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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구조를 실제와 비슷하게 구현한 3D 이미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출처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구조를 실제와 비슷하게 구현한 3D 이미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출처

울산시 행정명령 제18호의 진원지인 '고스톱 모임'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에 의한 지역 내 n차 감염이 현실화되고 있다.

고스톱 모임에 갔다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확진자와 접촉한 가족과 동네의원 직원 등 2명이 3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여기에다 다른 경로의 감염으로 추정되는 37세 남성 1명도 확진 판정을 받아 이날 울산의 전체 확진자는 111명을 늘었다.

울산시는 이날 중구에 사는 60세 남성과  남구에 사는 31세 여성이 각각 109번과 110번 확진자로, 남구에 거주하는 37세 남성도 양성 판정을 받고 111번 확진자로 등록됐다고 밝혔다.

이날 양성 판정을 받은 109번 확진자는 지난달 27일 고스톱 모임에서 감염된 105번 확진자의 남편이다. 함께 사는 109번 확진자의 아들은 음성으로 나왔다. 또 의원 직원인 110번 확진자는 고스톱 모임 확진자인 104번의 접촉자다.

104번 확진자가 지난달 31일 중구에 있는 의원을 다녀가면서 이 직원과 접촉한 것으로 파악됐다. 110번 확진자는 부모와 동생 세 식구와 함께 생활하고 있으며, 가족들은 이날부터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111번 확진자는 100번 확진자와 함께 다니는 주짓수(종합격투기) 체육관에서의 접촉에 의한 감염으로 보인다. 100번 확진자는 지난달 29일 울산을 방문한 서울 사촌형과 친구와의 접촉에 의한 감염으로 추정된다.

무엇보다 이번 고스톱 모임의 연쇄 집단감염은 '깜깜이' 확진자로부터 시작됐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깜깜이 확진자는 바로 88번이다. 남구에 거주하는 67세 남성인 88번은 지난달 22일 북구 소재 장례식장을 방문한 후 24일부터 29일 사이 4차례 남구의 의원과 약국을 방문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방역당국은 88번 확진자의 동선 만 확인했을 뿐 아직 정확한 감염경로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깜깜이 확진자에서 시작된 감염이 '고스톱 모임'이라는 지역 내 첫 집단감염으로 번졌고, 여기에 더해 n차 감염자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88번 확진자에 의해 고스톱 모임 참석자인 95번 확진자가 1차 감염된 뒤 다시 95번이 104번과 105번을 2차 감염시켰고, 이들은 또다시 109번과 110번에게 3차 감염을 일으켰다.

이로써 '고스톱 모임'에서 시작된 울산의 코로나19 확진자는 n차 감염까지 모두 13명으로 늘었다. 이들에 의한 추가 감염이 우려되는 상황인데, 방역당국은 이날 추가 확진자의 자택과 직장에 대한 방역소독을 마쳤고, 접촉자를 파악하기 위한 정밀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다행스런 점은 수도권에서 시작된 코로나19의 전국적인 확산세 속에 울산도 지난달 중순 이후 빠르게 늘어나던 확진자 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는 점이다.

울산의 확진자는 지난달 29일 3명에서 30일 5명, 31일 6명, 이달 1일 5명에 이어 지난 2일에는 8명으로 늘어나며, 지역의 1일 확진자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이날 확진자 수는 3명으로 꺾였다.

울산시는 수도권 교회·집단시설 방문자와 8·15 광화문 집회 참가자에 의한 코로나19 확산 가능성은 소멸된 만큼 이번 노인층을 중심으로 한 '고스톱 모임'에서 시작된 집단감염의 확산 차단이 상황관리의 관건으로 판단, 이 부분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시는 우선 지난 2일 발령한 행정명령 제18호인 '고스톱 모임 참석자 진단검사'와 '모임 장소로 이용된 건물에 대한 집합금지'의 이행을 위한 안내문자와 언론, 방송자막 등 홍보수단을 총 동원하고 있다.

시는 지난달 21일부터 31일 사이 '남구 팔등로 17번길 19(3층 동기회사무실)'와 지난달 20일에서 31일 사이 '남구 눌재로 4번길 9'와 '남구 봉월로 152번길 8-1(2층)' 방문자는 예외없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으라고 요청했다.

시는 이와 함께 감염예방법을 위반한 코로나19 다수 전파자와 자가격리 위반자로 지목돼 구상권을 행사키로 한 70번과 90번 확진자에 대한 1억원 규모의 구상금 청구를 위한 본격적인 소송 준비도 서두르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코로나19의 확산 차단을 위해서는 시민의 절대적인 협조와 철저한 생활방역이 필요하다"며 "상황의 위중함을 감안해 개인 외출이나 모임, 집회 참석을 자제하고, 기업과 사업체에서도 직원의 재택근무를 독려하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최성환기자 csh9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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