 2018년 지방선거를 통해 북구의회에 입성, 공직사회에 들어서면서 다시 한 번 책장에서 <목민심서>를 꺼내 들었고 그 속에서 마치 평행이론처럼 지금 우리 사회가 추구하는 '주민을 위한 적극행정'의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목민심서>의 핵심은 어진 정치와 애민사상이다. 백성을 돌보고 부양하고자 했으나 이를 몸소 실천할 수 없는 처지에서 마음으로 쓴 책이라 하여 다산은 '목민심서(牧民心書)'라는 이름을 붙였다. 필자는 목민심서에서 닮고 싶은 네 가지 적극행정을 발췌해 전하고자 한다.

첫째로 짚어 볼 대목은 '일반 백성에게 무엇이 이 고을의 고민인가를 묻고 진언(進言)을 요구한다'이다. 주민 고충을 파악하고 필요한 대민서비스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민심을 살펴서 실질적인 정책을 수립해야 함을 말하고 있다.

둘째는 '가로막혀 통하지 못하면 백성의 사정은 답답하게 된다. 달려와 호소하고 싶은 백성으로 하여금 부모의 집에 들어오는 것처럼 하게 한다면 어진 목민관이라고 할 수 있다'라는 대목이다. 주민과의 원활한 소통행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셋째는 '난치병을 앓는 백성처럼 스스로의 힘으로 생존할 수 없는 자는 의지할 곳과 살아갈 길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라는 부분이다. 지역사회가 경제활동이 어렵고 사회적으로 소외된 주민을 위한 복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넷째는 '흉년이 든 해에는 반드시 전염병이 퍼지게 마련이다. 구제하고 치료하는 방법과 거두어 매장하는 행정에 마땅히 더욱 마음을 써야 할 것이다'라는 대목이다. 이 부분은 현재의 코로나19 사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구절이다. 주민 안전을 위해 행정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결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결국, <목민심서>가 전하고자 하는 바는 '행정의 중심이 항상 백성이고 모든 일의 근간에는 공정·공평·공익을 담아야 한다'는 것이다. 즉, 공(公)을 위해 일하고 사(私)는 반드시 이겨내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북구의 경우를 보자. <목민심서> 속 가르침처럼 주민, 현장, 소통을 바탕으로 적극행정 실천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에서 주민 안전을 위한 북구 적극행정은 더욱 빛을 발했다. 확진자 발생 전부터 보건소에서는 선별진료소를 운영해 사전차단 및 예방에 힘썼다. 또 확진자를 위한 일대일 관리체계를 구축, 주민 모두가 불안하지 않도록 전면에 나서서 적극행정을 펼치고 있다.

저소득층과 노약자를 위한 마스크 우선 제공과 어려움을 겪는 지역경제 및 주민 삶을 지켜내기 위한 착한 임대인 운동, 소상공인 음식점 홍보, 지역 농가를 살리기 위한 친환경 농수산물 꾸러미 판로 개척, 강동 어촌계 활성화를 위한 드라이브 스루 판매 등 주민 삶의 안정을 위해 일선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다산은 <목민심서>에서 목민관 덕목 중 하나로 찰물(察物)을 들었다. '세상물정을 살피라'는 뜻이다.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소통하며 주민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적극행정의 첫걸음이자 올바른 방향임을 잘 가르쳐주고 있다.

앞서 <목민심서>를 소문난 음식점과 같은 책이라고 표현했다. 소문난 음식점에서 맛있는 음식을 자주 즐기듯 <목민심서>의 좋은 내용을 잘 되새긴다면 행복과 희망이 꽃피는 도시를 만드는 일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행정 나침반이 항상 주민을 향하고 매 순간마다 사람이 먼저라는 자세를 견지한다면 우리 곁에는 적극행정이라는 아름다운 꽃이 활짝 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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