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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등 울산지역 주요 사업장의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한껏 고조됐던 지역 노동계 하투(夏鬪) 분위기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재확산 사태로 주춤하는 모양새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코로나19 국내 재확산 사태에 따라 올해 임금협상 투쟁 승리를 다짐하기 위해 계획했던 임원 현장순회를 보류한다고 26일 밝혔다.

현대차 노조는 "다음주부터 임투 승리를 위해 현장을 조직화하고 조합원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임원 현장순회를 계획했다"며 "하지만 코로나가 재확산되면서 현장정서에 옳지 않다는 판단을 내리고 일정을 보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장 순회가 이뤄지지 않는 부분에 대해 현장 조합원들의 각별한 양해를 바란다"고 전했다.
앞서 현대차 노조는 이달 13일 2020년도 임투 승리를 위한 전 조합원 출정식을 열면서 지역 노동계 하투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데 앞장섰다.

하지만 이후 서울지역에서 사랑제일교회와 광화문 도심 집회를 감염 고리로 국내 확진자가 급증했고, 울산에서도 서울발 감염 사례가 발생함에 따라 적극적인 임투 활동을 벌이기 힘들게 된 상황이다.

이번 사태로 임단협 투쟁 일정에 차질이 생긴 것은 현대중공업 노조도 마찬가지다. 현대중 노조는 1년 넘게 매듭짓지 못한 지난해 임금협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파업의 빈도를 점점 높여오고 있었는데, 이번 코로나19 재확산 사태로 인해 섣불리 파업카드를 꺼내들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실제 현대중 노조는 지난 24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하려던 '하반기 투쟁계획 발표 기자회견'을 전격 취소했다. 이어 25일 오전 예정됐던 쟁의대책위원과 전문위원의 7시간 파업과 부산 현대글로벌서비스 앞 집회도 모두 취소하는 등 임단협 투쟁 계획이 줄줄이 꼬여버린 상황이다.

이처럼 울산지역 민주노총 양대 사업장 노조의 투쟁 활동이 주춤하면서 지역 노동계 전체의 하투 분위기가 가라앉는 모양새다.

지역 노동단체들의 집회나 기자회견 빈도수가 이번 사태 직전보다 눈에 띄게 줄고 있고, 집회를 하더라도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에 주의하며 진행되면서 투쟁 분위기가 좀처럼 살지 못하고 있다.

한 지역 노동계 관계자는 "이전 이맘 때 쯤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노조를 중심으로 고조됐던 지역 노동계 하투 분위기가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영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며 "이러한 분위기가 울산지역 기업들의 임단협 과정에서 노조에 불리한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조홍래기자 starwars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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