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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9일부로 20대 국회는 막을 내린다. 21대 국회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와 관심이 쏟아지는 와중에 본보는 일반인 신분으로 돌아가는 4명의 울산지역 국회의원에 대한 소회를 들어봤다. 지난 16대부터 내리 5선으로 국회부의장을 역임한 미래통합당 정갑윤 의원(중구), 국토부 차관출신인 4선의 무소속 강길부 의원(울주), 내리 3선 울산시장에 3번의 당 사무총장을 역임한 2선의 통합당 박맹우 의원(남구을), 동구청장과 대표적인 노동자국회의원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민중당 김종훈 의원(동구)은 각각 지역발전에 앞장서면서 정치적 애환도 없지 않았다. 다만 박맹우 의원은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서 양해를 구했다.

# 정갑윤의원 = 먼저 울산지역 최다선이자 울산국회의원협의회 회장인 정갑윤 의원은 "그동안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신 울산시민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평생을 다해도 갚지 못할 은혜를 입었다고 생각하며, 차근차근 갚아 나가겠다"고 했다.

-의정 활동 중 가장 보람찼던 성과는
가장 보람된 일은 단연 '태화강 국가정원'이라 하겠다. 1994년에는 도시계획 변경으로 일부 지목이 주거지역으로 바뀌면서 택지개발을 추진하려 했지만 '태화들 한 평 사기 운동'등을 전개하며 시민들과 함께 태화강을 지켜냈다. 2005년 대공원 조성사업을 진행했지만, 보상비 문제로 진척이 없던 상황에서 태화강 일원을 국가하천구역에 편입시키는 발상의 전환으로 국비 727억원을 확보하고, 사업의 물꼬를 트게 했다. 국가정원 지정이 순탄치 않을 때도 산림청 등을 비롯한 유관기관들과 지속적으로 협의해 '태화강 국가정원'을 탄생시켰다

-향후 계획은
당분간은 정갑윤을 만들어주신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는 일에 집중하면서 부의장, 예결위원장을 지내면서 쌓인 저의 경험 등을 바탕으로 정치와 지역발전을 위한 일들을 고민하고 해나갈 생각이다. 대한민국에 조정제도 도입을 위한 일을 하게 될 것이다. 법원에 접수된 소송사건이 매년 700만 건에 이를 만큼 과부하가 걸려있고 그에 따른 국민들의 소송비용 지출도 심각하다. 조정제도 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저의 여의도 국회 여정은 마무리하지만, '마침표가 아닌 쉼표'다. 새로운 여정을 위한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면서 '정치인 정갑윤'은 계속 지역에서 헌신하고 봉사할 것이다.

# 강길부의원 = 울주군 터줏대감으로 16년간 지역발전을 이끌어 온 강길부 의원은 "제 모든 열정을 다 바쳐 그동안 많은 좋은 분들과 함께 일할 수 있어 정말 고맙고 감사했다"며 "정치를 하면서 정말 본의 아니게 주변사람들에게 아픔을 드리기도 했는데, 저로 인해 어려움을 겪은 분이 계시다면 다시 한 번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소회를 밝혔다.

-의정 활동 중 가장 보람찼던 성과는
네 번의 국회의원 활동을 하며 울산과 울주의 발전을 위해 약 10조원의 국비를 확보한 일이다. △UNIST 설립 및 운영 △산재전문 공공병원 설립 △원전해체연구소 추진 등 사업관철 및 예산확보를 한 것이 가장 보람되고 자랑스럽다. 또한, 1997년 울산광역시 승격 이후 가장 큰 지역 현안 3가지인 KTX 울산역 설립, 울산국립대학(UNIST) 설립, 10개 혁신도시 공공기관 유치도 잊을 수 없는 일이다.

-가장 기억에 남은 일화가 있다면
2015년 3월 UNIST의 과학기술원 전환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던 날을 잊을 수 없다. 상임위, 법사위, 본회의를 거치며, 부처는 물론 여야 의원들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고, 결국 법이 통과됐다.

-향후 계획은
국회의원으로 중앙과 지역의 활동이 많다보니 하고 싶어도 시간 내기 어려웠던 것이 책을 읽는 것이었다. 최근 저의 소장 도서 약 3,000권을 울주군 관내 도서관에 기증했으며, 앞으로도 도서관을 자주 찾아 많은 책을 읽고 싶다. 그동안 '향토와 지명' '강길부의 울산 땅이름 이야기' 등 울산, 울주 지명과 관련된 유래나 설화, 이야기를 책으로 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 내용을 바탕으로 울주군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울산과 울주군의 지명과 관련된 특강을 하고 싶다.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코로나19 사태와 미·중무역 갈등, 내수침체 등으로 울산경제가 어렵다. 그동안 울산 발전의 중심축인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 산업은 중앙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혜택을 받았고, 항만 등 개발 잠재력이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최근에 와서 왜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다 함께 성찰해야 한다. 천만 명이 살고 있는 서울 면적보다 1.7배 큰 울산이 향후 10년 후 인구 100만 명이 붕괴된다는 전망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현실에 대한 냉철한 평가가 바탕이 돼야 미래에 대한 전망도 세울 수 있다. 대한민국에서 울산사람만큼 개방적이고 진취적인 곳은 없을 것이다. 그 장점을 잘 살려 희망을 가지고 다 함께 어려움을 이겨내자.

# 김종훈의원 = 민중당 대표로서, 4년간 지역의 노동현장을 누빈 김종훈 의원은 "동구에서 시의원, 구청장, 국회의원까지 해 왔다. 주민들이 키워주고 노동자들께서 밀어주신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의정 활동 중 가장 보람찼던 성과는
우리 동구의 새로운 산업 활로를 연 것이 성과라고 생각한다. 20대 국회 의정활동의 최우선은 조선산업을 살리고, 기술고도화와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자율운항선박실증센터와 VR/AR센터 등이 들어섰거나 확정됐고, 제가 구청장 시절부터 봐왔던 미포산단에도 많은 기업들이 입주를 희망하고 있다

-가장 기억에 남은 일화가 있다면
무엇보다 노동자들이 대량 해고 되고 지역에서 자영업 하시는 분들이 어려움을 겪을 때 가장 아팠다. 국회의원이 되고 얼마 안 돼서 한밤중에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는데, 흑흑 울먹이며 '김 의원 내일부터 회사 나오지 말라고 합니다' 하셨던 노동자 분도 계셨다. 직후에 서울 숙소를 정리하고 동구와 국회를 출퇴근하며 국무총리, 장차관, 실무자들까지 안 만난 사람이 없다.

-향후 계획은
석패했지만, 총선 득표율이 33.88%였던 만큼 김종훈과 진보정치에게 보내주신 노동자, 주민들의 지지를 잊지 않고 초심으로 돌아가려고 한다. 지역 주민들과 노동자 분들을 찾아뵙고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낮은 자세로 경청하겠다. 6월 정도가 되면 당 차원에서도 제게 어떤 역할이 주어질지 정리가 될 것 같다. 진보정치가 더욱 성숙될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보태 가겠다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계속되는 코로나 정국으로 민생이 많이 어려워졌다. 하지만 우리 시민들의 저력으로 극복할 것이라고 본다. 어떤 고난과 역경에도 희망을 저버리지 않고 더 낮은 곳에서 정진 하겠다. 늘 고맙다.
서울=조원호 기자 gemofday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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