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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 권 울산북구청장
이 동 권 울산북구청장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n차 감염이 한동안 이어졌다. 클럽 방문자에서 시작된 감염이 노래방, 학원, 돌잔치 등을 고리로 연쇄적으로 발생하며 불안감을 높였다.


울산시는 지난 5월 11일 행정명령 제7호로 관내 클럽 형태의 유흥시설 20여 곳에 대해 집합금지를 명령했다. 해당 행정명령은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른 영업장 준수사항을 이행해야 함을 명시하고 있다. 또 이를 위반해 감염자가 발생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사회적 비용 발생에 따른 구상금 청구 대상이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태원 클럽발 감염이 이어지며 각 구·군 점검반은 유흥시설 등 감염위험 업소에 대한 일제점검을 펼치고, 노래연습장과 PC방 등 다중이용시설에 대해 생활 속 거리두기 이행여부를 지속적으로 점검했다. 마스크 미착용, 이용자 간 간격 미유지, 이용자 안내문 미게시 등이 적발돼 현장에서 시정조치했다.

우리 구 점검반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작된 이후로 관내 PC방 57곳, 노래연습장 113곳, 유흥주점 등 유흥시설 74곳에 대한 점검을 이어가고 있다.

대부분 업소에서는 감염 예방 수칙을 잘 지키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점검에 대한 볼멘소리도 나오는 것 같았다. 업주들에게는 생계가 달린 문제니 점검 자체가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점검반이 업주들에게 권고를 하는 것은 그나마 부담이 덜한데 업소를 이용하는 손님들에게 직접 방역 수칙을 지키라고 요청하는 게 더 난감하다고 한다. 게다가 유흥시설은 상당 수의 손님이 술을 마시고 찾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점검에 어려움을 말하는 직원들도 있었다.

집합금지를 명령하고, 일제점검이 이뤄지고 있지만 시설을 이용하는 시민 협조가 없다면 이 같은 조치도 모두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다행히 울산에서는 이태원 클럽발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지만 타 시도에서 음식점이나 동전노래방 등을 이용한 확진자 사례가 계속 나오면서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많은 사람들이 감염 차단에 노력하고 있지만 일부 느슨해진 시민의식이 그 노력에 찬물을 붓고 있는 듯 해 아쉬운 점이 많다.

집합금지를 명령한 유흥시설 20여 곳을 제외하고 일반음식점으로 분류된 술집 등에서 유흥을 즐기는 시민들의 모습이 곳곳에서 포착되면서 코로나19 감염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부터 생활 속 거리두기까지 그간 미뤄왔던 각종 모임을 재개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나선다는 움직임은 이해하면서도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는 모습에는 우려를 표시하는 것이다. 

가족과 직장 동료 등이 나 하나 때문에 감염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생각에 생활 속 거리두기를 철저히 지키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 모습에 화가 날 법도 하다. '나만 힘들게 방역 수칙을 지키고 있는 건가' 의구심이 들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지금 나 하나만을 위해 방역 수칙을 정해 지키고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 아이들 모두가 학교의 품으로 돌아가기 위해, 또 직장을 잃은 사람들에게 다시 안정된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요양병원에 계신 노부모를 마음 놓고 만나기 위해, 그리고 답답한 마스크를 벗기 위해 모두가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금 새겨봤으면 한다.

긴급재난지원금이 풀리면서 지역 음식점이 조금씩 활력을 찾고 있는 이 때 또 다시 감염이 확산된다면 지금까지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고 만다. 

연쇄감염 차단은 국민의 몫이다. 철저한 생활 속 방역만이 n차 감염을 막을 수 있다. 음식점 등 실내시설에서의 감염 확산에 대응하는 시민의식이 절실하다.

음식점을 이용하되 손소독 철저, 입장시 마스크 착용, 불필요한 접촉 피하기 등을 준수하고, 유흥시설을 이용할 때는 방문자 명부 작성, 이용자 거리 두기 등을 잘 지켜 연쇄감염을 차단해야 할 것이다.

코로나19 이전 사회로 완벽하게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할 지도 모른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 하는 것, 그것이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하는 최고의 자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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