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 지나도 외딴 섬인 울산 혁신도시
10년이 지나도 외딴 섬인 울산 혁신도시
  • 울산신문
  • 2020.08.1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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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울산 혁신도시가 조성된지 벌써 10년 세월이 지났다. 하지만 여전히 울산의 혁신도시는 울산에 위치해 있을 뿐, 완전히 다른 세상으로 융화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이를 뒷받침 하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울산 혁신도시로 이주한 공공기관 기혼자 직원 10명 중 4명은 가족을 서울에 남겨두고 '나 홀로' 이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미래통합당 박성민(울산 중구)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공공기관 혁신도시 이전에 따른 지역별 가족동반 이주 현황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울산 혁신도시 이전 9개 공공기관 대상 직원 3,836명 중 가족과 함께 이주한 직원은 1,709명이다. 미혼·독신자를 제외한 기혼자 중 60.2%로 10명 중 6명이다. 울산 혁신도시에서 근무하면서 가족과 떨어져 홀로 사는 직원이 40%나 된다는 이야기다. 원 주거지나 혁신도시 인근에서 출퇴근하는 사람은 37명으로 1%에 불과했다. 

지역별 혁신도시 가족동반 이주율을 보면 제주가 75.1%로 가장 높았다. 부산(68.7%), 전북(66.6%), 울산(60.2%)이 뒤를 이었다. 반면 충북지역은 출퇴근 비율이 35%로 전국 최상위를 기록했다. 혁신도시 이전기관별로는 전북에 국립식량과학원의 가족동반 이주율이 91.4%로 수위를 기록했다. 광주·전남 우정사업정보센터(88.5%), 부산 게임물 관리위원회(84.7%), 전북 국립농업과학원(82.7%) 등도 가족동반 이주율이 높았다. 

울산은 노동부 고객상담센터(81.8%)가 가장 높았다. 이는 고객상담센터의 특성상 울산에 이전한 뒤 울산지역 주민들을 상당원으로 상당수 고용한 덕이다. 반면에 출퇴근 비율은 충북의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이 76.6%로 가장 높았다.  이어 강원의 국립공원공단(62%), 충북의 한국과학기술평가원(56.9%) 순이었다.

왜 혁신도시 이전에 따른 가족 동반 이주가 어려울까. 그 원인도 나와 있다. 혁신도시에 가족동반으로 이주할 때 가장 큰 고려 사항은 정주 여건이다. 정주 대책이 없는 경우 결국 기러기 가족만 양산하고, 혁신도시의 주말 공동화 현상만 부채질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주나 부산 등의 혁신도시에서 가족동반 이주율이 높은 것은 특별분양 단지가 좋은 학군 내에 있거나, 교육·의료·문화 여건이 좋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울산의 경우 타도시에 비해 정주여건이 나쁜 편은 아니다. 울산 혁신도시의 경우 도심에서 가깝기 때문에 지자체와 함께 노력하면 정주 여건을 높여 가족동반 이주율을 충분히 높일 수 있다는 자직도 나오는 상황이다. 

최근 울산 혁신도시에 있는 에너지경제연구원이 부산~울산 통근버스를 운행해온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은 적이 있다. 울산으로 이주한 공공기관들의 '울산화'하지 못한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무늬만 울산혁신도시 이전기관'이라는 비난 여론이 일었다. 실제로 타지역 출퇴근 직원과 기러기 족들이 많은 탓에 울산 중구 우정혁신도시는 밤이나 주말, 휴일에는 인적이 끊긴다. 특히 공공기관 직원 대부분 목~금요일 오후에 떠나는 바람에 공동화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 실제로 울산 혁신도시 공공기관 직원들의 낮은 거주율과 통근버스 운행 등은 혁신도시 발전의 걸림돌이라는 지적이 많다. 

지난해 말 혁신도시와 관련한 우울한 통계 하나가 나왔다. 전국 10대 혁신도시 가운데 최근 7년간 울산 우정혁신도시의 인구 유출이 유일하다는 내용이었다. 국토연구원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혁신도시의 7년간 순유입 인구 18만2,127명 중 51.1%에 해당하는 9만2,996명이 구도심에서 유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혁신도시는 '혁신도시 조성 및 발전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지역발전 거점으로 육성·발전시키고, 국가균형발전과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도시조성 사업이다. 지역 간 혁신도시 순유입 인구는 '주변 지자체→혁신도시' 5,450명(79.9%)으로 가장 많았고, '구도심→혁신도시'는 4,195명(61.5%)으로 나타났다. 특히 혁신도시의 인구 유출은 전국 10대(제주·부산·대구·울산·원주·음성·전주·나주·김천·진주) 혁신도시 가운데 울산의 우정혁신도시가 유일했다. 게다가 우정혁신도시 내 산학연클러스터 용지 입주율은 49.4%로 절반에 못 미쳤다. 

전국의 수많은 혁신도시 가운데 울산만 유일하게 인구가 유출됐다는 이야기는 심각하다. 그동안 울산시가 혁신도시 유치 이후 상생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온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혁신도시와 연계한 지역발전 종합 마스트플랜 수립, 이전기관 측의 공공기관 편의시설 One Stop 서비스 시행 등 하드웨어적인 협력방안 말고도 숱한 지원대책을 만들어왔다. 

문제는 공공기관들이 상생을 위한 의지다. 무엇보다 울산 혁신도시 공공기관 임직원들의 울산사랑이 중요한 부분이다. 자신이 살고 있는 곳에 대한 자긍심을 가져야 진정한 지역 사람이 될 수 있고 상생도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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