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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수소 그린모빌리티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된 울주군 온산국가산단 내 수소선박 분야 사업장인 에이치엘비(주)가 인근에 위치한 세진중공업의 공장부지 확장과 선박 접안시설 확충을 위해 매립을 추진하면서 소형특수선박 실증구역으로 활용하던 울산신항 연결 공유수면 수로가 절반가량 막히게 돼 울산본사와 공장을 철수해야 할 처지에 내몰리고 있다. 유은경기자 2006sajin@
울산 수소 그린모빌리티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된 울주군 온산국가산단 내 수소선박 분야 사업장인 에이치엘비(주)가 인근에 위치한 세진중공업의 공장부지 확장과 선박 접안시설 확충을 위해 매립을 추진하면서 소형특수선박 실증구역으로 활용하던 울산신항 연결 공유수면 수로가 절반가량 막히게 돼 울산본사와 공장을 철수해야 할 처지에 내몰리고 있다. 유은경기자 2006sajin@

울산시가 미래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핵심 사업으로 추진 중인 '수소 그린모빌리티 규제자유특구'의 선도 기업이 울산본사와 공장을 철수해야 할 처지에 내몰리고 있다. 소형구조정, 구명정 등 소형특수선박을 제작하는 향토 우량기업으로 울산 온산공단에 위치한 HLB㈜가 처한 상황이다.

이 기업은 제작한 소형특수선박을 사내 수조에서 1차 실증을 거친 뒤 실제 해상 실증작업은 회사에서 곧바로 울산신항으로 연결되는 공유수면 수로를 이용해 왔는데, 문제는 이 수로가 매립공사로 절반가량이 막히게 생겼다는 점이다.

이 업체는 다급한 나머지 울산시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시는 울산지방해양수산청과 협의해 보겠다는 원론적 답변뿐,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태다.

13일 HLB㈜는 매립공사로 수로 폭과 수심이 줄어들어 소형특수선박의 실증공간으로 활용할 수 없게 될 경우 부득이 공장을 다른 곳으로 옮길 수밖에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 업체는 이미 전북 군산시 등으로부터 인센티브 제공 의사와 함께 공장 이전 제의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00년 11월 현대정공에서 분사한 현대라이프보트가 모태인 HLB㈜는 2010년 자체 개발한 구명정이 세계일류 상품으로 선정된데 이어 2011년에는 2,0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고, 2013년에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연매출 500억원 규모에 종업원 220명을 가진 탄탄한 중견기업이다.

특히 이 기업은 올해 1월 수소 그린모빌리티 규제자유특구를 지정된 울산시로부터 특구 선도사업인 수소연료전지 소형선박 개발·실증 업체로 선정돼 오는 2022년 태화강 수소연료전지 추진 유람선 운항을 계획 중이다. 만약 이 회사가 실증공간으로 이용하는 공유수면 수로가 매립될 경우 수소연료전지 소형선박 개발과 상용화에 적지 않은 차질이 우려된다.

하지만 HLB㈜의 매립 재고 요청에도 사업 시행사인 인근의 선박블록 전문업체인 세진중공업은 계획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세진중공업은 이미 지난 2018년 울산시로부터 해당 공유수면 매립공사의 시행자로 지정받았고, 오는 10월 중순께 착공 전단계인 실시계획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세진중공업의 계획대로 공사가 끝나면 평균 60m인 수로 폭은 35m 줄어들고 수심도 낮아져 현장에선 HLB㈜에서 제작한 소형특수선은 물론 수소연료전지 소형선박 실증도 어렵게 된다.

세진중공업 관계자는 "매립하려는 곳은 공유수면이 아니라 국가산단 내 하천으로 알고 있다"며 "생산시설 부지 확장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현재 선박 접안시설이 좁아 확장 공간을 만들기 위해 매립은 불가피하다"고 입장을 전했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수로 매립에 대해 상생 방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했지만, 이권이 걸린 두 업체 사이에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송 시장은 지난달 19일 HLB㈜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수로 매립에 따른 고충을 듣고 "항만 내 공유수면은 인접한 기업들이 공동 이익을 위해 사용해야 하는 상생의 공간인데, 특정업체가 매립을 통해 점유하는 것은 재검토해야 할 사안"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미 지난 2018년 세진중공업을 매립공사 시행자로 지정한 울산시 실무부서에서는 오는 10월 실시계획인가 신청이 들어오면 사실상 허가기관인 울산해수청과 협의를 거쳐 결과대로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HLB㈜ 측은 "수로 매립공사를 막을 수 없다면 선박 실증 공간이라도 확보하기 위해 끝까지 노력해보겠다"며 "하지만 세진중공업 계획대로 매립이 이뤄져 실증할 해수면이 사라질 땐 공장 이전을 추진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최성환기자 csh9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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