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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미래를 이야기 할 때 유라시아 철도연결을 통한 대륙진출, 북극항로 및 북방물류거점, 북방 크루즈관광항만, 북극해 거버넌스 중심지 등이 자주 거론된다. 이는 울산이 북방경제의 선도적 역할을 할 중요한 지점에 있다는 점에 기반을 둔 이야기다. 

문제는 울산이 북방교역의 여러 가지 조건을 갖춘 도시라 해도 정부 정책 기조와 함께 할 때 시너지 효과가 있다는 점이다. 부산과 경상북도 등을 거점으로 한 북방교역에 울산이 함께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최근 중요한 협약이 있었다. 부산을 출발해 울산, 경북, 강원도로 이어지는 동해선을 유라시아 철도의 핵심 네트워크 교통망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협약이다. 이를 위해 동해선을 공유하는 울산광역시와 부산광역시, 강원도, 경상북도 4개 시·도가 손을 잡았다. 이들 4개 시도는 동해선 상생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철도 인프라 확대를 위한 투자 촉진과 경제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4개 시·도는 동해선을 중심으로 인프라 투자와 경제협력 사업을 이행하는 정부의 동아시아 철도공동체 구상 실현에 적극 협력하고, 동해선 철도 인프라 확충에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손을 맞잡은 것이다. 이번 협약은 정부의 한반도 신경제구상 '환동해 경제벨트'와 동아시아 철도공동체의 골격이 되는 핵심 교통망인 동해선을 중심으로 환동해 경제권 광역지자체가 지역을 넘어 남과 북을 연결하고 나아가 유라시아 경제권을 잇는 물류·관광의 중심지로 도약하기 위해 마련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8월 광복절 경축사에서 "부산에서 시작해 울산과 포항, 동해와 강릉, 속초, 원산과 나진, 선봉으로 이어지는 환동해 경제는 블라디보스톡을 통한 대륙경제로 뻗어 나갈 것"이라고 북방경제에 대한 기대의 발전 의지를 밝혔다.

동해선이 한반도 종단철도(TKR)를 통해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연결되면, 환동해 권역이 신북방경제 협력시대에 유라시아 대륙의 관광·물류의 중심지로 거듭남으로써 국가 경쟁력을 끌어 올리는 결정적이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업무 협약서도 이같은 비전이 담겼다. 4개 시·도는 협약을 통해 △철도를 중심으로 인프라 투자 및 경제협력 사업을 이행하는 정부의 동아시아철도공동체 구상 실현에 적극 협력하고 △동해선을 유라시아 철도 네트워크의 핵심 교통망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인프라 확충에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약속했다.

아울러 △지역 간 상호 교류를 활성화하고, 동해선을 북방 물류·관광 거점으로 활용하기 위해 공동투자 및 협력 강화와 △동해선 발전을 통해 국가 발전을 견인할 수 있도록 공동 과제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관련 사업을 국가계획에 반영하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무엇보다 4개 시도는 안정적인 협력 창구 구축을 위해 '동해선 철도 상생발전 협의회'를 구성·운영하겠다는 구체적인 의지도 피력했다. 또 동해선 철도 인프라 확충사업을 국가 사업화해 조기에 확충해 줄 것을 중앙부처 및 국회 등을 상대로 건의하기로 했다. 특히 건의문에는 울산 북구 송정역(가칭) 광역전철 연장 운행과 관련해 '동해선 광역전철화 사업의 연장 추진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4개 시·도는 끊어진 동해선 철도가 연결되고, 단선인 철도가 복선으로 확장돼 물류 대동맥이 완성된다면 아시아 태평양지역의 광대한 물류를 유라시아 대륙으로 흘려보내는 역할을 동해선이 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재 공사가 한창인 동해선은 부산∼울산, 동해∼강릉 등 일부 구간만 전철 운행이 가능하다. 사업이 완료되면 동해선 부산을 출발해 울산을 거쳐 강릉으로 이어지는 전 구간에 전기철도 고속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국토부는 오는 2022년 포항∼동해 구간 개통 이후 EMU(고속열차)가 부산∼강릉 6회, 동대구∼강릉 5회 운행할 예정이며 앞으로 남북철도 및 대륙철도 연계 기능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철도망이 이처럼 갖춰지면 울산의 북방교역 환경은 완전히 달라진다. 울산에는 북한과의 경제교류 및 협력을 위한 물류 인프라인 육로, 해로, 철로가 구축돼 있다. 향후 북방시대의 거점이자 환동해권의 교통요충지로 잠재력이 크다. 이제 울산이 북방 경제와 관광에 있어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울산은 북한, 중국, 러시아, 일본의 주요 항구와 교류가 가능한 항만이 있고, 울산~포항 고속도로 개통으로 울산-경주-포항, 나아가 강원도 속초, 북한 나진, 더 나아가 동시베리아와 북극해까지 경제 권역을 확대하는 환동해안시대를 향한 여건이 마련돼 있다. 동해안을 통한 한반도종단철도·시베리아횡단철도와 연결사업에서도 울산은 환동해안 거점이 되기에 충분하다. 이를 토대로 울산의 미래를 북방에 두고 이를 선점할 작업에 팔을 걷어야 할 시점이다. 먼저 준비하고 선점해 나가는 쪽에 우선권이 있다. 지금부터 당장 서둘러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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