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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공설화장장 부지가 관리되지 않은 채 장기간 방치되고 있다. 2일 방문한 울산 동구 화정동 산 160-4 일대에는 관광버스 등이 주차돼 있다.
옛 공설화장장 부지가 관리되지 않은 채 장기간 방치되고 있다. 2일 방문한 울산 동구 화정동 산 160-4 일대에는 관광버스 등이 주차돼 있다.

옛 공설화장장 부지가 관리되지 않은 채 장기간 방치되고 있다.


 2일 찾은 울산 동구 화정동 산 160-4 일대에는 관광버스 등이 주차돼 있다. 바닥에 그어진 주차선은 오래됐는지 색이 바래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희미했다. 주변은 전혀 관리되지 않은 모습이다. 아스팔트 바닥은 파여 돌 조각이 나뒹굴고 있었으며, 인근 보도에는 잡초가 무성했다. 목재 등 폐자재를 비롯한 쓰레기도 곳곳에 널브러져 있다.


 주민 이모(55) 씨는 "화장장이 있을 때는 소각 시 나는 냄새가 바람을 타고 번져 주민들이 민원을 많이 넣었다. 이후 화장장이 옮겨가면서 그 자리에 문화시설이 생긴다고 들었다. 문화센터나 체육시설 등이 생기면 좋지만, 이전에 이곳에서 시신을 태웠다는 걸 다들 알고 있으니 영 찝찝한 것도 사실이다"고 말했다.


 동구에 따르면 옛 공설화장장 부지였던 이곳은 지난 2017년 80여억원을 투입해 면적 4,080㎡, 지상 3층 규모의 복합문화시설을 조성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교육연수원 이전 문제와 부지매입 문제 등으로 사업은 지금까지 제자리걸음이다.
 당초 동구는 2017년 내로 부지매입을 마친 뒤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었으나 울산시교육청이 해당 사업부지에 교육연수원과 복합문화관 동시 건립을 제안하면서 무기한 연기됐다.


 이후 시교육청이 9월 교육연수원을 북구 구 강동중학교로 이전을 결정하면서 사업을 재추진할 수 있게 됐지만 부지매입 문제가 남아있었다.


 해당 부지는 소유주가 울산시와 월봉사 등으로 뒤엉킨 상태다. 그로 인해 사업 추진을 하던 당시 동구가 울산시에 2~3차례 무산양도를 요청했지만, 시가 난색을 표하면서 부지 양도는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교육연수원 이전 불발 이후로 부지매입 등에 투입되는 예산규모가 너무 커 동구의 재정에 부담이 된다는 이유로 이 사업은 집행 순위에서 밀려났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해당 부지가 장기간 방치되면서 인근 주민들이 이곳을 임시 주차장으로 활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동구 관계자는 "해당 부지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이 좋지 않고 예산 문제도 크다. 사업 계획은 있지만 거의 중단된 상태나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부정적 인식과 예산 문제로 인해 동구는 화장장터의 활용 방안을 두고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한편, 복합문화시설 건립 사업은 옛 화장장터 부지에 1층 문화갤러리와 숲쉼터카페, 안내데스크, 사무실, 2층은 봉수대 테마전시관, 체험시설, 향토사 전시관, 3층에는 강당과 도서열람실 등을 갖춘 건물을 조성하는 작업이다. 2019년 건립이 목표였다.


 동구는 지난 2018년 1차 추경예산에 이 사업의 부지매입비 7억원을 편성하고, 행정안전부의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와 중기지방재정계획, 공유재산심의 등 사업 추진을 위한 행정절차를 세웠지만 실제로 예산편성이 이뤄지지는 않았다.
 김가람기자 kanye218@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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