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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철도시설공단이 동해남부선 철도 2단계 구간(일광역∼태화강역) 중 좌천·남창·덕하역 신축역사를 완성했다. 지난 28일 부산 좌천역을 시작으로, 31일 남창역(울산), 9월 2일 덕하역(울산)을 순차적으로 개통하게 된다. 신축역사 개통으로 기존 간이역사를 이용하던 철도이용객은 임시여객통로와 선로 횡단 건널목을 사용하지 않고 새 역사를 직접 이용할 수 있게 된다.

3개 역사는 주변 자연환경과 지역성을 모티브로 했다. 특히 좌천역사는 부산 달음산과 비상하는 매의 모습을 형상화했다. 승강기와 에스컬레이터, 장애인 전용 화장실, 수유 공간 등 편의시설을 대폭 개선했고, 태양광과 지열 등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하도록 했다. 현대식 역사 개통으로 동해남부선을 이용하는 지역주민들의 교통편의가 크게 개선되는 것은 물론 앞으로 남은 태화강역 등 5개 신설역사의 준공이 오나성되면 동해남부선의 위상이 크게 달라지게 된다.

부산 부전역에서 울산 태화강역까지 이어지는 동해남부선 복선전철화 사업은 총 65.7㎞ 구간으로, 오는 2021년 3월 개통 예정이다. 동해남부선 복선전철 개통이 가시화되면서 지금까지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던 동해남부권 개발의 청사진이 하나씩 벗겨지는 중이다. 동해선이 완성되면 울산과 부산은 물론 경주와 포항까지 철도가 연결돼 동해남부권의 생활기반을 완전히 바꾸게 된다. 부산 쪽의 일광지역의 경우 이미 대단위 신도시가 모습을 갖춰가면서 울산권의 젊은층을 흡수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는 중이다. 실제로 울산에서 일광으로 출퇴근을 하는 직장인들이 최근들어 꾸준히 늘어나는 점은 주목해야 할 일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동해남부선과 송정역이 연결되는 시점에는 울산의 철도망은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접근해야 할 상황이 온다는 점이다. 송정역에서 신경주로 연결되는 철도망의 완성은 철도역사에 또다른 이정표가 될 수 있다. 이 부분이 가시화 될 경우 신경주 교통의 요충지가 된다. KTX를 울산역과 부산으로 보내는 동시에 새로운 고속철도를 송정과 포항, 해운대로 보내는 교차점이 되는 셈이다. 소설이 아니다. 이미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이 그림을 그려놓고 국토의 동남쪽과 서울, 더 나아가 북한을 잇는 대륙철도를 구상하고 있다.

철도문제는 울산의 미래를 위한 중요한 기반시설이다. 특히 동해선 송정역 노선 연장은 단순한 철도 노선 연장을 넘어 앞으로 전개될 울산과 부산 경주를 잇는 동해남부권의 교통지도를 흔드는 시발점이 된다. 그런 점에서 광역철도 노선망과 송정역 연장 등 앞으로 닥칠 울산의 철도 문제는 울산의 미래를 그려내는데 결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를 간파한 지역 주민들은 송정역에 대한 노선 연장 문제가 지지부진하자 대정부 건의와 울산시의 적극적인 자세를 요구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는 중이다. 문제는 주민들의 반발이 아니라 울산의 미래를 위해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바람직한가에 있다.

얼마 전에는 부산을 출발해 울산과 강릉을 거쳐 북방으로 통하는 동해선을 유라시아 철도와 연계해 발전시키기 위한 4개 시·도간 협약도 있었다. 4개 시·도는 동해선을 중심으로 인프라 투자와 경제협력 사업을 이행하는 정부의 동아시아 철도공동체 구상 실현에 적극 협력하고, 동해선 철도 인프라 확충에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손을 맞잡았다. 4개 시·도는 동해선 철도 인프라 확충사업을 국가 사업화해 조기에 확충해 줄 것을 중앙부처 및 국회 등을 상대로 건의하기로 했다.

특히 당시 건의문에는 울산 북구 송정역 광역전철 연장 운행과 관련해 '동해선 광역전철화 사업의 연장을 추진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정부에 건의한 동남권 광역철도는 부산과 울산의 생활권을 하나로 묶는 중요한 교통인프라다. 물론 경제성 평가 등 여러 가지 따져 볼 일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투자는 미래를 위한 것이다. 동남권을 출발해 대륙을 잇는 철도는 물류와 인구이동을 포함한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진 미래 인프라다. 이를 위한 투자는 보다 적극적이고 광역화해야 한다. 주민들과의 갈등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울산의 미래를 위해 민관이 하나가 돼 정부에 울산을 위한 미래 투자를 주장하는 일이 우선될 때 미래의 밑그림을 제대로 그릴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전문가들은 울산에 동해선의 가시화와 광역철도망 구축이 이뤄진다면 말 그대로 국제적인 경쟁력을 가진 도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 선결 조건이 바로 철도를 기반으로 하는 울산 철도망의 광역화다. 바로 여기서 울산의 대중교통 문제가 출발해야 한다. 버스노선 조정이 광역시 이후 최대 규모로 이뤄진다면 이를 간과한 변경은 있을 수 없다. 광역철도망을 밑그림으로 두고 대중교통의 지도를 바꿔야 미래의 대중교통망에 혼란을 줄일 수 있다. 이 모든 문제를 고려해 울산의 미래 교통망을 새롭게 짜는 일이 시급한 당면과제다. 서둘러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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