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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찜통더위가 찾아왔습니다. 마스크까지 쓰고 다녀야 하니, 숨이 턱 막히는 게 여간 불편하지 않습니다. 다시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니 코로나 때문에 고생하는 의료진들과 공무원들에게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 큽니다. 여름은 더운 게 당연한 것, 햇볕이 쨍쨍해야 곡식들이 여물어갈 테니 더위를 기쁘게 맞이하기로 했습니다.
매미 울음소리와 함께 짧은 여름방학이 시작되었지만, 아이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코로나19 때문에 학년이 바뀌고 학교에서 친구들과 보낸 시간이 짧았던 아이들은 학교에 가는 것이 더 좋다고들 합니다. 오늘은 하빈 선생님의 동시집 '수업 끝'을 책꽂이에서 꺼냈습니다.
"수업 끝!"
학교나 학원에서 아이들이 가장 반가워할 소리입니다. 이 동시집은 모두 4부로 되어있습니다. 제1부 새롭게 생각하기. 제2부 더불어 살기. 제3부 자연과 친하기. 제4부 가깝게 더 가깝게. 시집 속에는 모두 48편의 시들이 들어있습니다.

# 친절한 메일

그래,
알았어.
조금 있으면
소리 지른다고?

천둥이한테서
놀라지
말라고

번   쩍
번개메일이 왔습니다.

번개를 천둥이 미리 보낸 메일이라니 무릎을 '탁' 칠만큼 뛰어난 발상입니다. 하빈 선생님은 순수한 마음을 가진 천상 시인이라 사물을 보는 눈도 아이처럼 맑고 장난스러운 구석이 있습니다.

# 무지개 만들기

소나기 지나간
장독 위

흠뻑 젖은
참새

깃 펼치고
몸을 턴다.

물방울들
뽀얗게 흩어진다.

물방울 사이
작은 무지개 떴다.

-와-, 참새가 무지개를 만들었네!

참새가 만든 무지개가 어떤 것일까? 무척 궁금합니다. 참새가 깃을 털 때 생긴 무지개인가 본데, 참새가 만든 무지개를 구경할 기회가 저한테 올까요? 비가 그친 뒤 참새를 만나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을 듯합니다. 하지만 얼마 전, 오랜만에 간 바다에서 비 그친 뒤 무지개를 보았습니다. 그냥 무지개가 아니라 쌍무지개였습니다. 하늘과 땅을 연결해준다는 무지개는 옛이야기에서 선녀들이 타고 내려오기도 합니다. 무지개를 만나면 뭔가 좋은 일이 있을 듯하고 행복해집니다. 무지개는 짧은 시간만 볼 수 있어 더 귀하고 아름다운 게 아닐까요.

최봄 아동문학가
최봄 아동문학가

# 그리움을 매다는 아이들

외로운 날은

하늘에

별 하나
매달아 놓고
가만히 바라본다.

그 옆에
또 그 옆에
자꾸 매달리는 별들.

창민이
동규
민애

코로나19로 학교에 가지 못하는 아이들이 만나지 못하는 친구들 이름을 부르는 모습을 상상하게 됩니다. 모두를 위해 '사회적 거리 두기'를 철저하게 실천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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