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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가 전국 지자체 중 최초로 육아휴직을 사용한 공무원에게 근무성적평정을 우대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직장 만들기' 시책의 일환인데, 울산시의 이 같은 선도적 움직임이 지역 내 일반 직장인으로까지 확산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울산시는 육아휴직 공무원에게 근무성적평정 '우'(상위 60% 이내) 이상을 부여하는 평정제도를 전국 최초로 시행한다고 31일 밝혔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근무성적평정에서 육아휴직 평정 대상이 되는 공무원은 총 10명인데, 이들 모두에게 '우' 이상 등급이 부여됐다. 그동안 근무성적평정에서 근무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육아휴직에 들어간 직원은 최하위 순위에 평정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울산시는 그러한 관행을 깨는 평정제도를 통해 육아를 병행하는 직원이 인사상 불이익을 당하는 문제를 깔끔하게 해소했다.

이와 함께 평정 대상기간 중 자녀를 출산한 공무원 7명에게는 최대 1.0점의 실적가산점을 부여했다. 자녀출산(입양) 실적가산점 부여 기준은 첫째 자녀 0.5점, 둘째 자녀 1.0점, 셋째 자녀 1.5점, 넷째 자녀 2.0점이다. 이번 근무성적평정에서 신설된 출산가점은 '올해의 공무원상' 수상자에게 0.3점의 실적가산점을 부여하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또 다자녀 출산 공무원에게 실적가산점을 부여하는 일부 다른 시·도와 달리 울산시는 첫째 자녀부터 실적가산점을 부여함으로써 저출산 시대에 파격적인 인사 우대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셈이다. 

앞서 울산시는 지난해 연말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직장 만들기 추진계획'을 수립한데 이어 △인사 우대 정책 △근로시간 축소와 휴가 확대 △보육 인프라의 확충 및 개선 등 3개 부문 16개 중점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주요 내용으로 인사상 우대정책 외에 보육휴가 신설, 임신검진휴가 시행, 연가 저축제 도입, 자녀돌봄 휴가 확대 등 출산과 육아,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출산과 육아제도를 보완·확대했다. 특히, 육아휴직이 불가능한 초등 3~6학년 자녀를 둔 직원들의 육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주30~35시간 근무가 가능하도록 '자녀돌봄 시간선택제 전환공무원 업무처리 지침'도 마련했다. 울산시는 시간선택제 전환을 희망하는 직원들의 신청을 받아 올해 하반기 정기인사에 반영할 예정이다.

아울러 울산시는 지난 1월 30일 시와 구군, 산하 공공기관 등 총 15개 기관이 참여해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직장 만들기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 기업체까지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출산율이 1명 이하로 떨어진 저출산 시대에 출산·육아 직원에 대한 인사 및 승진에 대한 불이익을 해소하고, 공직사회가 양성평등과 출산율 제고를 위해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성환기자 csh9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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