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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구대 암각화. 울산신문 자료사진

 

지난 2010년 1월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오른 '반구대 암각화(국보 제285호)'가 10여 년 만에 세계유산 우선등재목록 입성을 노린다.

두 번의 '탈락'과 한 번의 '보류'를 거쳐 이번이 네 번째 도전인데, 반구대 암각화의 문화재적 가치와 학술적 미비 부문은 보완됐지만, 가장 근본 문제인 보존 방안은 여전히 표류하고 있어 등재를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울산시는 올 1월 심사에서 우선등재목록 탈락을 의미하는 '미 선정'이니라 '보류' 결정이 났고, 문화재위원회에서 지적한 미비점을 보완한 만큼 이번에는 반드시 통과한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 잠정목록 오른지 10년째 표류
15일 울산시는 반구대 암각화 세계유산 우선등재목록 선정을 위한 신청서 보완작업을 마무리하고 오는 31일까지 문화재청에 재심의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반구대 암각화의 세계유산 우선등재목록 도전은 2010년 1월 잠정목록 등재 이후 이번이 네 번째다. 첫 번째 도전인 2011년 3월에는 암각화 침수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 미비로 탈락했고, 두 번째인 2015년 3월에는 암각화 보존대책과 생성시기 문제, 문화재적 가치 정립 등의 미비로 위원회 심사에서 탈락했다.

이어 올해 1월 심사에선 암각화 보존·관리계획과 탁월한 보편적 가치 증명을 위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과 함께 우선등재목록 선정에선 일단 보류됐다.

울산시는 이달 말 네 번째 도전을 위해 세계유산 등재의 최대 걸림돌인 반구대 암각화 보존 방안과 관련, 사연댐의 수위조절을 가장 현실적인 근본 해법으로 제시하고, 이와 맞물린 울산권 맑은 물 공급 사업을 낙동강 통합물관리 방안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킬 방침이다.

또한 울산권 사업의 선행 사업인 대경권 맑은 물 공급 사업을 함께 추진하기 위해 대구·경북은 물론 국무총리실의 중재 하에 국토교통부, 환경부, 문화재청 등 관련부처와의 협의를 진전시켜 나갈 것임을 강조할 예정이다.

아울러 문화재위원들이 보완을 요구한 암각화의 가치 정립에 대해서는 국내외 다른 암각화와의 비교 연구를 통해 역사적, 문화적, 학술적 가치를 규명하는 작업도 완료한 상태다.

하지만 이러한 보완 노력에도 불구하고 세계유산 우선등재목록에 오르기 위한 반구대 암각화의 이번 네번째 도전도 낙관할 수만은 없는 처지다. 바로 가장 큰 난제인 암각화 보존방안이 아직도 유동적이기 때문이다.

물론 사연댐 수위 조절을 위한 수문설치가 가장 현실적이고 근원적인 해법의 대세가 되어 있지만, 이를 성사시키기까지 적지 않은 과제들이 놓여 있고, 중앙정부나 인근 지자체의 협조 없이는 해결이 불가능한 문제도 놓여 있다.

# 미비점 보완 31일까지 재심의 요청
반구대 암각화는 사연댐 상류 4.6㎞ 지점에 위치해 있으며, 댐 최고 수위는 해발 60m이지만, 수위가 56.7m까지만 올라가도 암각화는 완전 침수된다.

문제는 1965년 사연댐이 건설된 이후 암각화는 매년 장마철이나 태풍에 동반한 집중호우 땐 매번 침수가 반목되면서 심한 때는 연간 6개월 가까이 '물고문'을 당하고 있다.

특히 지난 주말부터 13일까지 울산에 내린 150㎜가 넘는 폭우로 사연댐의 수위가 불어나면서 15일 현재 반구대 암각화 하단부가 침수된 상태이며, 앞으로 추가로 비가 내릴 경우 암각화 침수 상황은 악화가 우려된다.

무엇보다 물과 바람에 취약한 암석 벽면에 그려진 바위그림은 매년 반복되는 침수로 갈수록 훼손이 가속화되는 있어 근원적인 보존 해법 마련이 하루가 급한 상황이다.

반구대 암각화는 선사인들이 고래와 거북, 사슴을 비롯해 다양한 동물과 수렵· 어로 모습을 너비 10m, 높이 4m 크기 바위에 새긴 세계 최고의 선사 유적으로 꼽힌다.

울산시 관계자는 "반구대 암각화를 유네스코 세계유산 우선등재목록에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루빨리 물속에서 건져내야 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이번 세계유산 우선등재목록에 올려 암각화 보존이 시급함을 알리고 이를 동력으로 보존 방안의 선행 사업들을 하나 둘 차분하게 풀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성환기자 csh9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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