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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적인 집단 감염이 우려됐던 현대중공업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위험 고비를 넘겼다.

지난 9일 현대중 내 첫 확진자와 접촉했거나 감염 가능성이 의심되는 직원 1,894명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전수 조사 결과, 추가 확진자는 없었다.

회사 측은 가슴을 쓸어내렸고, 자칫 대규모 자가격리로 장기간 묶일 뻔 했던 현대중 직원 2,000명은 10일 정상 출근하면서 사태가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현대중공업 내 첫 확진자인 115번에서 시작된 지역내 n차 감염에다 전파 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와 해외발까지 10일 울산에선 5명의 확진자가 추가됐다.

발 빠른 대응으로 대규모 집단 감염은 막았지만, 아직 안심할 단계가 아니라고 보건당국이 경계령을 내리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울산시는 이날 코로나19 확진자가 5명 추가 발생해 지역 내 누적 확진자는 131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추가 확진자는 중구에 거주하는 26세 남성(울산 128번)과 역시 중구에 거주하는 54세 여성(129번), 울주군 거주 59세 여성(130번), 울주군 거주 50세 남성(131번), 울주군 거주(132번) 등이다.

이들 추가 확진자 중 129번, 130번은 앞서 확진받은 현대중공업 직원 아내(125번)의 부동산 사무실 동료들이다.

이로써 현대중공업 첫 확진자인 115번에서 시작된 코로나19 감염자는 10명으로 늘었다.

그런데 이번 현대중공업발 코로나19 사태의 최초 전파자는 감염 고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115번이 아니라 직장 동료인 다른 확진자나 가족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보건당국은 타 지역에서 감염된 확진자가 현대중 직원에게 옮겼고, 이 직원이 다시 115번에게 전파했는데, 단지 확진 일자에 따라 부여된 번호로 인해 115번이 최초 감염원으로 지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확진자와 가족 등을 상대로 정밀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한편, 이날 확진된 131번은 지난 5일 두통 증상을 보여 9일 검사 결과 양성 판정을 받았으나 아직 정확한 감염 고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또 128번 확진자는 해외 입국자로 접촉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당국은 앞서 지난 9일 확진자 6명 발생한 현대중공업 외업1관 건물 근무자 2,000명가량을 진단 검사했으나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내에선 추가 확진자가 없어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회사 측은 일단 115번 확진자와 밀접 접촉자로 분류된 60여 명의 직원들에 대해 2주간 자가격리 조치하고, 음성으로 나온 2,430명의 직원들에 대해서는 이날 오후부터 정상 출근을 통보했다.

다만, 이날 현대중공업 직원의 아내(125번)와 관련한 지역 감염자 2명이 발생함에 따라 보건당국은 자택과 동선에 대한 방역과 함께 추가 접촉자 등을 파악하기 위한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와 함께 이날 추가 확진자 4명의 가족에 대한 검사를 진행하고 상세 동선도 조사하고 있다.

보건당국은 현대중공업의 대규모 집단감염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지역에선 아직 여전히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코로나19 확진자들이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과 마스크 쓰기 등 생활 속 방역에 소홀함이 없도록 주의해 줄 것을 당부했다.

울산시는 지난달 중순 이후 발생한 8·15 광화문 집회발 연쇄 감염에 이어 이른바 '고스톱 모임'에서 시작된 노인층 집단감염과 이번 현대중공업 사태까지 자칫 감염 폭발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고비를 넘겼다고 판단, 세밀한 상황 관리와 함께 산발적 감염 억제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최성환기자 csh9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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