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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고 예의바른 딸들이 모여~'라는 가사가 여자중학교 교가에 사용됐다면, 이는 성차별적 표현일까 아닐까.
울산의 한 여중이 해당 가사가 담긴 교가를 삭제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학교 측은 성차별적 표현이라고 판단한 반면, 한편에서는 과민 반응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0일 울산교육청, A여중 등에 따르면 A여중은 지난달 말께 제121회 학교운영위원회 임시회를 열고 교가 2절 삭제를 안건으로 회의를 진행했다.

A여중은 성인지 관점에서 성차별적 요소를 조사한 결과 교가 일부에서 성차별적 요소가 발견돼 변경하고자 한다며 안건을 상정했다.


이 학교의 교가 2절은 '울기송원 절기의 부름을 받아 착하고 예의바른 딸이 모여 새생각 실천하는 주인이 되어 길이길이 빛나니라 A여중'으로 불러져왔다.

 


당시 학교운영위에 참석한 한 학부모가 성차별적 표현이 어느것인지 이해되지 않는다는 질문에 학교 측은 '이 표현이 성차별 가사라고 교육청에서 샘플로 나왔기 때문에 어떻게든 조치해야한다'는 설명을 받았다고 전했다.

실제 이 표현은 지난해 10월 진보 성향 학부모단체인 '교육희망 울산학부모회'가 조사한 성차별실태 조사 결과에 '착하고 예의바른 딸들이 모여', '치맛자락 사뿐잡고', '순결, 검소 예절 바른 한국 여성 본이라네' 등의 표현이 여성성을 강조한다고 밝힌 바 있다.

결국 이날 학교운영위는 교가 2절 삭제 안건을 승인해 교가를 1절만 부르게 됐다.

이 같은 조치에 학부모들은 과민 반응이라는 지적을 했다. '착하고 예의바른'은 누구에게나 적용 가능한 말이고, '딸들'이라는 표현은 여중이니 딸들이 모여있을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딸'이라는 표현이 성차별적 표현으로 보인다면 이 가사를 수정하면 될 것을 굳이 삭제까지 했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한 학부모는 '순결, 절개, 청순 이러한 표현은 명백한 성차별적 표현이라고 생각하는데 착하고 예의바른은 누구에게나 적용될 수 있는 말이지 않느냐. 딸들이라는 표현도 여중이니 사용할 수 있는 것"이라며 "성차별적 표현이라함은 누구나 들어도 성차별적이라고 생각이 들어야하는데 이번 건은 애매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에 대해 울산교육청은 학교 교가, 교훈 등에 성차별적 표현이 있는지 검토해보라고 권장했을 뿐 꼭 바꾸도록 조치한다는 등의 강제사항은 아니었다는 입장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각 학교에 성차별적 요소가 있는지 검토해보라는 공문을 보냈고, 다른 시도의 교가 수정사례를 첨부해 판단하기 쉽도록 했다"라며 "강제성이 있는 사안은 아니었다"라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여성의 전당을 배움의 전당으로, 여자다워라를 지혜로워라로, 순결을 숭고 등으로 바꾼 사례를 공문에 첨부자료로 제시했다. 시대에 맞지 않는 성차별절 요소 여부를 검사하기 위함이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A여중 결정 내용에 대해서는 "학교에서 결정한 사안이니 결과를 수용할 수 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한편 시교육청은 지난해부터 시행한 성차별적 교가 표현 여부를 점검한 결과 250곳 학교 중 초등학교 2곳, 중학교 5곳에서 가사를 수정한다고 밝혔다. 이들 학교는 건아라는 단어를 우리, 미래 등으로 바꿨고, 소년 우리들 표현을 빛나는 우리들 이라고 수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교육청은 "9~10월에 걸쳐 각 학교에서 보내온 내용을 모니터링을 하고 연말께 모든 학교의 교훈, 교가 등을 점검해 성차별적 표현 등을 정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은정기자 uske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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