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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버린 독립운동가들  손성진 지음·개마고원·288쪽
우리는 여러 독립운동가를 알고 있다. 하지만 누군지도 모르는 더 많은 이들이 독립운동에 참여해 평생을, 그리고 목숨을 기꺼이 바쳤다. 그 존재조차 알지 못하는 수많은 독립운동가가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기에 우리는 미안함과 부채의식을 느낀다.

이 책은 그런 미안함과 부채의식에서 출발한다. 저자는 일본에 과거사를 잊지 말라고 다그치기에 앞서 우리부터 과거를 기억하는 일에 힘써야 한다는 취지에서, 기억하고 기려야 마땅함에도 우리의 기억에서 흔적조차 찾기 힘든 20인의 독립운동가들을 재조명한다.

8도 연합 의병대를 통솔해 일본군과 싸웠으며 서대문형무소 1호 사형수가 된 허위, 유관순이 활약한 아우내 만세운동의 주역 김구응, 미국에 군사학교를 세워 독립군을 양성한 박용만 등이 그들이다. 저자는 "우리는 나라를 잃은 비극과 그에 맞서 싸운 독립운동가들을 똑똑히 기억하고 그들의 정신을 이어받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내 인생의 사방연속무늬   류소영 지음·도서출판 강·244쪽
사방연속무늬는 동서남북 네 방향 모두로 같은 무늬가 연속으로 배열되는 형태를 뜻한다.
어디로 향하더라도 같은 패턴이 반복되는 답답함과 무력함을 표현하고 싶었던 걸까. 작가 류소영은 오랜 공백을 깨고 펴낸 세 번째 소설집의 제목을 '내 인생의 사방연속무늬'로 정했다.

표제작을 비롯해 9편의 짧은 소설을 실었는데, 이번엔 처음으로 자신의 일터에 관한 이야기를 담아냈다. 교직 경험을 살려 이번 소설집의 많은 부분을 교육 현장을 그리는 서사로 채웠다.

작가는 한국 사회를 아이와 어른을 모두 무한 경쟁으로 내몰고 부와 학벌로 계급을 매기며, 폐쇄적 관료주의와 권위주의로 가득한 공간으로 바라본다. 그리고 사회의 축소판인 학교라는 프리즘을 통해 이를 고발한다.
1973년 부산에서 태어난 류소영은 1994년 '시와시학'을 통해 시로 등단했고 1997년 '문학동네'에 소설이 당선됐다. 소설집 '피스타치오를 먹는 여자' '개미, 내 가여운 개미'가 있다.

혼밥 판사   정재민 지음·창비·236쪽
판결문에는 채 담아내지 못한 인간사의 사정과 각자의 마음을 다시 돌아보며 밥상 위 자신만의 법정을 꾸리는 전직 판사의 법과 사람에 관한 이야기다.
언제나 상처로 시작해서 상처로 끝나는 재판에서 녹초가 된 저자에게는 식사 시간이 곧 회복의 순간이었다.

혼자일지라도 따뜻한 밥상을 마주하면 울적함도 녹아내리고 허한 마음이 훈훈하게 채워지면서 밥상 맞은편으로 사건의 당사자들, 옛 기억 속 사람들을 상상으로 불러 앉힌다.

재판 이야기뿐만 아니라 특급 호텔 총괄 셰프를 만나 판사와 셰프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생각해보고, 여행을 떠나 먹었던 두부 맛도 떠올려본다.
지인의 결혼식에 가서는 어린 시절의 추억 속에 남아 있는 잔칫상의 모습을 기억하며 여유와 사랑이 메말라가는 지금의 우리 사회를 돌아보기도 한다. 강현주기자 usk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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