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민주당 독주(獨走), 어느 순간부터 진보·보수 논조를 막론하고 언론매체의 키워드로 떠올랐다. 민주당의 '무한질주'가 민주주의와 의회 정치를 무시한다는 우려를 두고 하는 비판이다. 
 
지난 30일 국회 상임위원장을 독식한 민주당의 3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 심사 풍경을 두고 “민주당이 하고 싶은 말만 하고 듣고 싶은 말만 들었다"며 “앞으로 펼쳐질 국회 독주 모습의 축약판"이라는 말이 나왔다. 
 
민주당은 통합당에 많은 양보를 했고 인내심을 갖고 기다렸음에도 3차 추경예산 처리 및 민생법안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민주당은 국민들로부터 부여받은 강력한 의회권력이 야당과의 '아름다운 협치'를 위한 것이라는 점을 망각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말투는 더욱 가관이다. 
 
'국회 18개 상임위원장 싹쓸이'라는 민주화 시대 이전체제로 회귀를 결정하면서 “3차 추경은 협상 대상이 아니고 양보할 일이 아니다"며 “지난 국회에서 민주당이 의석도 부족했고 법사위를 통합당이 갖고 있어서 발목 잡기가 통했지만 이번 국회에서 민주당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겠다" 등등.
 
원내 최다선 7선 의원이 정치의 힘을 보여주기는커녕 마치 삼국지 조자룡의 헌 칼 쓰듯 힘의 정치만 강조했다. 
 

민주화 시대를 열었다는 이 대표의 민주당이 박정희·전두환 독재의 의회 시스템으로 되돌아간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라 할 수밖에 없다. 
 

한국의 민주주의가 실질적으로 후퇴하고 상처는 깊어가는 현실이다. 
 
지난 4월 총선에서 50% 득표율(지역구)에 176석 공룡의석이 된 민주당 정권의 힘자랑은 잔인할 정도다. 야당을 한순간에 풀잎처럼 눕혔고, 쓰러진 풀잎을 짓밟기까지 하고 있다. 
 

여당인 민주당을 제외하고 모든 야당이 권력에 의해 투명인간처럼 취급되고 있다.
 
보수적인 견해를 표출하는 사람도 공론장의 집단 공격자들에 의해 2급 시민이나 3류 국민으로 손가락질 받는 신세로 전락했다. 
 

민주당의 '무한질주'는 국회에서 그치지 않는다. 사실상 지방의회 의장단, 상임위원장까지 싹쓸이 하고 있다. 
 

필자가 소속된 울산시의회도 예외는 아니었다. 
 

미래통합당 울산시의원들이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자리를 민주당이 모두 차지한데 대해 “그렇게 자리가 탐나면 다 가져가라"고 반발한 이유 역시 마찬가지다. 
 
사실상 국회뿐 아니라 지방의회도 민주당 1당 체제가 들어서고 있다. 
 

7월부터 후반기 임기가 시작된 전국 17곳 광역의회 가운데 민주당이 다수인 곳은 대구·경북을 제외한 15곳이다. 
 
이곳 상임위원장 99개 자리 중 야당 몫은 강원 1석, 경남 2석, 제주 2석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민주당이 다 차지한 셈이다. 
 
의석 비율에 따라 야당에도 위원장 자리를 배분했던 관례와 전통은 지방의회에서도 처참히 무너지고 있다. 
 

민주당은 2년 전 지방선거에서 압승해 지방 권력을 이미 장악했다. 17곳 광역단체장 중 14명이 민주당 출신이고 기초단체장도 절반이 훨씬 넘는 곳을 차지했다. 그런데 지방의회 상임위원장 자리 하나조차 야당에 못 내주겠다고 야단이다. 
 
민주당이 지방의회 독식에 나선 것은 중앙당 차원의 지침이 내려왔기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야당 세력을 지방자치 단계에서부터 '싹쓸이' 없앤다는 계산이 깔려있지 않고서는 이렇게 막무가내로 밀어붙이기 힘들 것이다. 
 

문재인 정권은 행정부와 입법부에 이어 지방 권력까지 완전히 장악했다.
 
정권을 견제해야 할 야당은 국회나 지방의회 어디에도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민주화 이후 이런 권력은 없었다. 견제 받지 않는 권력은 반드시 폭주한다. 그리고 반드시 부패한다. 민주당의 독주(獨走)는 국민들의 독주(毒酒)가 될 것이 분명하다. 

☞ 울산신문 유튜브 구독하기 ▶ https://vo.la/ut4n
☞ 울산신문 홈페이지 바로가기 ▷ https://vo.la/xLJA
☞ 울산신문 페이스북 구독하기 ▶ https://vo.la/yUp4
☞ 울산신문 인스타그램 구독하기 ▷ https://vo.la/3jIX
☞ 울산신문 트위터 구독하기 ▶ https://vo.la/1ubY
☞ 울산신문 블로그 구독하기 ▷ https://vo.la/KzpI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