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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화강 국가정원이 태풍 하이선의 영향으로 국가정원 지정 이후 두 번째 침수 위기를 겪었다. 다행히 이번 태풍은 예상보다 큰 피해를 주지 않고 지나가 완전 침수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태화강 국가정원의 정기적인 발전 방안을 위해서 근본적인 치수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북상할 당시 상황은 긴박했다. 오전에 태화강에 홍수주의보가 내려지고 정전, 도로 통제, 항공기 결항 등 피해가 속출하면서 시민들의 걱정도 커졌다. 태화강에는 지난 7일 오전 8시 40분 홍수주의보가 발령됐다가 3시간여 만에 해제됐다. 이 무렵 울산지역의 강우량은 120㎜ 정도였지만 태풍의 상륙지점이 울산 남쪽 해안이어서 우려가 컸다. 다행히 더 이상의 집중호우는 없었지만 앞으로 닥칠 또 다른 재해에 대한 우려는 여전한 상황이다.     

이번 태풍으로 태화강 하부도로와 둔치 상당 부분이 물에 잠겼다. 태화강이 물에 잠긴 것은 지난해 태풍 미탁과 2016년 태풍 차바 등 최근에만 세 번째 일이다. 지난해 태풍 미탁으로 인해 이틀간 내린 울산 도심의 강우량은 171㎜, 태화강 상류인 삼동지역은 242㎜, 상북지역은 163.5㎜, 두서지역은 233.5㎜의 강우량을 기록했다. 이번 태풍이 상대적으로 강우량이 적었다는 게 범람을 막은 결정적인 요인인 셈이다. 

하지만 태화강은 상류댐의 홍수조절 기능이 취약해 상시적인 범람위기를 겪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부터 현재까지 세 번에 걸친 태풍의 급습으로 대곡댐, 사연댐, 대암댐 등 태화강 상류에 있던 3개의 용수댐들이 만수위 넘기면서 태화강으로 한꺼번에 물을 쏟아내는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태화강이 물에 잠긴 기록을 보면, 1991년 8월 23일 태풍 '그라디스'(강우량 417.8㎜), 2005년 9월 6일 태풍 '나비'(327㎜), 2016년 10월 5일 태풍 '차바'(266㎜)를 비롯해 지난해 미탁까지 태풍이 아닌 집중 호우 때도 서너 차례에 걸쳐 범람 위기를 맞으며 태화강 둔치는 물에 잠겨야 했다.

태화강 치수문제는 태화강국가정원의 지정과정에서도 약점으로 작용했다. 홍수 시 정원시설물에 대한 침수 대응책, 국지성 호우나 태풍으로 인한 정원침수 등의 문제는 국가정원 지정과정에서도 수없이 제기돼 왔던 지적들이다. 울산시는 빗물을 모아 하류로 흘려보내는 것이 하천의 순기능임을 고려할 때, 태화강 범람이나 침수를 완전히 예방할 수는 없다고 보고 있다. 대신 비 피해를 최소화하는 관리 방안, 피해가 발생했을 때 신속히 복구하는 방안 등을 마련해 놓고 있다. 

최근 울산연구원은 태화강 국가정원 침수 관리방안을 분석한 바 있다. 이 자료를 보면 울산연구원은 태화강 침수 원인으로 △강우 시 태화강 하천수위가 높아지면서 국가정원 실개천으로 태화강 하천수가 역류해 실개천 입구부터 침수되는 데다△태화강에 오산대교 교각이 설치된 뒤 유수 흐름이 저해돼 태화강 수위변화에 영향을 줘 국가정원의 침수를 부추기고 있고 △태화강의 수위변화로 명정천 하천수 흐름이 원활하지 않아 국가정원으로 월류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침수를 막을 수 있는 방안으로는 십리대밭교 일대 국가정원 실개천 입구에 자연 제방을 만들고 수문을 달아 태화강하천수의 역류를 방지하자는 안과 명정천 하류와 국가정원 실개천이 만나는 오산광장 일대에 자연제방을 쌓아 명정천 하천수의 월류를 막자는 안, 야외공연장을 저류지로 활용해 실개천 월류를 저감하자는 안 등이다. 

문제는 어떤 방식이든 장기적인 과제로 서둘러야 한다는 점이다. 태화강의 치수문제는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하지만 당장 서둘러야 하는 시급한 현안이라는 이중적인 문제다. 물론 수질 관리도 당면한 과제다. 태화강 유역의 오수관거를 재점검하고 자연형 하천과 인공하천 구간을 구분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인공적인 정원이 아닌 태화강의 생태요소를 반영한 생태 국가정원 조성이 필요하다. 백리대숲, 바람길, 철새 자원 등 태화강 생태자원의 효율적 관리 필요성에 주안점을 갖고 십리대숲의 가치를 제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와 있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생태자원의 가치를 활용할 수 있는 물관리가 시급하다. 최대한 환경을 훼손하지 않는 상태에서 태화강의 유지수를 관리하고 재해 때 멈람 등 훼손을 막는 장치가 핵심이다. 

물론 이같은 문제들을 모두 충족시키는 방법은 쉽지 않다는 것은 공감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어차피 장기적인 관점에서 해결해야 하는 숙제이기도 하다. 태화강이 가진 한계를 제대로 바라보고 이를 기본으로 깔고 치수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것은 울산시의 과제다.

치수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태화강 국가정원의 미래도 밝지 않다는 사실은 자명하다. 지금부터라도 이 문제를 핵심과제로 삼아 철저하게 준비하고 점검해서 대책을 찾아야 한다. 물론 정부에서도 태화강 치수 문제에 예산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예산지원이 이뤄지지 않는 치수는 공염불이라는 점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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