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호 태풍 '마이삭'이 지나가자 숨고를 틈도 없이 더 강력한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한반도를 향해 북상하고 있어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하이선은 태풍 '매미'보다 강력한 강한 바람을 동반하고 있어 최대풍속 초속 53m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여 태풍의 오른쪽인 위험 반원에 위치한 울산의 피해가 상당할 것으로 우려된다.
3일 기상청에 따르면 하이선은 6일부터 8일까지 직·간접적으로 한반도에 영향줄 것으로 봤다. 울산은 7일 오전께 도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기준으로 하이선은 괌 북서쪽 약 1,000㎞ 부근 해상에서 시속 16㎞의 속도로 서북서진하고 있다. 점차 올라와 일본을 지나 7일 새벽 남해안 인근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의 중심기압은 970hPa, 강풍반경은 350㎞, 최대풍속은 강한 수준인 초속 35m다.
그러다 6일 오전 9시 초속 53m까지 올라가 7일에도 초속 40m선을 유지할 것으로 봤다. 거기다 강풍 반경 또한 최대 520km로 넓어 울산에 도달하기 전부터 강풍의 피해가 시작될 것으로 예측된다. 초속 40m의 바람이 불 시 큰 바위나 사람이 날아갈 정도의 강력한 위력이다.
역대 가장 바람이 셌던 2003년 태풍 '매미'의 최대풍속도 초속 51.1m였다. 마이삭 때 울산 내 최대 강풍 지역이었던 동구 이덕서에도 초속 46m(시속 165.6㎞)로 불어 하이선은 더 센 강풍으로 울산을 강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수축하느냐 확장하는냐에 따라 경로가 달라질 수 있다. 다만 현재 이동경로대로라면 한반도 전체를 그대로 관통하고, 울산이 위험 반원에 위치해 있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태풍 예보에 울산 시민들은 공항상태에 빠졌다.
마이삭이 울산 전역을 휩쓸고 간 자리를 복구하고 있는 와중에 하이선의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이면서 또 다시 속수무책으로 당할까 불안해하고 있다.
이번 강풍으로 지진이 발생했을 때와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 토로하는 고층 아파트 주민은 두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무더운 여름날 갑작스런 단수와 정전 등으로 간밤에 고생한 경험을 토대로, 지역 커뮤니티에선 마이삭 여파가 가시기도 전에 강력한 하이선 대비에 들어가야한다면서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울산의 절반 이상 가량이 이 같은 사태를 겪으면서 생각보다 늦은 복구에 시민들 자체적으로 식수 쟁여놓기, 씻을 물 받아놓기, 보조배터리·랜턴, 라디오 등 재난 준비태세에 돌입한 것이다.
북구 강동에 살고 있는 한 주민은 "바다가 바로 보이는 고층에 살고 있는데, 강력한 태풍과 바다 바람이 겹치면서 새벽에 장난이 아니였다"면서 "전망이 좋아 이 곳으로 이사왔는데, 이 같은 재난 사태에는 속수무책으로 두려움을 감당해야한다. 하이선은 무사히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태풍으로 이날 새벽녁부터 농수산물 도매시장은 청과잡화동, 수산소매동 등은 정전이 됐다. 특히 수산소매동은 정상적인 영업이 불가능해 이날 하루 휴업에 들어가는데 사흘 뒤 더 센 태풍예고에 어안이 벙벙하다.
30년간 이 곳에 장사하고 있는 서모(48)씨는 "태풍으로 인한 정전을 처음 겪었다. 새벽 5시께 친한 상인으로부터 정전으로 난리라는 말에 자다가 부랴부랴 가게에 나왔다"면서 "현재 급하게 수족관에 산소 발생기를 투입해 자체적으로 가동하고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수온을 맞추는 것이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수온을 맞출 수가 없다. 그러면 수족관에 있는 어패류들의 신선도를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폐사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언제 원상복구될 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더 강력한 태풍이 또 올라오고 있으니 영업을 재개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지금보다 앞으로의 영업이익 손해가 만만치 않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상인은 "다행히 가게 내부 피해는 없는 상황이지만, 하이선은 어떤 피해를 가져올 지 알 수 없다"면서 "코로나19로 매출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태풍의 위험으로 더 어려워질 것 같다"고 했다. 정혜원기자 usjh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