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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도심 곳곳에 수십년째 사용하지 않는 목욕탕 굴뚝들이 흉물로 전락한 채 무방비로 방치 및 태풍 등 각종 재난위험에 노출돼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사진은 남구와 북구 주택가 일원에 방치되고 있는 목욕탕 굴뚝 모습.  유은경기자 2006sajin@
울산지역 도심 곳곳에 수십년째 사용하지 않는 목욕탕 굴뚝들이 흉물로 전락한 채 무방비로 방치 및 태풍 등 각종 재난위험에 노출돼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사진은 남구와 북구 주택가 일원에 방치되고 있는 목욕탕 굴뚝 모습. 유은경기자 2006sajin@

울산 도심 곳곳에 수십년째 사용하지 않는 목욕탕 굴뚝들이 흉물로 전락한 채 무방비로 방치되면서 시민들의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

태풍, 장마, 지진 등 자연재해에 따른 피해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어 수십 년간 부식된 채 방치된 굴뚝들이 붕괴될 위험이 있음에도 지자체는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0일 남구 무거동에 위치한 A교회. 이 건물 바로 옆에는 목욕탕 굴뚝이 우뚝 솟아있다. 인근 주민들은 이 건물이 과거 목욕탕으로 운영됐다고 말했다. 목욕탕 운영이 중단된 지 오랜 기간이 지났지만, 목욕탕 굴뚝은 도심 한복판에 덩그러니 방치돼 있다.

말끔하게 정돈된 교회 외관과 달리 굴뚝은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거 같은 모습이다. 과거 높게 뻗은 형상에 사람들이 찾아오기 쉽도록 커다랗게 상호명도 세겼지만, 그 위상이 사라진 지 오래다. 부식으로 상호명은 거의 지워지다시피 했고, 외관 곳곳에는 녹이 슬어 육안으로 봐도 위태로워 보인다.
북구 호계동에 위치한 B 목욕탕 굴뚝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 목욕탕은 지난 7월께 구청에 폐업신고를 했지만,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영업을 안한 지는 1년 가량 됐다고 한다. 1985년께 개업했으니 굴뚝이 지어진 지도 35년이나 된 셈이다.

목욕탕 굴뚝은 과거 벙커C유 보일러를 사용할 때 발생하는 매연을 배출하기 위해 설치됐다. 그러다 도시가스로 전환되면서 사실상 굴뚝은 무용지물이다.
문제는 노후된 굴뚝의 관리와 처리에 대해 이렇다 할 메뉴얼이 없다는 것이다.

그간 울산을 강타한 태풍 '차바','미탁' 등을 잘 견뎌온 굴뚝이지만, 외관상으로도 균열, 부식 정도가 심해 언제 붕괴될 지 모르는 상황이다. 주택가,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위치한 목욕탕 특성상 붕괴되면 그 일대의 재산, 인명 피해는 막대하다. 지난 2016년에는 경북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목욕탕 굴뚝이 파손되기도 했다. 당시 남남서쪽 8km지점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한 후, 일주일 만에 규모 4.5의 여진으로 높이 15m짜리 굴뚝의 상단부가 벌어져 상단부 해체 작업에 돌입하기도 했다.
자칫하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음에도 지자체는 폐업장의 굴뚝에 대해 행정적인 조치도 취하고 있지 않고 있다.

울산시와 각 구·군은 현재 이용되고 있지 않은 폐굴뚝의 정확한 현황파악조차 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목욕업을 한 지 30년 이상이 됐다는 한국목욕업중앙회 울산광역시지회 관계자는 그간 울산시를 비롯해 관할 청에서 단 한 차례도 이와 관련된 안전점검을 실시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4~5년 전 울산시에서 한 담당자가 굴뚝을 해체하는데 비용이 얼마드는지 물어봐 지회 차원에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당시 폐업하고 굴뚝을 이용하지 않는 곳이 30여 곳이 된다고 시에 전달했으나, 지금껏 시는 어떠한 답변도 주지 않고 있다"면서 "수십년 간 목욕탕을 운영하면서 단 한차례도 안전점검을 나왔던 적이 없다. 굴뚝 인근 주민들은 콘크리트가 부식돼 곳곳에 그 잔재들이 떨어진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외관상 페인트 칠을 해 깔끔하게 정비해도 내부의 부식을 막을 수는 없다. 자연재해 등으로 언제 붕괴되도 이상할 게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철거하려면 최소 2,000만원에서 최대 3,500만원까지의 비용이 발생한다.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져 폐업한 사업장에서 그 돈은 전액내기에는 부담이 있다. 지자체 차원에서 일부 부담을 해줘 도심 내 곳곳에 있는 위험한 굴뚝들을 철거해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혜원기자 usjh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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