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구대, 이번에도 '희망고문'돼선 안된다
반구대, 이번에도 '희망고문'돼선 안된다
  • 김진영
  • 2020.07.30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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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원사업이 된 '울산권 및 대구·경북권 맑은 물 공급 사업'이 영남권 5개 시·도가 참여하는 본격 협의 테이블에 오르게 됐다는 소식이다. 송철호 울산시장과 권영진 대구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김경수 경남도지사,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은 지난 27일 영남미래포럼 참석차 부산에서 회동을 갖고 영남권 공통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협력기구인 '영남권미래발전협의회(이하 영남권협의회)'를 구성·운영하기로 합의했다. 송 시장의 제안으로 이날 구성에 전격 합의한 영남권협의회 회장은 송 시장이, 간사는 김 경남지사가 맡기로 했다. 또 협의회에서 논의할 의제를 구체화하고 실무 지원을 위해 각 시·도 기획조정실장과 시·도 연구원장이 참여하는 '기획단'을 두기로 뜻을 모았다.

그 첫 의제가 맑은 물 사업이다. 지난해 4월 29일 국무조정실의 중재 하에 환경부, 문화재청, 울산광역시, 경상북도, 대구광역시, 구미시가 참여해 '낙동강 물 문제 해소를 위한 상호협력'에 합의한 뒤 1년이 넘도록 별다른 논의의 진전을 보지 못한 상태에서 이번 영남권협의회 구성에 합의한 것은 이 문제 해결을 위한 실질적인 이해 관계 당사자들이 뜻을 모았다는 점에서 논의를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송 시장은 이 문제와 관련한 언론브리핑을 통해 "수도권 일극체제에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지역이 영남권이라는 것에 인식을 같이 하고, 국가 균형발전과 지역상생을 위해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취지로 영남권 5개 시·도 단체장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영남권의 상생 협력과 공동 발전에 초점을 맞춘 영남권협의회에 구성 합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공통과제는 산적해 있다. 우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차단을 위한 초광역 방역 대책을 비롯해 산업, 교통·관광, 영남권 신공항 입지 문제 등이 있으나 울산의 입장에선 반구대 암각화 보존 방안과 맞물린 낙동강 통합물관리 사업이 최우선 과제다. 울산시는 이 사업을 통해 대구·경북권과 울산권 맑은 물 공급 사업을 성사시켜 매년 침수로 수난을 겪고 있는 반구대 암각화의 항구적 보존 방안인 사연댐 수위 조절에 나설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영남권협의회는 다음달 5일 경남 창원에서 협의회 발족을 위한 첫 모임을 갖고 본격적인 라운드 테이블에 들어간다.

문제는 낙동강 통합물관리 사업의 최대 관건인 구미 취수장 이전에 따른 주민 반발인데, 정부와 영남권 광역단체들은 큰 틀에서 통합물관리에 합의한 뒤 기초단체의 물 문제는 주민 지원책 등 인센티브 사업을 통해 문제를 풀어나간다는 게 기본 방침이다. 송 시장은 "울산권 맑은 물 공급의 전제 사업인 구미산단 폐수 무방류 시스템 도입과 낙동강 통합물관리 방안 마련을 위해 현재 마무리 단계인 연구용역을 토대로 영남권 주민들의 먹는 물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송 시장은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판 뉴딜에 낙동강 통합물관리 사업을 반영해 낙동강 수계의 합리적 관리와 이용방안을 찾아야 한다"면서 "시·도간 이해 상충 때문에 이번 기회를 놓치면 통합물관리는 실해하게 될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하지만 여전히 전망은 밝지 않다. 더불어민주당 당권 도전에 나선 이낙연 국회의원이 이 문제와 관련해 울산을 방문한 자리에서 "울산이 한국형 그린 뉴딜의 최대 수혜자가 되도록 힘쓸 것"이라고 말하는 등 힘을 싣고 있지만 이해관계가 걸린 문제는 의지만으로 되지 않는다. 이 의원은 "울산 시민의 물 문제와 반구대 암각화 보호를 동시에 해결하려는 MOU를 총리로 일할 당시 주도해 채결했다"면서 "협약에 담긴 정책이 빠른시일 내 실현돼 오랫동안 해결되지 못한 울산현안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계속 챙겨보겠다"고 약속했다.

이 의원은 지난해 4월 국무총리 재직 당시, 반구대 암각화 보존을 위해 선행돼야 할 울산의 맑은 물 확보 등 낙동강 물문제 해소를 위한 울산시·대구시·경북도·구미시 간 업무협약(MOU) 체결을 주도했다. 하지만 그 뒤로는 한발짝도 나가지 못할 만큼 물 문제는 해결이 쉽지 않다. 관건은 이 사업의 열쇠를 쥔 경북도와 대구시가 해당 지역 주민들을 설득하기 위해 전향적으로 나설 것인가 인데 쉽지 않은 여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구·경북과 환경부 등은 지난해 4월 맺은 합의문에 따라 구미시 취수장 이전과 낙동강 통합물관리 방안이 해결되면 반구대 암각화 보전을 위한 울산의 물 부족량을 경북 운문댐 등에서 공급하는 사업에 협조한다는 기본 입장이다. 반구대 암각화 문제는 정치적인 사안이 생길 때마다 이슈가 됐다. 이번에도 그런 느낌이 없지 않다. 그런 점에서 더 이상 이 문제가 정치에 이용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정치권은 '희망고문'으로 울산 시민들을 우롱하는 일이 없기를 당부한다. 모쪼록 이번에 발족한 협의회가 물 문제를 풀어가며 영남권 상생의 대안을 만들어 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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