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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기준금리 '0.5%' 시대가 열리면서 실적 타격이 불가피해진 지역금융권의 수익성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인한 건전성 부담이 가중된 상황에서 이자이익 감소도 불가피해진 탓이다. 

11일 울산지역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연 0.5%로 내리면서 시중은행과 지방은행도 예금과 적금 금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 예금이자 등 내줘야할 돈 아껴 이익감소폭 축소 계획
NH농협은행은 다음 달 1일부터 NH희망채움통장의 신규 가입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 통장은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장애인, 다문화가정, 북한이탈주민(새터민), 만 65세 이상 저소득 노인, 소년소녀가장, 근로장려금수급자, 한부모가족 지원보호 대상자, 노숙인 등이 1인 1계좌만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이다. 

적립식 상품의 경우 3년 이상 가입하면 금리가 4.45%에 달해 인기였지만, 이같은 고금리 상품 더이상 유지하기가 어려워졌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금리를 일부 조정해 같은 상품(NH희망채움통장2)을 재출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사정은 다른 시중은행도 마찬가지다. KB국민은행은 이날부터 주력 예금상품인 '국민수퍼정기예금'의 기본금리를 연 0.6%로 0.3%포인트 인하했다. 이에 따라 가입 기간별로 연 0.6~1.05%였던 이 상품의 기본금리는 0.3~0.75%로 조정됐다. 여기다 오는 5일부턴 일반 정기예금상품 금리를 0.80%에서 0.55%로 0.25%포인트 내리기로 했다. 신한·하나·우리은행도 각각 수신 금리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예·적금 상품들의 금리 인하폭은 0.2~0.3%포인트 안팎 수준의 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 저금리에 실망한 고객 자금이탈 가속화 우려도 
시중은행들이 전방위 예금금리 인하에 나서고 있는 것은 지금으로선 기준금리 하락에 따라 예금 이자를 낮춰서 내줘야 할 돈을 줄이는 것이 최선이어서다.  다만 이 경우 금리에 실망한 자금이탈이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남게된다. 

실제 농협을 포함한 5대 시중은행에서 지난달 말 기준으로 한 예ㆍ적금 잔액은 682조2,184억원으로 지난 4월 말 687조6,567억원 대비 5조4,383억원(0.8%)이나 줄었다. 지난 3월 말과 비교하면 8조2,002억원이나 빠져나갔다. 

지역 금융권 관계자는 "젊은층은 은행에서 돈을 빼 부동산과 주식 투자에 나서고 은행 이자로 생활비를 충당하던 노인층은 저축은행으로 돈을 옮기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돌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방은행의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전체 대출 중 상당수가 기반지역 기업에 쏠려있다 보니 금리인하에 따른 '예대 마진(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 간 차이)' 의 급격한 축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실제 초저금리가 본격화된 1분기 당시에도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은 서로 상반된 행보를 보였다. 당시 시중은행의 당기순이익(2조3,000억원)은 전년 대비 3.8% 증가한 반면, 지방은행(3,000억원)은 13.4% 감소한 바 있다. 

코로나19로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의 연체율 관리까지 대응해야하는 상황이다보니 감당해야할 리스크가 어느때 보다 크다. 이에 각 지방은행들은 비상 경영체제에 돌입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경남은행은 '인공지능 OCR(광학문자인식) 기반 신용평가 통합관리체계'를 구축하며 연 30억원 규모의 비용절감에 나섰다. BNK 관계자는 "지방은행의 경우 시중은행보다 다양한 기초체력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상황은 더욱 어려워진다"라며 "현재 저금리와 코로나19 영향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관련 검토 작업에 착수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하주화기자 jhh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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