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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무척이나 재미있게 봤던 공상과학 만화가 있다. 2020년 현재를 사는 나에게 올해 초부터 자꾸만 떠오르게 하는 만화는 '2020년 우주의 원더키디' 이다. 
 
나는 초인공지능(AI), 로봇 등 첨단 과학을 담뿍 담고 있는 이 만화가 당연하게 미국이나 일본의 만화라 여겼었다. 2020년이 되면서 머릿속에 자꾸만 떠오르는 이 만화를 검색해보니 자랑스럽게도 '88 서울 올림픽' 을 기념하여 KBS에서 단 13회차로 방영한 우리나라의 애니메이션이라 한다. 
 
컬러 텔레비전이 이제 각 가정에 일반적으로 보급된 1989년에 2020년의 미래와 우주를 배경으로 한 공상 과학만화는 그 당시 어렸던 나에게 큰 임팩트로 다가왔다. 명량만화가 대세였던 그때의 우리나라 만화계에서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을 것이고, 각각의 캐릭터들도 실감 났었다. 그당시 텔레비전 편성표는 신문에 실리는데 그걸 줄긋고 외워 이 만화를 꼬박꼬박 챙겨 볼 당시에는 앞으로 2020년은 오지 않을 먼 미래라 생각했는데, 지금 나는 2020년을 살고 있다. 
 
방영 당시에는 먼 미래로 그려졌던 2020년이 현재 2020년을 살고 있는 우리와 비교해 보면 재미있는 점이 많다. 
 

일단 현재의 기술로는 2020년 원더키디처럼 우주선을 타고 우주 저 멀리 갈 수가 없다. 출산율이 떨어져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지는 않지만, 환경오염으로 인류가 피해를 본다는 설정은 매우 사실적이다. 
 
이 만화가 방영된 1989년만 해도 학교 교실 천장에 냉난방기를 설치하고, 미세먼지의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학교 교실마다 공기청정기를 사용하고, 마시는 물을 돈을 주고 사먹는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이다. 미세먼지로 회색빛인 도시의 전경을 바라보면, 그때와 지금은 다르다는 것이 새삼 느껴진다. 
 

2020년이 된 지금 인공지능이 발달하고 스마트폰을 개발하고 심지어 지금은 접기도 하고, 텔레비전 두께가 얇아져 돌돌 말리기까지 하는 등 과학 기술이 많이 발전하기는 했지만, 아직은 하늘을 나는 자동차도 없고 타임머신도 없고 외계인의 침공도 없는, 그사이 많이 바뀌었지만 바뀌지 않은 현재이다.
 
2018년 방영한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에서도 충격적인 증강현실의 세계를 보여준다. 게임에서만 보던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세상이 드라마 속에서 구현됐다. 눈에 렌즈만 착용하면 자동으로 게임에 접속하여 현실의 장소에서 가상의 적을 해치우며 제시된 미션을 직접 몸을 움직이며 해결한다는 것이다. 소름이 끼친 것은 언젠가 저 세계가 열릴 것이라는 기대와 두려움 때문이었다. 
 

실제로 2017년에는 증강현실 기술을 적용하여 실제 장소를 배경으로 화면에 등장한 포켓몬스터를 잡는 '포켓몬고' 라고 하는 스마트폰용 포켓몬스터 게임이 큰 인기를 끌었다. 
 
이외에도 2020년의 지금 우리는 인터넷 화상회의를 통한 비대면 활동을 하고, 우리가 찍은 사진에 3차원 AR 스티커를 삽입한다든가, 지도, 네비게이션, 자동차 등에 VR, AR 기술들을 적용하여 좀더 생활이 편리하도록 활용하고 있다. 
 
교육에서도 VR 기술을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국민체육진흥공단과 지역자치단체에서 미세먼지 등 날씨와 상관없이 체육활동을 즐길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 흥미로운 콘텐츠 제공으로 학생들의 적극적인 체육활동 참여를 지원하기 위하여 초등학교 내 가상현실(VR) 스포츠실 설치비 지원 사업을 시작했다. 
 
우리 학교도 올 1월 가상현실 스포츠실을 구축했다. 폐기물 및 분리수거품을 모아두던 큰 지하 공간에 벽체를 방염제품으로 감싸고, 바닥에 알록달록한 매트를 깔고, 천장에 LED 전등을 달고, 가상현실 스포츠를 체험할 수 있는 최신의 기계 장비들을 들여 아이들이 체육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지하의 칙칙하던 회색 벽과 바닥이 알록달록하게 변화하여 초등학생의 취향을 저격하고, 아이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화려한 화면과 즐거운 음악소리, 거기에 실감 나는 투수 영상에서 실제 야구공이 날아와 지정 자리에서 야구 배트로 홈런을 칠 수 있는 투구기도 설치됐다. 
 

학교에 설치된 가상현실 스포츠실은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처럼 생생한 가상현실의 세계는 아니지만, 교육 시설물 안에서 한걸음 한걸음 디지털 세상 속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의 시작이라고 보면 될듯하다. 이와 같은 실감형 교육 컨텐츠의 보급과 비대면 온라인 수업이 점점 발전하면서 앞으로의 과학발전이 교육에 적용될 한계가 어디까지 일지 가슴이 두근거린다. 
 
과학소설가 아서 C. 클라크가 '충분히 발달한 과학은 마법과 구별할 수 없다' 라고 했던 것처럼 인간의 탐구심과 호기심이 마법을 탄생시키고, 미지의 세계에 대한 강한 집념과 열의가 과학의 발전을 이루어 낸 것은 아닐까 한다. 어떤 일이 가능한지 불가능한지 알아보는 방법은 불가능에 도전해보는 것이라 했다. 지금껏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것들이 실제 이루어지는 것을 보며 인간이 발전시키는 기술이 어느 수준까지 가능할지 감히 상상도 되지 않는 미래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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