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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환경부에서 의미 있는 지료가 나왔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이 지난 2018부터2020년 7월까지 전국의 백로류 집단번식지 176개소의 번식 현황을 조사한 자료였다. 이 자료에서 우리나라의 경우 백로류가 7종 3만4,373쌍이 번식하는 것을 확인됐다. 백로류의 지표조사는 환경적 측면에서 매우 유의미하다. 왜냐하면 백로류는 습지에서 먹이를 찾고 산림에서 번식하는 환경지표종이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는 습지 생태계 보호와 백로류 집단번식지 관리를 위한 기초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시행됐다. 연구진은 현장 조사와 지리정보시스템(GIS) 등을 통해 각각의 집단번식지에서 번식종의 구성, 둥지의 수, 번식환경을 확인했다. 
 
이 조사결과 우리나라에서 집단번식하는 백로류는 왜가리, 중대백로, 중백로, 쇠백로, 황로, 해오라기, 흰날개해오라기로 나타났다. 백로류 중 왜가리가 번식하는 곳이 165개소로 가장 많았다. 중대백로 133개소, 쇠백로 57개소, 중백로와 해오라기 각각 48개소, 황로 42개소, 흰날개해오라기 7개소 순으로 뒤따랐다.
 
문제는 울산의 태화강이 백로류 서식지로는 최고의 지역이라는 점이다. 태화강 일대에는 매년 3월이 되면 중백로를 포함해 쇠백로, 황로, 중대백로, 왜가리, 해오라기, 흰날개 해오라기까지 총 7종 백로와 철새 8,000여 마리가 찾아와 둥지를 틀고 번식을 한다. 10월이 되면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로 날아가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여름철새 도래지다. 
 
그뿐이 아니다. 울산시가 가장 최근에 태화강 본류 겨울철 조류 모니터링 결과, 70종 13만5,103마리를 관찰했다. 많이 관찰된 종은 떼까마귀와 흰죽지, 청둥오리, 물닭, 붉은부리갈매기 등이었다. 
 
울산 대표 겨울 철새인 떼까마귀는 2015년 5만5,000여 마리에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10만여 마리가 관찰되다가 올해는 3만 마리가 증가한 13만여 마리가 확인됐다. 또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오다가 이후 모습을 보이지 않던 기러기목 오릿과 황오리도 다시 태화강을 찾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황오리는 오렌지빛이 나는 새로 울음소리가 요란하며 수컷은 검은 목테를 두르고 있다. 울산시는 태화강 하구 하천 생태계가 월동지로서 충분한 환경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흰목물떼새(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도 황오리와 함께 모래 하천을 찾아왔다. 
 
태화강은 이미 국제적으로도 철새의 낙원으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 2017년 울산에서는 아시아버드페어 행사가 열린 적이 있다. 이 행사에 참가한 아시아버드페어 집행위원회 빅토르 유(Victor Yu) 공동위원장은 “바다와 산, 강을 접하고 있는 울산은 아시아권에서 보기 드문 철새와 물새가 다양해 많은 탐조 여행객들이 좋아할 곳"이라고 했다. 
 
아시아 버드 페어에는 아시아 13개국과 비공식 파트너인 영국, 프랑스 등 철새 탐조인 100여 명 이상이 참가하는 아시아권의 철새박람회 성격을 가진 행사다. 이 행사에서 울산은 태화강 탐조대회와 국가별 홍보부스 운영, 떼까마귀 군무 탐조, 울산 시티투어 등 5일간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 그만큼 울산은 이제 철새들의 보금자리로 자리를 잡았다는 이야기다. 이 가운데서도 태화강은 이미 철새의 낙원으로 변모했다. 
 

이와 함께 울산에는 이미 지난해 철새홍보관이 들어서 시민들의 철새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시설은 철새들의 생태 실태 조사 분석 및 연구와 더불어, 철새 생태 체험 및 교육 공간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밖에도 생태관광육성을 위해 필요한 사업과 지역 주민의 문화 복지를 위한 편의 시설을 제공하는 이곳은 옥상에서는 떼까마귀, 갈까마귀 등 겨울 철새와 물까치, 큰부리까마귀 등 텃새를 관찰할 수 있는 철새 전망대가 마련돼 인기를 끌고 있다. 
 
전국의 철새도래지 하면 많은 국민들은 수십만 마리의 가창오리떼가 군무를 펼치는 '군산호'나, 우리나라 유일의 흑두루미 도래지인 '순천만 갯벌', 그리고 창녕의 '우포늪'과 낙동강 하구 '을숙도' 등을 떠올리면서도 정작 우리가 살고 있는 울산은 제외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태화강은 도심 속 전국 최대 규모의 철새도래지다. 이 자원은 매우 특별하고 차별환된 생태 관광자원이다. 실제로 울산은 태화강을 비롯해 여러 지역에서 텃새와 철새를 무더기로 만날 수 있는 철새의 낙원이다. 태화강과 외황강, 회야호 등은 동아시아에서 대양주로 이동하는 철새의 중간 기착지다. 매년 2만 마리 이상의 철새가 정기적으로 찾아온다. 
 
문제는 태화강 국가정원이 대체로 꽃과 식물 생태환경 위주의 테마로 구성됐다는 점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이 바로 철새다. 태화강국가정원의 영역을 보다 확장하고 철새를 태화강 국가정원의 또다른 테마로 활용한 관광자원화는 시급한 과제다. 곧 두루미(학)를 복원한다는 소식도 있다. 이를 제대로 활용해 태화강국가정원이 철새의 낙원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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