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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과 한화큐셀은 지난달 29일 한화그룹 본사 사옥(서울시 중구 소재)에서 현대차그룹 지영조 사장, 한화큐셀 김희철 사장 등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태양광 연계 ESS 공동 개발 및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사진 왼쪽부터 현대차그룹 오재혁 상무, 한화큐셀 김희철 사장, 현대차그룹 지영조 사장, 한화큐셀 홍정권 상무. 현대차제공.
현대차그룹과 한화큐셀은 지난달 29일 한화그룹 본사 사옥(서울시 중구 소재)에서 현대차그룹 지영조 사장, 한화큐셀 김희철 사장 등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태양광 연계 ESS 공동 개발 및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사진 왼쪽부터 현대차그룹 오재혁 상무, 한화큐셀 김희철 사장, 현대차그룹 지영조 사장, 한화큐셀 홍정권 상무. 현대차제공.

내년부터 전기차 사업을 본격화 하기로 한 현대자동차가 이번에는 한화그룹과 손을 잡았다. 수명이 다 된 전기차 배터리를 재사용한 태양광 연계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공동 개발하기 위해서인데, 자동차의 배터리를 가정용 ESS로 활용해 전력을 재판매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현대차그룹과 한화큐셀은 지난 29일 서울 장교동 한화큐셀 사옥에서 지영조 현대차그룹 사장과 김희철 한화큐셀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태양광 연계 ESS 공동 개발 및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 협약(MOU)을 맺었다.

이번 협약은 전기차에서 회수한 배터리와 태양광 시스템을 연계한 신사업 협력이 핵심이다. 현대차그룹과 한화큐셀이 공동으로 개발하는 ESS는 전기차 배터리를 재사용해 시스템 구축 비용을 대폭 낮출 수 있다. 리튬이온배터리를 활용해 가격이 높았던 기존 ESS의 단점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두 회사는 MOU와 동시에 공동개발협약(JDA)을 체결해 유럽, 북미 지역을 대상으로 한 태양광 연계 가정용·전력용 ESS에 대한 공동 개발에 착수한다. 두 회사는 전기차 재사용 배터리 기반 ESS 제품을 개발하고 한화큐셀 독일 연구소 내 태양광 발전소를 활용해 실증 사업도 펼친다. 또한 양사의 고객·인프라를 활용한 시범 판매, 태양광과 연계한 대규모 ESS 프로젝트 공동 발굴 등을 추진하게 된다.

이번 협력관계 구축은 내년부터 전기차 사업을 본격화하는 현대차와 전기차를 활용한 에너지 솔루션 사업을 펼치는 데 자동차 회사와 협력관계가 필요한 한화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전기차는 대규모 배터리를 탑재하기 때문에, 노후 배터리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가 과제가 된다. 현대차는 이에 다 쓴 배터리를 가정에서 ESS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한화의 손을 빌리게 된 것이다.  이를 통해 낮에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된 전기를 자동차 배터리에 저장했다가, 이를 전력 수요가 많은 밤에 자체적으로 사용하거나 전력회사에 판매하도록 하겠다는 것이 복안이다. 

전기차가 늘어나면 전기차용 전력 수요도 급증하게 되는 데, 단독 주택의 경우 태양광 발전기 등을 설치해 전기차용 전기를 충당하려는 수요도 덩달아 늘어나게 된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에 전동화차량(전기차와 수소차를 포괄하는 개념) 전용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전기차 4~5종을 내놓을 계획이다. 전기차를 폐차할 때 나오는 노후 배터리 재활용도 유망한 사업 분야다. 

현대차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는 수명이 10년 이상 길기 때문에, 전기차에서 회수하는 배터리를 ESS 등에 재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기차 배터리를 재활용할 경우 ESS 제작 비용도 하락한다. 신재생에너지 발전 시스템 구축 비용을 낮출 수 있는 셈이다.

지영조 사장은 "이번 협력으로 재생에너지의 대규모 보급을 활성화하고, 전기차 배터리 재사용을 최대화해 전기차의 친환경 가치 사슬을 완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철 사장은 "양사 간 우수 연구개발(R&D) 역량을 공유하고, 경쟁력 있는 제품을 개발해 태양광 모듈부터 ESS까지 제공하는 토털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세계 에너지 시장에서 입지를 공고히 다질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가 2017년 3GWh 수준이었던 세계 ESS 시장이 2040년 379GWh 수준으로 약 128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의 효율적 사용을 돕는 ESS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기존 리튬이온배터리를 활용한 ESS의 높은 가격은 초기 시스템 도입에 걸림돌로 작용해왔다.

한편, 현대차는 앞서 지난 13일 삼성 측과 회동을 갖고 차세대 전기차용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공동 협력하기로 한 바 있다.  하주화기자 jhh0406@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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