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커다란 유리창 아래에 새 한 마리가 미동도 없이 죽어있는 것을 본 적이 있어요. 파란 하늘을 아름답게 비춰주는 도시의 반짝이는 유리창들. 우리는 얼룩투성이의 창문보다 맑고 깨끗한 유리창을 만들기 위해 호호 불어가며 닦았는데 새들은 맑은 유리창에 비친 하늘이 자기 세상인 줄 알고 그 세상으로 들어가려다가 부딪혀 죽고 만답니다.

오늘 소개할 책은 추수진 작가의 '휘파람 친구'입니다. 주인공인 태호는 부모님의 이혼으로 할머니와 같이 사는 친구입니다. 부모님께 버림받았다는 생각에 세상을 보는 시선이 곱지가 않지요. 그러다 경수가 휘파람새를 잡아 학교 운동장에서 발목에 끈을 묶어 날리는 것을 보고 풀어주라고 말하지만 경수는 풀어 줄 마음이 없습니다. 태호는 경수가 한눈을 판 사이에 휘파람새를 묶은 끈을 잘라 버리지요.
태호는 경수와 코피를 쏟으며 싸우지만, 휘파람새의 처지가 자기 자신과 닮은 것 같아 풀어준 것을 후회하지 않지요.

아무도 자신을 이해해 주지 않는 세상, 그때 착한 마음씨를 가진 이슬이를 만납니다.
새가 유리창에 부딪혀 죽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는 이슬이는 새들을 위해 학교 유리창에 형광펜으로 선을 긋게 되지요. 그 모습을 지켜본 태호도 같이 선을 긋습니다.
새들에게 하늘이 무너지는 것을 막아 줄 수 있는 선 긋기, 하지만 형광펜으로 유리창에 그은 선은 그리 오래 가지 않을 것입니다. 또 세상에는 유리창이 너무나 많거든요.

선생님이 '내 나무 찾기' 숙제를 내주셨는데 태호는 숙제를 못 하고 있습니다. 내 나무를 찾아 잎 모양은 무엇이고, 꽃은 언제 피는지, 또 열매는 어떻게 생겼는지 관찰하는 숙제였지요.
하지만 태호에게 세상은 공평하지 않고, 아무도 자신에게는 관심을 주지 않는데 그깟 내 나무가 무슨 소용일까? 생각합니다.

최미정 아동문학가
최미정 아동문학가

그러나 이슬이를 따라간 숲에서 딱새가 둥지를 틀고 아빠 딱새가 새끼들에게 먹이를 주는 모습을 보면서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지요.
그리고 자신과 똑 닮은 '내 나무 찾기'에 성공합니다. 어떻게 '내 나무 찾기' 숙제에 성공했는지 이 책을 보면 알 수 있어요. 그리고 신비로운 아이 이슬이에 대해서도 새롭게 알게 되지요.

시간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흘러가지만, 우리의 삶은 공평하게 흘러가지 않는 것 같아요. 하지만 뒤틀린 나무도 그 속에는 삶에 대한 강한 의지가 숨어 있지요. 이 책을 읽으면 그 의지를 만날 수 있답니다. '휘파람 친구'를 읽고 소중한 '내 나무 찾기'를 해 보세요. 공평하지 않은 세상도 아름답게 꾸며 볼 수 있답니다.

☞ 울산신문 유튜브 구독하기 ▶ https://vo.la/ut4n
☞ 울산신문 홈페이지 바로가기 ▷ https://vo.la/xLJA
☞ 울산신문 페이스북 구독하기 ▶ https://vo.la/yUp4
☞ 울산신문 인스타그램 구독하기 ▷ https://vo.la/3jIX
☞ 울산신문 트위터 구독하기 ▶ https://vo.la/1ubY
☞ 울산신문 블로그 구독하기 ▷ https://vo.la/KzpI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