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령층 인구가 늘고 젊은층의 일자리가 급감하는 현상이 울산에서 벌어지고 있다. 심각한 문제다. 3년 이상 인구가 빠져나가는 울산의 현주소에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 바로 고령화 사회다. 어차피 전체적으로 고령화 추세이니 울산만 특별히 달라질 수 없다고 이야기 하는 이들도 있지만 울산의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울산이 제조업 중심도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제조업 중심 도시는 자연히 젊은층이 모여드는 도시다. 그런데 울산은 3~4년 전부터 젊은층이 급격히 빠져나가고 있다. 반대로 고령화 사회는 점차 빨라지는 추세다. 이는 통계로도 잘 드러나고 있다. 정리해 보면 울산지역 경제활동 인구가 10년 사이 고령층을 중심으로 큰 폭으로 늘어난 반면, 청년층에서는 급감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제조업의 부진이 심화되고 고령화가 빨리 진행된데 따른 것으로, 일자리의 질이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BNK금융경영연구소 동남권연구센터가 발표한 '동남권 고용 구조 변화와 향후 과제' 연구 보고서를 보면 지난 10년간(2010년~2019년) 울산지역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청년층(15세~29세) 인구는 9,000명(-10%)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고령층(60세 이상)에서는 같은 기간 3만 9,000명(+56.4%)이나 늘어나며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나머지 중장년층에서도 2만 4,000명(+5.8%) 늘어났다. 고령층의 경제활동인구가 급증했지만, 청년층에서 적지 않은 인구가 빠져나가는 바람에 이기간 동안 울산전체 인구 중 경제활동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61.2%에서 61.7%로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청년층 고용 비율이 두터운 대규모 제조업의 부진은 심화되면서 일자리가 줄어든 반면, 고령층까지 근로가 가능한 소규모 서비스 산업의 일자리가 늘어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울산의 제조업 취업자수는 지난 2013년 19만 6,000명에서 2019년 17만 6,000명으로 10.2% 줄었다. 반면 서비스업 취업자수는 31만 6,000명에서 34만 9,000명으로 10.4% 증가했다.

울산에 부산, 경남을 포함한 동남권 전체의 흐름도 이와 유사했다. 동남권 경제활동인구는 지난 10년간 34만 4,00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0~19년 중 고령층(60세 이상)이 31만 5,000명 늘어나면서 전체 경제활동인구 증가분의 92%를 차지했으며 같은기간 증가율은 72.6%에 달했다. 반면 청년층(15~29세)과 중장년층(30~59세)의 경우 같은 기간 각각 4,000명과 2만 3,000명 늘어나는데 그치며 1%에도 미치지 못하는 미약한 증가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남권 고령화율은 2011년 11.2%에서 2019년 16.4%까지 높아졌다. 현추세가 지속된다면 2024년에는 전체 인구의 20% 이상이 65세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연구소는 일자리 감소와 고실업 상태가 지속하면 구직을 포기하거나 훈련 부족 등으로 경기 회복 이후에도 위축된 고용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 이력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통계에서도 드러났지만 울산의 경우 전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에서 빠르게 늙어가는 도시로 바뀌는 추세다. 울산은 현재 추세대로라면 고령인구 비중이 오는 2022년에는 전체 인구의 20%가 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전망이다. 특히 2040년이 도래할 경우 울산지역 고령인구비중이 32.6%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서울(32.4%) 등 여타 대도시에 비해 그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추세다. 울산의 노인 인구, 특히 독거노인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위험한 신호다. 노후 삶의 질과 직결된 노인 일자리는 갈수록 줄고 있는 상황이어서 복지와 요양 등 고령층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하는 부분은 울산지역의 생산연령인구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생산연령 인구의 감소는 65세 이상 고령인구 증가세가 그만큼 빨라진다는 의미다. 인구 문제는 곧바로 도시안정성과 직결된다. 탈울산과 저출산 고령화 사회는 도시가 성장을 멈추고 쇠퇴한다는 의미다. 

울산을 살고 싶은 도시, 사람이 모여드는 도시로 만들 새로운 정책이 필요하다. 여기에는 출산 대책도 중요하지만 은퇴자들이 울산을 떠나지 않도록 만드는 일이 더 중요하다. 은퇴자들은 재취업과 전직 등 소득을 유지하는데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실질적인 정책이다. 젊은 층의 일자리 확보는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가 됐다. 이와 함께 인구감소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당장 마련해야 한다. 인구유출이 고착화되면 돌이킬 수 없는 사태가 된다. 이미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추스려야 그나마 미래가 보인다. 때늦은 후회로 더 이상의 출구가 없게 되기 전에 대책을 세워야 한다. 울산시의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된다.

☞ 울산신문 유튜브 구독하기 ▶ https://vo.la/ut4n
☞ 울산신문 홈페이지 바로가기 ▷ https://vo.la/xLJA
☞ 울산신문 페이스북 구독하기 ▶ https://vo.la/yUp4
☞ 울산신문 인스타그램 구독하기 ▷ https://vo.la/3jIX
☞ 울산신문 트위터 구독하기 ▶ https://vo.la/1ubY
☞ 울산신문 블로그 구독하기 ▷ https://vo.la/KzpI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