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함께 걸을래요? 대숲에 걸린 은하수 아래로
우리 함께 걸을래요? 대숲에 걸린 은하수 아래로
  • 조홍래 기자
  • 2020.09.03 20:31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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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플레이스-태화강 십리대숲]
도심 한가운데 자리한 사계절 죽림욕장
낮보다 밤이 더 아름다운 은하수길 압권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한국관광 100선
태화강 전망대·십리대밭교 등 인기몰이

태화강 산책길을 따라 걷다보면 한 순간 가슴이 시원하게 트이는 광경을 만나볼 수 있다. 울산 12경 중 첫 손에 꼽히는 '십리대숲'이 그것이다. 70만 그루의 곧게 뻗은 대나무가 도심 한가운데를 수놓고 있는 모습은 가히 장관이다. 태화강 줄기를 따라 십리에 걸쳐 있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십리대숲은 울산 무거동 삼호교부터 태화교까지 4㎞구간에 폭 20~30m, 전체면적 약 10만m²에 이른다.

낮보다 밤이 아름다운 태화강 십리대숲의 은하수길. 울산시 제공
낮보다 밤이 아름다운 태화강 십리대숲의 은하수길. 울산시 제공

십리대숲 일대는 원래 밭과 논으로 이뤄져 있었는데, 일제강점기 당시 물난리 때마다 태화강이 범람하면서 주변 전답들이 백사장으로 변해버리곤 했다고 한다.

#일제강점기 강 범람 막기위해 대나무 심어
이에 주민들이 대나무를 심기 시작하면서 오늘날의 규모로 이르게 됐다고 전해진다.

한때는 이곳에 도시 개발 계획이 추진되면서 십리대숲이 사라질 위기에 처한 적도 있었지만, 주민들의 반대로 대숲을 보전하는 쪽으로 정책이 추진되면서 현재는 울산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거듭났다.

대숲에 가까워지기 시작하면 벌써부터 향긋한 대나무 향기가 코끝에 퍼진다. 도시의 탁한 공기에 시달려 있던 코가 정화되는 기분이다. 십리대숲이 울산의 허파라 불리는 이유다.

대숲 사이로 나 있는 산책로를 따라 걷다보면 온 세상이 초록빛으로 물든다. 바쁜 일상 속에서 하루 종일 지쳐있던 눈이 편안해지는 순간이다. 대숲을 걸을 때면 자연스럽게 걸음이 느려진다. 때때로 걸음을 멈추고 대숲 가운데 놓인 벤치에 앉아보기도 한다. 바람에 흔들리는 대숲의 모습은 마치 물결, 댓잎이 바람에 쓸리는 소리는 파도 같다. 눈과 귀가 시원해진다.

높은 빌딩과 수많은 차량들이 오고가는 도시 한가운데서 사계절 내내 죽림욕을 즐길 수 있다니, 그야말로 '힐링'의 공간이다.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한국관광 100선'에 십리대숲이 꼽힌 이유를 알만 하다.

십리대숲의 밤은 또 다른 매력을 품고 있다. 마치 대숲에 별을 걸어놓은 듯 한 풍경이 펼쳐지는 십리대숲 은하수길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십리대숲 은하수길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SNS를 통해 빠르게 입소문이 퍼지면서 울산 방문 시 필수 관광코스로 자리 잡았다.

야간조명이 압권인 십리대밭교도 함께 유명세를 타면서 십리대숲은 낮보다 밤이 더 북적이게 됐다. 십리대밭교는 중구 태화동 십리대밭~남구 신정동 태화강 둔치를 잇는 길이 120m, 폭 5~6m의 보행자 전용 교량이다. 태화강 대숲을 걷다보면 대숲의 정취를 더하는 만회정도 만나볼 수 있다.

태화강 대공원을 한눈에 조망하는 태화루.
태화강 대공원을 한눈에 조망하는 태화루.

#대숲의 정취 더하는 만회정
만회정은 조선 중기 때 부사를 지낸 만회 박취문(1617~1690)이 세운 정자로 1800년대에 소실된 것을 2011년에 다시 세운 것이다.

만회정 아래 강변에는 솟은 바위에 한자로 관어대(觀魚臺)라 새겨져 있고, 주변에 자라 그림과 서장성의 시가 새겨진 바위도 함께 볼 수 있다.

십리대숲을 나서면 생태하천으로 유명한 태화강 산책로를 비롯해 16만㎡에 계절 꽃을 심는 초화단지, 실개천 등이 조성된 태화강대공원도 볼거리로 충분하다.

태화강전망대를 찾아 십리대숲을 한 눈에 내려다보는 것도 놓칠 수 없는 경험이다. 태화강전망대는 취수탑을 리모델링한 것인데 조망대와 360도 회전하는 카페가 있다.

태화강 너머로 십리대숲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대에 서면 이곳을 찾길 잘했다는 기분이 절로 들게 된다.

태화강 대공원과 전망대.
태화강 대공원과 전망대.

#태화동 먹거리단지 130여곳 성업
만약 남산나루에서 나룻배를 타고 강을 건넌 다음 전망대를 오른다면 즐거움이 배가 될 것이다. 남산나루는 태화강에 다리가 없던 시절 강을 건너는 유일한 수단이었다. 1970년대 초에 사라진 나루를 재현해 나룻배의 정취를 맛보게 해준다.

대숲에서 태화교 쪽으로 다가가면 영남지역 3대 누각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는 태화루를 마주한다. 1592년 임진왜란 전후 멸실된 뒤 400여년만인 2014년 재건된 태화루는 2층에 오를 경우 태화강과 태화강 대공원의 자연경관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다.

강변을 따라 삼호교 방향으로 조금만 거슬러 올라가면 음식점들이 즐비한 먹거리단지가 십리대숲을 즐긴 관광객들의 허기를 채워주기 위해 기다린다.

이곳 십리대밭 먹거리 단지에 입점된 가게는 모두 130여개소로 유명 체인점과 일반음식점, 한식과 양식, 커피숍과 전통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업종의 가게들이 늘어서 있다.

십리대숲 은하수길.
십리대숲 은하수길.

#태화강 대공원 연중 다체로운 행사
십리대숲을 찾으면 좋은 점은 십리대숲이 자리한 태화강대공원 일대에서 연중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진다는 것이다. 매년 여름이면 대숲에서 오싹한 귀신들을 만날 수 있는 태화강대숲납량축제가 대표적이다.

울산연극협회가 주최하고 울산시와 중구 등이 후원하는 이 행사는 태화강 십리대숲 중 300m 코스를 6개 공포 테마로 꾸며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야외공연장에선 연극과 뮤지컬, 공포 영화 상영 행사도 열린다.

5월이면 꽃향기에 흠뻑 취할 수 있는 태화강 봄꽃 대향연 행사를, 10월이면 드넓은 국화꽃밭을 구경할 수 있는 가을국향 축제를 즐길 수 있다.

7~8월에는 울산의 시조(市鳥) 백로를 관찰할 수 있는 백로생태학교가 열려 어린이들에게 유익한 체험기회를 제공한다. 이렇게 사계절 내내 볼거리, 즐길 거리가 풍성하니 십리대숲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을 만하다.  조홍래기자 starwars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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