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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양대 사업장 노조가 올해 임금단체협상 준비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라는 유례없는 악재가 노사협상 과정에 최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2일 현대중공업 노조는 2020년 임금 및 단체교섭 요구안을 사측에 발송했다고 밝혔다.
요구안에는 기본급 12만304원 인상, 성과급 250% 이상 보장 등 내용이 담겼다.
특히 그 중에서도 별도 요구안에 담긴 '그룹사 공동교섭 보장'이 앞으로 노사협상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룹사 공동교섭 보장은 현대중공업 노조, 현대미포조선 노조, 현대삼호중공업 노조가 함께 모회사인 현대중공업지주사를 상대로 교섭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공동교섭단이 꾸려지면, 각 노조가 3사 공동 안건을 만들고 사측과 잠정합의안을 도출한 후 3개 노조 전체 조합원이 참여하는 찬반 투표를 벌이는 식으로 교섭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공동교섭안에선 회사 실적에 따라 차이가 나는 임금 인상 규모를 다루기보다는, 근로조건이나 고용안정 등과 관련된 안건을 다룰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회사는 이 공동교섭 요구안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각 회사마다 노사관계, 교섭 분위기 등 상황이 다른 것을 둘째 치고, 공동교섭으로 노조 세력이 불어날 경우 회사 입장에선 큰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 노조 조합원은 1만여명,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 노조 조합원은 각 2,000여명이다.
여기에 아직 마무리되지 못한 2019년 임단협도 올해 임단협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지난해와 올해 임단협을 분리해서 다룬다는 계획이지만, 지난해 협상내용도 전혀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사측이 올해 노조 요구안을 수용할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세계 조선 경기가 침체하고 회사 내부적으로도 비상경영을 선포한 상태여서 더욱 험로가 예상된다.

코로나19로 올해 임단협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것은 현대자동차도 마찬가지다. 벌써 시작했어야 할 임단협이 코로나19 사태로 2~3개월 늦어진 상태다.
최근 들어 노조는 사측과의 협상 돌입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노조는 오는 7월 초 중으로 임단협 요구안 원안을 확정한 후 상견례를 하는 방안을 사측에 요청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노조는 오는 4~5일 집행부 회의를 시작으로 한 달여간 임단협 요구안 초안을 만드는 작업을 진행하는 등 준비에 나선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회사가 최악의 위기를 겪으면서 임금 인상을 요구할 명분이 없어진 탓에 요구안 마련에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이에 노조는 올해 임금 인상보다는 공장 일감 확보나 정년퇴직 문제와 관련된 사항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조합원들의 최대 관심사인 임금 인상 부분도 소홀히 할 수 없기에 노조 내부적으로는 호실적을 낸 지난해를 기준으로 임금 인상 요구안을 마련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사측은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는 올해 실적을 기준으로 협상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올해 현대차 노사 임단협 과정이 그리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홍래기자 starwars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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