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렴한 것들의 세계사  라즈 파텔·제이슨 무어 지음·북돋음·348쪽
현대 자본주의 작동 원리를 비판적으로 분석한다. 저자들은 자연, 돈, 노동, 돌봄, 식량, 에너지, 생명 등 7가지를 저렴하게 유지하면서 지속해서 거래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자본주의의 오랜 전략이었다며 각 장에서 이의 구체적 작동 원리를 파헤친다.
저자들은 자본주의 발전의 역사를 설명하는 데 '세계 생태계' '저렴함' '프런티어'라는 개념을 동원한다. '세계 생태계'는 '자본주의가 무한 축적이라는 힘에 추동돼 프런티어를 지구 전역으로 확장한 생태계'로 정의한다. 세계의 폭력적이고 착취적인 관계가 500년 전 태동한 자본주의에 뿌리를 두고 현재까지도 유기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설명하기 위한 개념이다. '저렴함'은 '모든 것을 가능한 한 적은 보상을 주고 동원하는 폭력'이다. 이전에는 셈하지 않았던 것까지 화폐가치로 환산해 가능한 한 적게 값을 매기는 전략이다. '저렴함'으로 세계를 유지하는 일이 더는 가능하지 않게 된 지금,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고 그에 걸맞은 제대로 된 보상을 강구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들의 결론이다.
 

아인슈타인이 괴델과 함께 걸을 때  짐 홀트 지음·소소의책·508쪽
과학 작가이자 철학자인 저자가 과학과 수학, 그리고 철학사에서 중요한 분기점이 된 쟁점과 주제를 다룬다.
첫 장은 역사상 가장 유명한 과학자인 '아인슈타인'과 늘 침울하고 비관적이었던 수학자 겸 논리학자이며 프린스턴대학 동료인 '쿠르트 괴델' 사이의 특별한 우정에 관한 이야기다.
그들은 27년의 나이 차이만큼이나 성격도, 기호도 달랐지만 둘 다 이 세계는 우리 개개인의 인식과 무관하게 합리적으로 조직돼 있으며 결국 인간이 이해할 수 있는 것이라고 믿는 점에서는 일치했다. 지적인 고립의 감정을 공유했던 두 사람은 서로에게서 위안을 찾았다.
이밖에도 책은 수학자 에미 뇌터부터 컴퓨터 선구자 앨런 튜링, 프랙털의 발견자 브누아 망델브로에 이르기까지 유명한 사상가뿐만 아니라 학계 또는 대중에게 홀대받은 사상가들의 인간적인 면모를 소개하면서 현대 학계의 쟁점들을 함께 소개한다.
 

무례한 시대를 품위 있게 건너는 법  악셀 하케 지음·쌤앤파커스·256쪽
독일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저자가 지금 우리가 반드시 회복해야 할 가치로 '품위'를 말하며 혼란과 무례함으로 가득한 지금과 같은 시대에 '더불어 살아갈 방법'을 찾아간다.
책은 철학과 문학, 역사, 그리고 현시대 주요 인물들의 언행을 통해 품위의 의미를 모색하고 친구와의 대화를 통해 요점을 재정리하는 식으로 구성했다.
무례한 말과 태도가 광란의 소용돌이처럼 넘실거리는 지금 품위는 어디서 찾아야 할까.
저자는 무엇이 에티켓이고 무엇은 아닌지에 관한 세세한 사항들보다 '크니게'가 지적한 본질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크니게'는 "계층을 떠나 모든 인간에게는 책임이 있다. 그 책임은 바로 도덕성과 분별력을 통해 우리가 속한 체제를 든든히 유지하는 것이다"라고 설파했다. 저자는 '크니게'의 논의에서 나아가 "타인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 인정과 배려, 호의와 친절을 베풀어야 한다"며 이것이 지금 우리가 지켜야 할 품위라고 강조한다.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