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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등교개학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고3 학생들이 등교개학에 이어 오늘부터는 고2, 중3, 초1∼2, 유치원생, 특수학교 학생 등 5만6,550여명이 '1단계 등교 수업'에 돌입한다. 

울산시교육청은 등교 1주일 전부터 가정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심증상 여부, 학생이나 동거가족의 해외여행력, 동거가족 자가격리 여부 등 자기진단을 실시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개인별 등교여부와 의심증상이 있을 시 선별진료소 진료와 진단검사를 받도록 조치했다. 

교육청은 학년별 시차등교와 출입구 분리, 특별실과 유휴교실을 활용한 분산수업, 시험대형 좌석배치를 통한 거리 확보 등을 당부했다. 수업시간을 5분씩 단축하고, 학년별 시차급식 실시를 통해 급식안전을 확보하기로 했다. 과대학교와 과밀학급의 경우 등교수업과 원격수업을 병행해 운영할 수 있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합하는 수업방식인 블렌디드 러닝 등 다양한 수업방식을 학교 상황에 따라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정기고사의 횟수와 시기는 학교 학업성적관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학교장이 결정하며, 대부분의 학교는 6월 중 중간고사를 실시하고 7월 4주에서 8월 4주 사이 기말고사가 실시될 전망이다.

문제는 등교개학 이후의 안전한 학교생활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학교 밖의 코로나 19 감염차단이 중요하다. 울산의 경우 해외발(發) 코로나19 확진자 외에 지역 감염은 두 달 넘게 0명을 기록하고 있지만, 생활 속 거리두기가 느슨해지면서 재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주말부터 울산의 곳곳에서는 코로나19 이전 상황으로 돌아가고 있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태화강 국가정원에는 나들이와 캠핑을 즐기려는 시민들이 쏟아져 나왔다. 더워진 날씨 탓에 마스크를 쓰지 않은 이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고, 수많은 인파로 생활 속 거리두기는 잊혀진 분위기였다. 주차장에는 끊임없이 차가 들어와 주차 자리가 없을 정도였다. 

여기에다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이 풀리면서 소비를 위해 방문한 시민들이 시내 번화가나 식당가 등으로 몰려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좁은 길목에 시민들이 몰리면서 거리두기를 실천하기란 불가능해 보이는 상황이다. 마찬가지로 일반 음식점, 마트 등지에도 방문 손님이 넘쳐나고 있다. 최근 고래바다여행선, 울산대교 전망대 등 각종 관광 콘텐츠들과 시민강좌와 야외체육시설 등도 재개하면서 시민들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모습이다. 문제는 이처럼 방역에 느슨해진 상황에서 등교개학이 이뤄지고 정상활동이 시작된다면 언제든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다. 해외발 확진자는 여전히 계속해서 나오고 있으며, 서울 이태원 클럽발 확진자들도 속출하고 있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물론 울산지역에서는 코로나19 지역감염자가 지난 3월 15일 이후로 발생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해외 발 감염자는 여전히 하루가 멀다 하고 발생하는 상황이다. 지난 21일 확진된 울산 50번 환자는 마닐라에서 입국했으며 18일에는 미국에서 입국한 4명이 한꺼번에 확진판정을 받기도 하는 등, 이달 들어서만 울산지역 확진자가 7명이나 늘어났다. 지난 6일 첫 발생한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바이러스 'n차 전파'는 무려 7차 감염사례까지 이어지며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는 250명을 넘어섰다.

서울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을 일으킨 코로나19가 유럽지역에서 유행한 바이러스 유형인 것으로 분석됐다. 해당 유형은 신천지 중심 집단 감염 바이러스와 다른 유형이다. 이 바이러스가 국내에서 처음 발견되는 바이러스라면 해외 유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현재 진행 중이라 안심할 수 없는 상황임에도 방역이 느슨해지자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생활 속 거리두기 지침을 이행해 전파를 막아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문제는 무엇보다 우리들의 자세에 달려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느슨해지고 있는 우리 방역실태는 어쩌면 이제 코로나19가 완전히 사라진 것처럼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다. 물론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해 억압된 생활을 해 온 탓에 여기에서 벗어나고픈 시민들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코로나19 방역에 이완된 자세를 보일 경우 또다시 코로나19 창궐은 언제든 찾아올 수 있다. 이태원발 코로나 확산이 지역사회로까지 비화되지 않기 위해서는 철저한 대비가 답이다. 이 때문에 방역 당국에서도 시설의 방역이나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모임 인원수 조정 등 기본 수칙을 철저하게 지켜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고3 등교개학에 이어 본격적인 등교개학이 시작되는 오늘부터 코로나19 장기화를 차단하는 중대한 시점이다. 방역 당국과 지자체는 자율적으로 기본수칙을 지키게 하는 유인책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시민들은 스스로 방역 최일선에 있다는 자세로 생활 방역에 보다 철저한 생활화를 지켜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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