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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남부선 복선구간에 대한 개통이 다가오면서 (가칭)송정역 광역전철 연장 확정이 답보 상태에 빠지자 북구 주민들이 집단행동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역민들은 총선 이후 확답을 주기로 한 울산시가 회피와 묵묵부답으로 일삼고 있다며 이를 겨냥한 분노를 곳곳에서 표출하고 있다. 실제로 북구 송정지구 일대에는 광역전철 연장 염원과 시를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현수막이 군데군데 걸려 있다. 

현수막에는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 이제 분통터져 못 살겠다. 광역전철 연장운행 예산을 집행하라', '중·동·북구 주민들에게 하나뿐인 역이다. 시민들의 교통 편의성을 위해 광역전철을 연장 시켜라!', '울산의 마지막 종착역은 송정역이다' 등의 내용을 담겨져 있다. 이 현수막은 지역민들을 대표하는 50여 명의 구성원인 '송정역 광역전철 연장운행 추진위원회'가 주체가 돼 추진위 사비로 제작됐다. 추진위는 염포동~농소권역 등 북구 전 지역을 대상으로 현수막 40여 개를 부착하며, 울산시의 안일한 행정에 강경대응하겠다고 선포했다. 

이들은 울산시가 광역전철 연장과 관련해 고상홈 설치 비용 108억원, 기차 2대 편승에 104억 원, 운영비 17억5,000만원 등 예산을 투입하는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결국 내년 하반기 개통 시기를 앞두고도 이렇다 할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송정역 광역전철 연장운행 추진위 측은 "총선 기간, 송정역 광역전철 연장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면 선심성이라고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에 선거 후에 발표하기로 약속했다. 지역민들은 울산시를 믿고 기다렸지만 시는 아무런 답변이 없다"면서 "북구뿐 아니라 울산 전 지역을 대상으로 시민들의 동참을 이끌어내 집단 시위도 강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주민들의 반발에 울산시는 답답한 입장을 토로하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주민들의 답답한 마음에 공감은 한다. 그러나 시가 아무것도 안하고 손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중앙부처와 정치권 관계자들과 협의하는 등 방안을 모색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울산시는 기관사 인건비, 차량 유지비, 레일 보수 등 연간 운영비 17억 5,000만원이 드는 비용을 부담할 의지도 있다"고 말했다. 또 "광역전철 연장 확정은 국토부 관할이기 때문에 시가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국토부에서 확답을 해줘야 하는 부분"이라고 한계를 분명히 했다. 

문제는 주민들의 반발과 울산시의 업무한계가 아니라 울산의 미래를 위해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바람직한가에 있다. 지난주 부산을 출발해 울산과 강를을 거쳐 북방으로 통하는 동해선을 유라시아 철도와 연계해 발전시키기 위한 4개 시도간 협약도 있었다. 4개 시·도는 동해선을 중심으로 인프라 투자와 경제협력 사업을 이행하는 정부의 동아시아 철도공동체 구상 실현에 적극 협력하고, 동해선 철도 인프라 확충에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손을 맞잡았다. 4개 시·도는 동해선 철도 인프라 확충사업을 국가 사업화해 조기에 확충해 줄 것을 중앙부처 및 국회 등을 상대로 건의하기로 했다. 특히 건의문에는 울산 북구 송정역(가칭) 광역전철 연장 운행과 관련해 '동해선 광역전철화 사업의 연장을 추진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바로 이지점에 울산의 미래가 달려 있다. 울산을 비롯한 4개 시·도는 끊어진 동해선 철도가 연결되고, 단선인 철도가 복선으로 확장돼 물류 대동맥이 완성된다면 아시아 태평양지역 광대한 물류를 유라시아 대륙으로 흘려보내는 역할을 동해선이 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철도문제는 울산의 미래를 위한 중요한 기반시설이다. 특히 동해선 송정역 노선연장은 단순한 철도 노선 연장을 넘어 앞으로 전개될 울산과 부산 경주를 잇는 동해남부권의 교통지도를 흔드는 시발점이 된다. 부산 부전역에서 울산 태화강역까지 이어지는 동해남부선 복선전철화 사업은 총 65.7㎞ 구간으로, 오는 2021년 3월 개통 예정이다. 동해남부선 복선전철 개통이 가시화되면서 지금까지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던 동해남부권 개발의 청사진이 하나씩 벗겨지는 중이다. 동해선이 완성되면 울산과 부산은 물론 경주와 포항까지 철도가 연결돼 동해남부권의 생활기반을 완전히 바꾸게 된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송정역을 기점으로 신경주와 연결망이 뚫리는 시점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신경주는 이제 교통의 요충지가 됐다. KTX를 울산역과 부산으로 보내는 동시에 새로운 고속철도를 송정과 포항, 해운대로 보내는 교차점이 되는 셈이다. 철도공단이 1조4,000억원을 투입해 건설 중인 부산 일광역~울산 태화강역 동해남부선 복선전철이 송정으로 이어지면 울산과 부산, 울산과 포항은 모두 30분대로 연결된다. 여기에 부가해 정부에 건의한 동남권 광역철도는 부산과 울산의 생활권을 하나로 묶는 중요한 교통인프라다. 이를 위한 사업에 갈등은 안될 일이다. 울산의 미래를 위해 민관이 하나가 돼 정부에 울산을 위한 미래 투자를 주장하는 일이 우선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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