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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가장 역동적인 도시였던 울산이 인구유출과 고령화 등으로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울산은 현재 추세대로라면 머지않아 고령인구비중이 전체 인구의 20%가 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전망이다.

특히 2040년이 도래할 경우 울산지역 고령인구비중이 32.6%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서울(32.4%) 등 여타 대도시에 비해 그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다 탈울산 추세는 52개월째 이어지는 고민거리다.
얼마전 울산시의회에서 울산 인구 유출을 막으려면 부산 인접 지역에 거점 소도시를 조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 일이 있다.

서휘웅 울산시의원은 지난달 울산시에 대한 서면 질문에서 "울산 온산 국가산업단지 등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일터만 울산에 유지한 채 주거·생활·소비는 인근 부산과 양산에서 하는 현실"이라며 "부산과 인접한 울산에 거점 소도시를 조성해 인구 유출을 막을 계획을 수립 해 달라"고 촉구했다. 서 의원은 "앞으로 지방 정부의 힘은 인구에서 나온다"면서 "양산시만 하더라도 울산과 부산 인구를 흡수하기 위해 행정구역 외곽에 1만 명 소도시 육성 계획을 발표하며 도시개발 사업 행정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울산과 인접한 부산 기장군 또한 관광특구와 장안산업단지, 그리고 일광과 좌천 등에 신도시를 건설하며 울산 일자리와 인구를 흡수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인근 지역에서 이렇게 울산시를 에워싸고 공격적인 인구 유입 정책을 펼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울산시는 지난 10년간 아무런 대비책도 없이 인구 유출만 걱정하고 있다"며 "주거지가 모자라 울산을 떠날 수밖에 없는 노동자와 지역민을 다시 울산으로 유입시킬 정책을 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의원은 "미국의 과거 영광의 도시 '디트로이트'처럼 사라져가는 도시로 갈 것인지 아니면 부활하는 도시가 될 것인지 이제라도 울산시는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현황에 따르면 울산 인구는 2020년 4월 현재 114만4,098명이다. 울산 인구는 2010년 112만6,000명, 2011년 113만5,000명, 2012년 114만7,000명, 2013년 115만6,000명, 2014년 116만6,000명, 2017년 117만4,000명으로 5년째 오름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후 2016년 117만2,000명, 2017년 116만5,000명, 2018년 115만6,000명, 2019년 114만8,000명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주력산업 침체까지 가속화되면서 울산의 인구 유출 규모가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다. 지난해 800명 선이었던 월평균 순유출 인구는 올 들어 1,300명대로 치솟았고, 탈(脫)울산 행렬은 지난달까지 52개월 연속 이어졌다. 통계청이 발표한 올 1분기 국내 인구이동 통계에 따르면, 1분기 동안 울산을 떠난 순유출 인구는 3,924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3,496명에 비해 12.2%(428명) 늘어난 규모로, 탈울산이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갈수록 늘어나는 양상이다.

1분기 동안 울산으로 이주해온 총전입 인구는 4만1,140명인데 비해 일자리 등을 찾아 타지로 떠난 총전출 인구는 4만5,064명에 달했다. 이 때문에 울산의 인구 이동률은 총전출(15.9%)이 총전입(14.5%)에 역전현상을 보이면서 순이동률(-1.4%)은 전국 17개 시도 중 전남(-1.6%), 경북(-1.5%)에 이어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서 의원이 지적한 대로 부산 등지에서 공격적인 인구정책을 펴나간다면 울산의 인구유출은 더욱 가속화 될 수 있다. 특히 내년 이후 동해남부선과 동해선 수도권 고속전철 등이 가시화되면 갈수록 상황이 어려워 질 것이 빤한 상황이다. 향후 동해남부선 복선전출 개통 후 울산 인구 유출에 대한 대비책의 절대적 필요한 이유다. 실제로 울산을 중심으로 부산~포항을 통과하는 동해남부선 철도가 오는 2022년 하반기부터 운행되면 부산~울산~포항을 잇는 동해고속도로에 이어 접근성이 크게 향상된 교통망을 갖추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지역 자금이 문화 혜택과 쇼핑여건 등 모든 부문에서 월등한 부산 등으로 유출돼 이른바 '빨대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특히 부산~울산고속도로 개통에 의한 울산인구의 역외이동은 이미 벌어지고 있다. 지난 2008년 부산-울산 고속도로 개통 전에는 부산→울산으로의 순유입이 2,849명이었으나, 개통 후에는 울산→부산으로 순유출이 2,963명으로 늘어나는 현상이 빚어졌다. 때문에 동해남부선 복선전철 개통으로 비슷한 현상을 겪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인구 문제는 곧바로 도시안정성과 직결된다. 탈울산과 저출산 고령화 사회는 도시가 성장을 멈추고 쇠퇴한다는 의미다. 울산을 살고 싶은 도시, 사람이 모여드는 도시로 만들 새로운 정책이 필요하다. 인구유출이 고착화되면 돌이킬 수 없는 사태가 된다. 때늦은 후회로 더 이상의 출구가 없게 되기 전에 대책을 세워야 한다. 울산시는 물론 시민사회 모두가 이 문제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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