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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철호 울산시장이 2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적인 코로나19 재확산세와 울산 지역사회 감염이 가파른 상승세를 잇자 '코로나19 지역 확산 차단을 위해 지역 내 집단감염 발생지 방문 시민에 대한 진단검사 의무시행 및 집합금지 행정조치' 제18호를 발령하고 있다. 유은경기자 2006sajin@
송철호 울산시장이 2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적인 코로나19 재확산세와 울산 지역사회 감염이 가파른 상승세를 잇자 '코로나19 지역 확산 차단을 위해 지역 내 집단감염 발생지 방문 시민에 대한 진단검사 의무시행 및 집합금지 행정조치' 제18호를 발령하고 있다. 유은경기자 2006sajin@

울산형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행 열흘 만에 울산지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00명을 넘어서면서 지역 내 폭발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울산지역 집단감염 첫 사례로 꼽히는 이른바 '고스톱 모임'에 갔던 노인층의 무더기 감염에다 타지 감염자에 의한 2·3차 확진자까지 더해지면서 2일에만 8명이 추가돼 지역의 전체 확진자는 108명으로 늘었다.

수도권에서 시작된 코로나19의 지역 내 감염이 이처럼 걷잡을 수 없이 번지자 송철호 울산시장은 이날 집단감염 발생지 방문자는 의무적으로 진단검사를 받으라며 행정조치 제18호를 발령했다.

송 시장은 여기에다 코로나19 다수 전파자와 자가격리 위반자에 대해서는 수사의뢰와 구상권 청구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울산시는 이날 울산 101번부터 108번까지 모두 8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확인자 8명은 차례로 67세 남성(북구 거주), 83세 여성(남구), 60세 여성(남구), 80세 여성(중구), 69세 여성(중구), 73세 남성(중구), 46세 여성(북구), 38세 남성(동구)이다.

이날 추가 확진자 8명 중 101번부터 105번까지 5명은 고스톱 모임에서 감염된 95번 확진자와 또다시 고스톱을 치다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역학조사 결과 95번 확진자는 중구에 사는 84세 남성으로 다른 확진자(88번)와 고스톱을 치다가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95번 확진자와 접촉해 양성 판정을 받은 101번부터 105번 확진자는 지난달 27일 96번 확진자의 집에서 모임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시는 이 모임 역시 고스톱 모임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확진자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로써 북구 시티병원 장례식장에서 첫 감염된 88번 확진자가 92번에서 95번까지 4명을 감염시켰고, 95번이 96번과 97번을, 다시 101번에서 105번까지 전파하는 등 고스톱 모임을 통해 코로나19 확진자는 모두 12명으로 늘었다.

또 106번 확진자인 중구에 사는 73세 남성은 90번 확진자와 접촉했다. 107번 확진자인 북구에 거주하는 46세 여성으로,  21세 여대생인 99번 확진자의 어머니다. 99번 확진자는 지난달 25일 제주도를 여행하다 게스트 하우스에서 서울 강동구의 138번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울산 108번 확진자는 동구에 일시 체류 중인 필리핀 국정의 38세 남성으로 특수선 승조원이다. 이 확진자는 지난달 18일 필리핀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해 자가 격리 중이었으며, 지난 1일 격리 해제 전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당국에선 이 확진자가 필리핀에서 입국한 울산 71번과 72번 확진자와의 접촉에 의한 감염으로 추정하고 있다.

울산시는 이날 새로 확진된 8명의 이동 경로와 감염원 등에 대해 심층 역학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거주지 등을 방역소독하고 가족과 동거인에 대해서는 2주간 자가격리 조치했다.

문제는 수도권에서 시작된 코로나19의 전국적 확산세 속에 지역 확진자가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한 지난달 20일 이후 울산의 확진자 수가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점이다.

지역 내 감염은 지난달 20일부터 27일까지는 1~2명에 불과했던 것이 29일 3명을 시작으로 30일 5명, 31일 6명에 이어 이달 1일 5명, 2일 8명으로 늘었다.

송 시장은 최근 지역 내 코로나 확진 추세를 방치할 경우 통제불능 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고 판단, '집단감염 발생지 진단검사와 집합금지'를 명령하는 행정조치 제18호를 발령했다.

송 시장은 이날 오후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갖고 추가 확진자 8명의 감염 경로를 설명하면서 "이는 광화문발 집단 감염이 지역 내 n차 감염으로 폭넓게 확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시는 연쇄적인 감염 전파의 고리를 끊기 위해 긴급 행정명령 제18호를 발령한다"고 밝혔다.

행정명령에 따라 지역 내 집단감염이 발생한 남구 팔등로 17번길 19의 3층 동기회사무실과 남구 눌재로 4번길 9, 남구 봉월로 152번길 8-1(2층)에 지난 21일부터 31일 사이 방문자는 의무적으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아야 한다. 또 남구 눌재로 4번길 9의 건물에는 이날부터 오는 13일까지 집합금지 조치가 내려졌다.

송 시장은 이와 함께 코로나19 다수 전파자인 70번 확진자와 자가격리를 위반한 90번 확진자에 대해 수사의뢰와 구상금 청구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70번 확진자는 8·15 광화문 집회 참가 후 외부활동을 지속하면서 확진 판정을 받았고, 그동안 5명을 직접 감염시키고, n차 감염자도 3명에 이르는데, 더 늘어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 확진자는 시 브리핑, 문자, 언론 등을 통해 집회 참가자를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됨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외출과 타인 접촉을 자제할 주의 의무가 있는데도 이를 위반한 잘못이 있다고 전했다.

또 90번 확진자는 70번 확진자와 접촉한 뒤 시로부터 자가격리 대상자로 통보받았음에도 격리 의무를 위반하고 외부인과 접촉해 코로나19를 확산시켰기 때문에  감염병예방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들에 대한 구상금은 확진자 입원치료비와 접촉자들의 진단검사비, 방역비 등을 고려할 때 약 1억원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이며, 확산 경과에 따라 금액은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시는 아울러 고스톱 모임이 이뤄진 남구 눌재로 4번길 9와 남구 봉월로 152 번길 8-1(2층) 등 2곳에 대해서는 울산지방경찰청에 수사 의뢰할 예정이다.       최성환기자 csh9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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