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물관리 사업 해묵은 지역 갈등에 좌초 위기
낙동강 물관리 사업 해묵은 지역 갈등에 좌초 위기
  • 최성환 기자
  • 2020.08.09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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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용역 중간보고회 주민 반대 무산
먹는물 다변화 방안 상류 취수원 활용에
합천 등 타 지자체 생존 위협 이유로 반발
반구대 암각화 보존·맑은물 또다시 난관
송철호 시장 "물 문제 해결 지혜 모을 때"

울산의 최대 현안이자 숙원인 '반구대 암각화(국보 제285호)' 보존 방안과 맞물린 낙동강 통합 물관리 사업이 해묵은 지역 간 갈등으로 좌초 위기를 맞고 있다. 이번 사업의 핵심은 낙동강 상류의 남아도는 물을 울산과 부산에 나눠주고, 대신 상류 지역의 주민 복지와 발전을 위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인데, 상류 주민들이 "우리 물은 절대 못 준다"며 발끈한 상태다.

 이 때문에 지난 5일 환경부가 창원에서 열려던 '낙동강 유역 통합 물관리 방안 마련 연구용역' 중간보고회는 환경단체와 상류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환경부는 이날 용역보고회에서 낙동강 유역 먹는 물 다변화 방안으로 상류 취수원을 활용해 다른 지역에 공급하는 대안을 제시할 계획이었으나 환경단체와 주민들은 '필요 없다'며 막무가내로 막아섰다.

 환경부 방안은 경북 구미 해평취수장이나 안동 임하댐 등에서 원수 30만t을 개발해 대구로 공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통해 이른바 '대구·경북권 맑은 물 공급 사업'이 이뤄지면, 울산시민의 식수원인 사연댐 수위를 조절하는 방법으로 반구대 암각화의 침수를 막고, 모자라는 물은 운문댐에서 하루 7만t을 끌어오는 방안이다.

 다른 한 축은 경남 합천 황강 하류와 창녕 강변여과수 등에서 원수 95만t을 개발해 47만t을 부산에 공급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환경부의 이 같은 계획이 알려지자 취수원이 있는 경남 합천과 경북 구미 등 지자체는 주민 재산 피해와 용수 부족 등을 이유로 반발하고 있다.

 합천 주민들이 용역 중간보고회를 무산시키며 반대 행동에 나선 반면, 울산 물 문제와 맞물린 구미 주민들은 아직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다.

 하지만 대구·경북권 취수원 확보 사업은 구미시는 물론 주민들과 논의한 것도 합의한 바도 없다는 반대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언제든 갈등의 불씨가 되살아날 수 있다.

 합천 주민들은 "황강 하류 취수장 개발은 황강을 황폐화하고 합천군민의 생존을 위협할 것"이라며 반발했다.

 이들은 "합천댐 건설 이후 황강의 하상이 낮아지고 수량이 감소해 군민들은 이미 농업용수 공급에 애로를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황강 발원지인 거창에서도 군의회 의원들이 나서 결의문을 내고 "감시 강화와 개발 행위 제한 등 피해를 볼 것이 뻔하다"며 황강 취수원 선정 논의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 환경부, 비대면 의견수렴 등 대책 마련 부심
환경부는 국무총리실의 중재 하에 영남권 5개 시·도가 어렵게 합의한 낙동강 통합 물관리 사업이 주민들로부터 예상치 못한 역풍을 맞게 되자 당혹감 속에서도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환경부는 우선 1년간의 연구용역을 통해 마련한 낙동강 통합 물관리 방안에 대한 보고회는 코로나19 상황과 주민 반대 등을 고려해 취소하는 대신 비대면(온라인) 보고회로 전환해 지자체와 전문가, 자문단의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또 개별 사업에 대한 주민과 지자체를 대상으로 비대면 경청회, 공청회, 설명회 등을 열어 충분한 의견수렴 과정을 거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낙동강 통합 물관리 사업의 최대 관건인 주민 수용성 확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은 내놓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할 비대면 의견수렴이 오히려 주민들의 자극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따라서 초광역 단위의 의견수렴보다는 지역별로 나눠 주민 설득 작업은 환경부와 해당 지자체가 충분은 교감을 갖고 추진하되, 주민들의 스스로 대안을 내놓을 수 있는 여건 조성도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낙동강 통합 물관리 방안에 대해 "영남권 광역단체들이 모처럼 합의한 사안인데, 어렵게 마련한 방안이고 소중한 시기인 만큼 이번 기회를 놓치면 앞으로 이 문제를 풀기는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로 범정부적 관심과 지원 속에 영남권 지자체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오종훈 환경부 물정책총괄과 서기관은 "권역별 토론회와 지역 설명회를 통해 본류 수질 개선 계획과 수질 사고 등을 대비한 안전한 물 다변화 계획, 지원 방안 등을 내놓고 지역민을 설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성환기자 csh9959@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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