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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호 태풍 '마이삭'이 우려했던 대로 방향을 한반도 동남권으로 잡았다는 소식이다. 예상대로라면 오는 3일 부산 인근에 상륙해 울산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마이삭은 오늘 아침 필리핀 마닐라 동북동쪽 약 900㎞ 부근 해상에서 시속 3㎞의 느린 속도로 동진 중이다. 앞선 예보에서 태풍은 우리나라와 일본 사이 대한해협을 지날 것으로 예상됐으나 상황이 변해 부산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는 예보가 나와 있다. 

기상청은 마이삭이 수요일인 2일 오전 3시 서귀포 남쪽 약 440㎞ 부근 해상에 다다르고 그 다음날인 3일 오전 3시 부산 북서쪽 약 20㎞ 부근 육상을 지나겠다고 전망했다. 이후 태풍은 울산, 경주, 포항 부근을 지나 강원도 동해안으로 빠져나간 뒤 9월4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북북동쪽 약 320㎞ 부근 육상에서 차차 소멸될 전망이다. 

마이삭은 현재 최대풍속 초속 32m의 중간 세기이나 이날 오후 3시께 초속 37m의강한 태풍으로 발달하고 31일 오후 3시에는 매우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매우 강한 태풍일 때 최대풍속은 초속 49m에 달할 수 있다. 바람의 세기가 30m 이상이면 가로수가 뽑히고 낡은 집이 무너지며 35m면 기차가탈선할 수 있다. 초속 40m 이상의 바람은 사람은 물론 큰 바위도 날려버리고 달리는 차를 뒤집을 수 있는 위력이다.

다행히 지난 태풍은 서해상으로 빠져 울산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다를 것으로 보인다. 예상 경로대로 북상한다면 이번주 수요일과 목요일 울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당장 2일 오후부터 울산지역은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가게 된다. 태풍의 개수와 위력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이전 사례를 보면 태풍은 장맛비보다 큰 피해를 몰고 온 적이 많았다. 우리나라의 경우 태풍 '곤파스'가 상륙했던 2010년에는 7명이 숨지거나 실종됐고 '볼라벤'이 강타한 2012년에는 14명, 2016년 '차바' 때는 6명의 인명피해가 났다. 차바는 울산에 치명적인 상처를 준 태풍이다.

유난히 길고 지루한 장마기간 동안 울산은 여러 가지 피해를 봤다. 하지만 이번에는 태풍이 직접 울산을 거쳐간다고 한다. 울산의 경우 태풍에 대한 아픈 기억이 많다. 문제는 아직 유동적이지만 울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당장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태풍이 울산을 관통하면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태풍의 위험지대에 놓이게 된다.

이번 태풍의 경우 제주도와 남해안은 매우 강한 비와 순간 최고 풍속이 초속 30m에 달하는 강한 바람이 예상되고 있다. 기상청은 "태풍의 방향에 따라 우리나라에 폭우나 강풍, 풍랑에 따른 막심한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울산의 경우 지난 2016년 차바의 내습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아픔을 가지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울산의 기상상황이 예전과 달라지고 있고 대비책도 다양하게 제시됐지만 최근 몇 년 동안의 기후변화는 이 같은 안전을 담보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이미 한번 큰 피해를 겪은 상황에서 다시 태풍이 올라온다니 걱정이 앞선다. 무엇보다 철저한 대비가 시급하다.

최근 한반도의 기후 변화가 예사롭지 않다. 지난해 여름의 경우 사상최고의 폭염을 비롯해 최근 몇 년간 울산지역의 여름 기후는 이상기후의 전형이었다. 20년 만의 최고 기온을 기록하는가 하면 연일 폭염주의보가 이어지고 열대야 일수도 크게 늘어났다. 기후 변화는 해마다 체감지수가 민감할 정도로 우리 일상의 문제가 됐다. 이는 해마다 기온이 오르고 있고, 그에 따른 국지성 호우, 폭설 등이 동반되기 때문에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무엇보다 울산지역의 경우 기후 변화에 따른 대책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는 점이 문제다. 각종 재난·재해나 물 관리 문제 등 선제적인 대응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근본적인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태풍이 오면 가슴을 졸이고 비켜가기를 기다리는 수준의 대책은 이제 버려야 한다.

울산지역의 경우 무분별한 난개발이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 때문에 울산시의 관리대상으로 지정된 급경사지만 260곳이 넘는다. 재난과 관련한 대응시스템이나 경고방송, 주민대피 등은 미리미리 점검해야 한다. 재해나 재난사고는 미리미리 대비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선제적 대응만이 확실한 방법이다. 
 앞으로는 기후변화로 인해 자연 재해가 점점 잦아지고 집중호우가 더 강력해지고 있는 만큼 지방하천 안전 설계빈도를 강화하는 것이 시급하다. 울산지역의 경우 도심주변 20여 개 공사장에서 대규모 도로공사가 진행 중에 있다. 이 곳은 집중호우로 인한 지반과 토사, 임시 시설물 등의 붕괴 등 안전사고가 우려되는 지역이다. 이와함께 태풍 때마다 울산은 태화강 범람을 우려하고 있다. 가능한 철저한 대비책을 만들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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