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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27일부로 80명을 넘어섰다.
다른 광역시의 확진자 수나 전국적 확산세와 비교할 땐 미미한 수준이지만, 전국의 대도시 중 감염 억제의 모범도시로 꼽히면서 이달 중순까지만 해도 60명대를 유지해온 울산의 입장에선 우려스런 숫자다.

수도권 발(發) 확진자에 의한 n차 감염에, 지역 감염까지 더해진 결과인데, 이날 울산에선 2명의 확진자가 추가됐다.

울산시는 이날 오전 남구 거주 남성 A씨(38)와 중구에 거주하는 남성 B씨(47)가 각각 울산 80번과 81번째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80번 확진자는 79번 확진자의 남편인데, 지난 22일 음성 판정을 받고 자가격리 중 재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79번 확진자는 서울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던 70번 확진자와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 갔다가 감염된 75번 확진자의 딸이고, 감염경로로는 4차 감염이다.
다행한 것은 지난 22일부터 가족 모두 자가 격리 중이어서 추가 접촉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80번 확진자의 두 딸은 역시 자가 격리 중인 이모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또 이날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81번 확진자는 앞서 지난 25일 양성 판정을 받은 시내버스 기사(78번)와 당구장에서 접촉한 인물이다.
두 사람은 지난 17일 당구장에서 함께 배달음식을 먹은 것으로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두 사람의 바이러스 검출량을 볼 때 78번 확진자는 이날 양성 판정을 받은 81번 확진자로부터 감염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로써 울산의 첫 '깜깜이' 감염 사례로 기록될 뻔한 시내버스 운전사인 78번 확진자의 감염 경로는 확인된 셈이다.

하지만 이 운전사에게 코로나19를 옮긴 81번 당구장 접촉 확진자의 감염 경로는 다시 미궁으로 빠진 상태다.
중소기업 사장인 이 확진자는 부인과 자녀 3명 중 2명과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이 확진자가 시내버스 운전사인 78번 확진자와 지난 17일 당구장에서 접촉한 이후 무려 1주일간의 동선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방역당국의 81번 확진자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지난 24일에는 직장에 정상 출근했고, 골프연습장과 카페에 들렀고, 25일에는 출근한 뒤 경주의 한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한 뒤 식당과 커피숍 등을 무방비를 돌아다닌 것으로 드러났다.

당국은 '조용한 전파자'에 무게를 두고 81번 확진자와 촉접한 사람을 분류하고 있으나 행동번경이 울산과 경주에 걸쳐 너무 넓어 구체적인 인물 특정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깜깜이 전파의 우려 속에 8·15 광화문 집회 참가자 중 이날 정오까지 자진 검사를 받지 않은 사람이 90여 명에 달하고 있다.

울산시는 이날까지 광화문 집회 참가자 547명 중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은 사람은 453명이며, 나머지 94명이 검사에 불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행스러운 것은 진단검사를 받은 광화문 집회 참가자 중 코로나19 확진자는 69번과 70번  외에 추가 양성 판정은 없다는 점이다.

게다가 광화문 집회 참가자의 자가 격리기간이 오는 29일 끝나는데, 앞으로 이틀간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광화문 집회 발 코로나19 경계령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된다.
울산시는 수도권에서 시작된 코로나19의 지역 재확산 여부는 이번 주말이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날까지 나온 수도권 발 코로나19 확진자와 n차 감염자는 모두 6명, 지역 감염에 의한 확진자는 10명으로 늘었다.

울산시 관계자는 "산발적인 수도권 발 감염과 지역 감염이 이어지고 있어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의 완벽한 이행만이 코로나19를 예방할 수 있는 최선책이다"며 "다음달 6일까지인 2단계 적용기간 안에 사태를 종식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방역수칙 준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최성환기자 csh9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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