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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철호 울산시장(오른쪽)과 이용훈 울산과학기술원 총장이 24일 오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지역 인재 역외 유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2021년부터 울산과학기술원의 지역인재 전형 정원 40명 증원에 대한 발표를 하고 있다. 울산시 제공
송철호 울산시장(오른쪽)과 이용훈 울산과학기술원 총장이 24일 오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지역 인재 역외 유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2021년부터 울산과학기술원의 지역인재 전형 정원 40명 증원에 대한 발표를 하고 있다. 울산시 제공

울산과학기술원(UNIST)이 매년 입시 때 지역 출신 학생만을 별도로 선발하는 지역인재전형 정원을 40명 늘리는 방안이 최종 확정됐다. 늘어난 선발 정원은 내년부터 적용된다.

UNIST의 이번 신입생 선발인원 증원은 정부가 오는 2023년까지 전국의 대학정원을 줄이기로 한 상황에서 얻어낸 이례적인 성과라는 점에서 적지 않은 의미를 갖는다.

무엇보다 다른 광역시에 비해 4년제 대학이 턱없이 부족해 매년 지역의 우수 학생들이 다른 도시로 빠져나가는 '탈(脫)울산' 문제를 조금이나마 완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 돋보인다. 하지만 내년부터 향후 10년간 증원되는 40명의 교육경비 215억원 전액을 울산시가 부담키로 해 시민 세금 투입에 따른 적절성 논란이 뒤따를 전망이다.

송철호 울산시장과 이용훈 UNIST 총장은 24일 오후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울산과학기술원 지역인재전형 정원 40명 증원에 대한 발표를 통해 "내년부터 UNIST의 지역 우수인재 전형 인원을 기존보다 40명 확대해 선발하게 됐다"고 밝혔다.

올해인 2020학년도 UNIST 입학생 중 울산지역 고교졸업생은 지역인재전형 25명과 일반전형 12명을 합쳐 모두 37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번 지역인재 전형 확대로 내년부터는 40명이 증원된 최소 65명이상 지역출신 고교졸업생들이 UNIST에 입학할 수 있게 됐다.

지역인재전형에 일반전형 합격자까지 고려하면 매년 100명 안팎의 지역 출신 학생들이 타지로 떠나지 않고 UNIST에서 학업을 이어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송 시장은 이날 발표문에서 지역 대학교육의 현실에 대해 "울산은 지난 반세기 동안 대한민국 최대 산업도시였지만, 산업현장의 중심이 될 인재들을 교육할 여건은 턱없이 부족했다"면서 "현재 울산에는 총 5개의 대학이 있지만, 인근 부산에 25개 대학과 경남 23개와 비교해도 현저히 적은 숫자다"라고 짚었다.

송 시장은 이어 "특히 지역의 5개 대학 중에서도 4년제 대학은 울산대와 UNIST 2곳 밖에 없는 현실이며, 이러한 부족한 교육 여건은 지역의 인구 감소와 양질의 일자리 부족 등의 문제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문제점을 꼽았다.

송 시장은 또 "실제로 2019년 기준 울산지역 고교졸업생 1만1,305명 중 약 65%인 7,416명이 타 지역 대학으로 진학했으며, 지역대학 부족에 따른 학업 연령층 인구의 이탈은 학부모의 과도한 경제적 부담과 2030세대의 인력 유출 등으로 이어지며 지역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송 시장은 이번 UNIST의 지역인재전형 정원 증원은 이러한 지역의 열악한 대학교육 여건을 타개하기 위한 노력의 결과임을 강조했다.

송 시장은 "그동안 시는 '지역대학유치 추진 전담팀(TF팀)'을 구성하고전문대학교 유치 등 지역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대학유치 전략을 활발히 추진해 왔으며, 특히 우수인재 역외유출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에 힘써 왔다"며 "아울러 시는 UNIST, 교육부 등과 끊임없이 소통해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송 시장은 "UNIST는 국립대학 유치라는 시민 염원을 바탕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관의 특정연구·교육기관으로 설립됐으며, 현재까지 5,000여건의 SCI논문 게재와 3,000여 건의 국내외 특허출원, 90여개의 창업기업 배출 등의 뛰어난 성과로 전국에서 손꼽히는 우수 대학으로 발전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UNIST의 지역인재전형 정원 확대에 대해 시민들은 대체로 환영 입장을 표했지만, 시민 세금으로 증원되는 40명의 교육경비 전액을 지원하는데 대해서는 온도차를 보였다.
송 시장과 이 총장은 이날 언론브리핑에 앞서 시장실에서 '2021년부터 2030년까지 10년간 지역인재전형 선발 인원 40명의 교육경비를 울산시가 부담'하는 내용의 '울산과학기술원 지역인재전형 정원 증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에 따라 울산시는 당장 내년에 6억3,200만원을 시작으로 2022년 12억6,400만원, 2023년 18억9,600만원, 2024년 25억2,800만원 등 향후 10년간 총 214억8,800만원을 지원한다.
반면, 기존 지역인재전형 입학생 25명의 교육경비는 울산시가 아닌 과기부가 전액 부담하고 있어, 형평성 논란의 여지도 남아있다.

무엇보다 울산시와 울주군이 UNIST 발전기금으로 지난 10년간 총 1,925억원을 지원했고, 울산시는 올해와 내년에 마지막으로 각각 70억원을 지원하는 마당에 아무리 지역 출신이지만, 학생들의 장학금까지 시민 세금으로 마련하는 것은 과한 측면이 있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송 시장은 증원분 교육경비를 울산시가 부담하는데 대해 "우선 증원을 위해 정부를 설득할 재료가 필요했으며, 증원이 확정된 만큼 시민을 설득하는 부분은 시가 맡겠다"면서 "물론 지원 예산은 시의회 승인을 받아야 하겠지만, 지역인재전형 정원을 늘리는데 대해 사전에 시의회와 협의했다"고 전했다.최성환기자 csh9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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