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의료낙후성 극복, 정부도 의지 보여야
울산 의료낙후성 극복, 정부도 의지 보여야
  • 울산신문
  • 2020.07.27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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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가 터졌을 때 울산은 음압병실 부족으로 위기 상황이었다. 울산대병원 등에 긴급 시설을 증설하고 응급체계를 손질하는 등 부산을 떨어 겨우 안정화되긴 했지만 갑작스러운 사태에 대처할 수 없는 의료 공백까지 전망될 정도로 기본 시설이 열악했다. 공공의료기관의 경우 울산지역에는 보건소 5곳, 보건지소 8곳, 보건진료소 11곳 등 모두 24곳의 보건기관이 있지만 국립 또는 시립병원이나 보건의료원 등 응급병상을 갖출 수 있는 공공의료기관은 거의 부재라고 보면 된다. 의료낙후성은 도시발전의 걸림돌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다양한 주문이 쏟아졌지만 지난 10년간 울산지역에서 병상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의료기관은 일반병원이 대부분이었다. 이들 병원은 대부분 장사가 된다는 이른바 잘나가는 진료과목이었다. 이 가운데 두드러진 곳이 성형외과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성형외과의 경우 급격한 증가세를 보인 곳이 울산이다.

울산 시민들이 가장 불만을 갖고 있는 분야가 의료분야다.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울산지역 의료기관의 낙후성은 시민불만을 넘어 울산의 미래발전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공해도시가 녹색성장을 주도하는 도시로 변모하는 놀라운 발전 뒤에 의료 등 복지부문의 낙후성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의료분야의 낙후성이 앞으로 다가올 에너지 중심도시 울산의 장애물이 된다는 점이다. 울산시는 울산의 미래를 차세대 에너지 중심도시 건설에 걸고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미래지향적인 계획도 그 전제가 우수한 연구 인력 확보에 있다. 바로 우수 인력의 유치는 의료부문 등 복지부문의 기반구축이 선행되지 않는 한 그림에 떡이라는 것이다. 의료인프라 확충이 도시 발전의 가장 기본이 되는 문제라는 것을 인식하는 게 시급하다는 이야기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울산의 열악한 의료 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한 '의과대학 유치'와 '상급병원급 제2대학병원 설립'을 위한 밑그림이 완성됐다. 울산시와 울산대학교 울산과학기술원, 근로복지공단 등 4개 기관이 참여했다. 울산시와 울산대학교, 울산과학기술원(UNIST), 근로복지공단은 지난주 울산시청에서 '울산 지역 의과대학 정원 확대 및 바이오헬스 클러스터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서에는 송철호 시장과 오연천 울산대 총장, 이용훈 UNIST 총장, 강순희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이 서명했다.

이번 업무협약은 최근 정부가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등 비상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내놓은 '의과대학 정원 확대' 정책에 맞춰 실질적으로 울산시를 기반으로 하는 의과대학을 확보해 이를 바탕으로 취약한 지역 의료 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자는 취지다. 또 지역 의과대학을 기반으로 게놈 규제자유특구, 산재전문 공공병원 등과 연계해 바이오헬스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첨단의료 및 바이오·헬스케어 산업 육성을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울산시 등 4개 기관은 협약서에서 △울산 의과대학 정원 확대 및 의료인력 양성기관 설립 △국제적 수준의 의료 인프라 구축 △첨단 바이오·헬스 산업 핵심 연구인력 양성 △기관 간 교육·연구 협력 강화 △산재전문 공공병원 의료인력 양성 및 인프라 구축 지원 △바이오헬스 클러스터 구축 등에 적극 협력키로 했다.

울산지역 의과대학 확보는 기존 울산대 의과대학의 정원을 현재 40명에서 90명으로 증원해 늘어날 인원 50명은 울산에서 교육과정과 수련과정을 거쳐 지역에서 의료에 종사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울산시가 의대 신설이 아닌 울산대 의대 정원 확충으로 방향을 잡은 것은 현실적으로 의과대학 신설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한 판단이다. 울산시는 울산대 의대 정원 확충을 위한 대정부 설득 작업 등의 역할을 맡고, 울산대는 서울의 아산병원에 버금가는 상급종합병원을 울산 도심에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것이 핵심 사안이다.

문제는 병원 건립 부지인데 이 문제를 두고 울산시와 대학의 속내는 엇갈리는 모양새다. 울산시는 대학병원 건립부지로 현 울산대 유휴 부지를 활용하는 방안을 희망하는 반면 울산대는 다른 부지를, 그것도 무상 지원을 기대하는 눈치다. 울산시와 울산대의 구상대로 울산 도심에 들어설 1,000병상 규모의 상급종합병원은 급성기 환자를 전담하고, 동구에 있는 현재의 울산대학병원은 암 전문 병원으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울산시는 다만 정부의 이번 의대 정원 확대가 향후 10년에 걸쳐 이뤄지는 만큼 지역 내 의과대학 신설도 장기적으로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 울산대 의과대학의 수업과 수련과정 대부분은 서울 아산병원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으나 울산대 측은 늘어날 정원은 지역 내 캠퍼스 등 확보와 교육과정을 마련하고 UNIST, 근로복지공단과 기초 의·과학 연구 및 임상 협력, 인턴 등 수련의 운영에도 적극 협력해 우수한 지역 의료 인력을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번에는 이 같은 계획이 제대로 실현돼  의료부문의 낙후성을 극복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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