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물관리, 언제까지 눈치봐야 하나
통합 물관리, 언제까지 눈치봐야 하나
  • 울산신문
  • 2020.08.11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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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울산권 맑은 물 공급 사업이 낙동강 통합 물관리 라는 광역화 된 이름을 달자마자 난관에 봉착했다. 또다시 해묵은 지역 간 갈등이 이번에도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처음부터 예견된 일이다. 영남권 단체장들의 합의로 물꼬를 틀 것 같았던 이사업의 핵심은 낙동강 상류의 남아도는 물을 울산과 부산에 나눠주고, 대신 상류 지역의 주민 복지와 발전을 위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낙동강 상류 지자체들은 협의한 사안이 아니라며 대놓고 반발하는 양상이다. 단적인 예로 지난 5일 환경부가 창원에서 열려던 '낙동강 유역 통합 물관리 방안 마련 연구용역' 중간보고회는 환경단체와 상류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환경부는 당시 용역보고회에서 낙동강 유역 먹는 물 다변화 방안으로 상류 취수원을 활용해 다른 지역에 공급하는 대안을 제시할 계획이었으나 환경단체와 주민들은 지역 이기주의의 극치를 보여줬다.

환경부 방안은 경북 구미 해평취수장이나 안동 임하댐 등에서 원수 30만t을 개발해 대구로 공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통해 이른바 '대구·경북권 맑은 물 공급 사업'이 이뤄지면, 울산시민의 식수원인 사연댐 수위를 조절하는 방법으로 반구대 암각화의 침수를 막고, 모자라는 물은 운문댐에서 하루 7만t을 끌어오는 방안이다. 다른 한 축은 경남 합천 황강 하류와 창녕 강변여과수 등에서 원수 95만t을 개발해 47만t을 부산에 공급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환경부의 이 같은 계획이 알려지자 취수원이 있는 경남 합천과 경북 구미 등 지자체는 주민 재산 피해와 용수 부족 등을 이유로 반발하고 있다. 합천 주민들이 용역 중간보고회를 무산시키며 반대 행동에 나선 상황이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울산 물 문제와 맞물린 구미지역의 경우 아직은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다만 구미지역의 경우에도 이번 낙동강 통합 물관리 사업이 사전에 주민들과 논의한 것도 합의한 바도 없다는 입장이어서 언제든 갈등의 불씨가 되살아날 수 있는 상황이다.

환경부는 국무총리실의 중재 하에 영남권 5개 시·도가 어렵게 합의한 낙동강 통합 물관리 사업이 주민들로부터 예상치 못한 역풍을 맞게 되자 당혹감 속에서도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환경부는 우선 1년간의 연구용역을 통해 마련한 낙동강 통합 물관리 방안에 대한 보고회는 코로나19 상황과 주민 반대 등을 고려해 취소하는 대신 비대면(온라인) 보고회로 전환해 지자체와 전문가, 자문단의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또 개별 사업에 대한 주민과 지자체를 대상으로 비대면 경청회, 공청회, 설명회 등을 열어 충분한 의견수렴 과정을 거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낙동강 통합 물관리 사업의 최대 관건인 주민 수용성 확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은 내놓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할 비대면 의견수렴이 오히려 주민들의 자극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울산의 경우 영남권 광역단체들이 모처럼 합의한 사안이기 때문에 더 절실한 상황이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앞으로 물 문제를 풀어가는 것은 더욱 어렵다는 것이 울산의 고민이다. 환경부에서는 앞으로 권역별 토론회와 지역 설명회를 통해 본류 수질 개선 계획과 수질 사고 등을 대비한 안전한 물 다변화 계획, 지원 방안 등을 내놓고 지역민을 설득할 계획이지만 지금과 같은 방식이라면 해결책을 찾는데 어려움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울산의 경우 식수문제는 자체적으로 해결 가능한 수준이지만 맑은물 공급의 핵심이 ㅂ나구대암각화 보존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여러 가지 변수에 직면해 있다. 여기서 울산시는 보다 냉정하고 객관적인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자적이다. 물문제와 반구대암각화 보존을 연계하는 지금의 방식으로는 울산의 물문제 해결은 언제나 다른 지자체의 이해관계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 고리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울산은 구미든 어디든 연관된 지자체 주민들과 언제든 갈등의 불씨를 가지고 물문제 해결점을 찾아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바로 여기에 울산의 맑은 물 확보 문제가 걸림돌에 묶인 상황이 되고 만 이유다.

낙동강 통합 물관리 사업은 이름만 바꿨을 뿐 지난 2010년부터 시작된 '울산권 및 경북·대구권 맑은물 공급사업'의 연장선이다. 지난 2010년 6월 정부가 이 사업을 고시한 이후 10년째 답보상태인 말 그대로 진전없는 탁상공론이다. 울산시는 "낙동강 통합 물관리 사업으로 지역 물 문제가 해결되면 반구대 암각화의 안전한 보존은 자동적으로 이뤄진다"고 강조하고 "이를 위한 선행사업인 낙동강 통합 물관리 사업이 조속히 추진되도록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지만 답이 없는 메아리에 불과하다. 운문댐 물을 울산으로 가져오겠다는 발상은 그 지역 주민들의 동의를 전제한 사안이다. 이런 상황에서 울산시는 대안 없이 정부만 쳐다볼 일인지 답답한 상황이다. 이런 식의 희망고문이 벌써 10년째다. 이제 이런식의 책임전가가 계속된다면 대안을 찾아야한다. 언제까지 물에 잠긴 세계적인 문화유산을 바라보고 만 있을 것인지 답답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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