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75주년, 울산시의 역사 바로세우기
광복 75주년, 울산시의 역사 바로세우기
  • 울산신문
  • 2020.08.13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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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광복의 날을 맞았다. 벌써 75주년이다. 75번째 맞은 광복절에는 전국적으로 각종 행사가 펼쳐지고 울산에서도 다양한 광복 맞이 행사가 열린다. 코로나 19 때문에 옥외행사는 축소되거나 취소된 경우도 많지만 울산시와 각 구·군에서는 제75주년 광복절을 맞아 태극기 달기 운동 등을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다. 울산시의회에서도 광복절과 관련한 소식이 전해진다. '8·15광복 75주년 독도조례 제정'이다. 울산시의회 이미영 의원이 주도하고 있는 이 조례는 독도교육 지원계획 수립 및 실태조사, 독도교육 활성화를 위한 프로그램 개발, 토론회, 학술대회 등 연구지원 재정 지원 및 협력체계 구축 등의 내용을 담는다.

우리가 광복을 기념하는 일은 내일의 위대한 여정을 위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울산의 경우 광복 75주년이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바로 울산 출신 박상진 선생이 있기 때문이다. 울산은 박상진 선생 등 애국충절의 열의를 온몸으로 실천한 열사들의 고장이다. 울산에서 광복절은 그래서 더욱 의미가 깊다. 광복절을 맞아 우리는 새로운 각오가 필요하다.

그 첫째는 청산되지 못한 일제강점기의 상처를 제대로 치유하는 일이다. 일제는 조선인들이 자신의 역사와 전통을 왜곡되게 알도록 해 일제강점기에 교육을 받은 이 땅의 청소년들이 자국의 조상에 대해 부정적인 지식을 갖게 하려는 목적으로 전방위적인 역사왜곡을 자행했다. 그 잔재가 여전히 우리에게 남아 있다. 무엇보다 1년이 넘게 벌어지고 있는 일본의 경제규제 조치는 아직도 과거사에 대해 한치의 반성을 하지 않는 일본 정치 지도자들의 내면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하지만 울산의 경우 일제 잔재에 대한 청산은 요원하다. 박상진 열사가 있고 충절의 고장이라 이야기하지만 실제로 역사의식은 저급한 수준이다.

우리의 광복절인 8월 15일, 아베의 나라는 패전일이다. 그들의 왕이 항복을 선언한 굴욕의 날, 군국주의와 제국주의의 완장을 찬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는 일본 우익의 야합이 번떡이는 날이기도 하다. 해마다 패전일이면 일본 우익들은 과거를 부르는 일장기를 휘두르며 군국주의 시대의 추억을 소환하는 노래를 틀어댔다. "천황 폐하 만세"가 야스쿠니를 진동할 무렵, '대일본제국 해군' 마크가 선명한 노쇠한 전역병들이 나팔을 분다. 이 기세로 독도를 넘고 울릉도도 삼킬 기세다.

울산의 오랜된 과거에는 동해 바다에 왜구가 득실거렸다. 국가도 민족도 별 의미 없던 시절, 먹고살기 위해 노략질을 일상으로 삼던 무리들이 우리 땅을 제집 마당처럼 들락거렸다. 질서를 잡고 절차를 밟으라고 금을 긋고 예를 가르친 시간, 왜구들은 밝은 날엔 머리를 조아리다 어두워지면 관가의 창고를 털고 민가를 덮쳤다. 그 숱한 반복의 역사 속에 그들이 배운 건 훔친 것을 내 것으로 만들어 오래 간직하는 법이었고 그 학습이 19세기 제국주의를 만들었다. 그래도 뿌리는 한줄기다. 소서노 할머니가 주몽과 결별하고 새로 찾은 땅, 아리수 터전에 깃발을 꽂고 백제를 세웠을 때, 한 무리의 피붙이들이 섬나라를 개척했다. 태양신을 받들고 삼족오 문양을 가슴에 품은 것이 일본의 오래고 먼 과거다. 하지만 지금의 일본은 소서노 할머니로 시작한 자신의 과거 따위는 왜곡하고 무시한다.

지금 현재 벌어지고 있는 한일 무역갈등의 시작은 징용판결이지만 어쩌면 그 뿌리는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부터가 맞다. 군사정권의 탈출구는 경제도약이었고 미국의 눈치를 봐야 하는 일본은 적당한 타협으로 과거사를 덮고 정상 국가가 되기를 희망했다. 광화문 앞에서 무릎 꿇고 용서를 비는 퍼포먼스도 없이 미래를 향해 친구가 되자고 악수할 수 있다니 얼마나 반가운 일인가.
전범기업인 미쓰비시를 보자. 미쓰비시는 강제노역에 동원된 조선인들을 잔학하게 학대한 기업으로 유명하다. 미쓰비시는 2차대전 당시 원폭현장에서 살아남은 한국인들을 끌고 가 폐허가 된 나가사키에서 청소를 시켰던 기업이다. 그 미쓰비시는 오늘까지 강제징용을 인정하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한다.

굳이 미쓰비시 이야기가 아니어도 우리에겐 구마모토라는 도시 이야기도 있다. 울산은 이 도시와 아무 생각없이 형제지간처럼  연을 맺었다. 그리고 양 도시의 사람들이 10년 가까이 오갔지만 그들은 한 번도 그들의 조상들이 오래전 울산 장정들을 끌고 가 노예보다 못하게 부려먹은 일과 열다섯 갓 넘은 처자부터 유부녀까지 마구잡이로 끌고 가 능욕을 벌인 일을 정면으로 사과하지 않았다.
그런 과거의 청산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박상진 장군을 배출하고 최현배 선생의 얼이 서린 고장이지만 이런 일조차 앞장서는 이가 없다. 바로 잡아야 한다. 잘못된 절차를 문제삼고 제대로 따지고 살펴 우호도시든 자매도시든 교류를 이어가는 게 맞다. 구마모토와 하기, 그리고 비젠까지 이번 광복절에는 이들 일본 도시들과의 관계설정부터 제대로 바로잡아 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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