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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날씨가 더워지며 장마철이 다가오자 울산 중구 다운동과 울주군 범서읍 일대 주민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다운2 공공주택지구 조성공사가 본격 추진되며 대규모 벌목작업이 이뤄지면서 척과천 인근 산림이 '민둥산'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지난 2018년 12월 다운2지구 착공계를 내고 문화재 조사를 진행 중이다. 1년 넘게 문화재 조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현장 곳곳이 굴삭기로 파헤쳐지면서 과수원 등이 있던 임야의 모습은 사라지고 흙바닥의 나대지로 변해 있는 상태다. 다운2지구 사업에서 벌목을 해도 되는 '산지개발 허가'가 난 면적만 48㏊에 이르러, 앞으로 더 많은 나무가 베여져 나갈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벌목된 나무들이 그동안 큰 비가 오더라도 빗물을 흡수해 하천이 범람하지 않게 하는 역할을 해왔다는 것이다. 이에 임야가 대거 사라지자 빗물 뿐 아니라 공사현장의 토사가 하천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하천 범람 등 수해 우려가 일고 있다.

다운2지구 조성에 따른 수해 발생 우려는 지난해부터 계속 제기돼 온 문제다. 다운2지구 일대가 시멘트와 아스팔트로 포장되면 인근 척과천이 범람했을 때, 땅이 빗물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게 돼 저지대인 다운동과 태화동 일대가 침수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LH는 지난 2016년 10월 태풍 차바 당시 태화·우정시장 일대 수해 때 울산혁신도시와 관련해 비슷한 논란을 이미 겪은 바 있다. 현재 LH 측이 다운2지구 공사현장에 임시 침사지를 설치하는 등 집중호우 대비에 나서고 있지만, 척과천 인근에 생활권을 두고 있는 주민들의 걱정이 커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주민들의 안전을 지키는 것은 행정의 역할이다. 울산시가 올 여름 척과천 인근지역 수해 대비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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