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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가 다시 한 번 울산 시민과 약속을 했다. 강동관광단지 개발의 핵심사업인 '워터파크지구(강동 롯데리조트) 조성'을 협약식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재개할 뜻을 밝혔다. 울산시는 지난 8일 이동권 북구청장, 하석주 롯데건설(주) 대표와 함께 '강동관광단지 워터파크지구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2007년 2월 착공됐다 경기 불황 등으로 2009년 공정 37% 상태에서 공사가 잠정 중단된 강동관광단지 워터파크지구 공사재개를 위해 마련됐다. 이날 협약에 따라 워터파크지구(강동 롯데리조트) 조성은 당초 3,100억 원에서 1,400억 원이 늘어난 약 4,500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북구 정자동 산 35-2번지 일대 10만8,985㎡에 내년 상반기 공사를 재개해 오는 2023년 말 완료하게 된다.

워터파크지구에 도입되는 시설은 숙박시설, 가든 풀&스파(Pool&SPA), 글램핑존, 가든카페 등이 있다. 우선적으로 글램핑존, 가든카페 등 일부시설은 내년 12월 개장을 위해 추진하고, 숙박시설 등 전체시설은 2023년까지 조성할 예정이다. 세부계획을 살펴보면 4계절 자연속에서 다채로운 경험을 즐기는 아웃도어 풀, 테라피 스파, 한방 스파 등 가든 풀&스파(Pool&SPA), 커플 및 가족 글램핑, 케빈 및 캐라반 등 글램핑존, 전문식당가, 어린이 건강 체험시설 등 가든카페를 조성한다. 또 휴양 콘도미니엄 등 숙박시설은 294실에서 약 950실로 늘려 울산의 부족한 숙박시설을 확충하고 체류형 관광이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롯데의 워터파크지구 건설이 가시화되면 울산시의 야심작인 '강동관광단지 조성사업'은 탄력을 받게 된다. 이 일대는 청소년수련지구, 복합스포츠지구, 타워콘도지구, 워터파크지구, 테마파크지구, 연수여가지구, 건강휴양지구, 허브테마지구 등의 시설이 들어서 울산의 체류형 관광단지의 핵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갈 길이 멀다. 지난해 롯데 창업주인 고 신격호 회장의 장례직후 롯데측은 창업주의 고향인 울산에 여러 가지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당시 울산시민들이 무엇보다 반가워 한 것은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공간도 조성할 것이라는 청사진이다. 롯데는 300억 원을 투자해 태화강역 인근에 위치한 롯데정밀화학 부지 내에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아트센터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롯데는 '신격호 재단' 설립 후 롯데정밀화학 부지를 일부 매입해 지역 명소가 될 수 있는 아트센터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신격호 명예회장의 고향인 울주군 삼동면 둔기리 일대에 위치한 별장 부지를 수자원공사, 울주군 등 관계 부서와 신격호 명예회장의 한정후견인 등과 협의해 시민들이 자유롭게 접근해 휴식, 관광,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친수공간을 조성, 일반에 공개하는 방향으로의 추진을 검토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들 사업은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 별다른 진척이 없다.

롯데는 최근 울산에서 지주사를 만드는 등 지역과의 연계사업 확대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그동안 사업 추진과 철회를 반복한 과거 때문에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사업성이 없으면 매각하는 롯데의 전력이 이번에도 재연될까 걱정하는 목소리다. 울산은 지금 장기간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롯데가 만들어주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울산시도 롯데의 사업추진에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협약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사업 주체인 롯데의 의중을 제대로 파악하고 건설에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지속적인 독려를 해야 한다. 강동개발의 핵심은 유통과 관광에 있다는 사실을 울산시는 분명히 짚고 사업 추진에 나서야 한다. 어떤 방식이든 강동권 개발의 핵심은 관광 인프라를 만드는 데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미 많은 노하우를 가진 대기업의 집중적인 투자에 있다. 무엇보다 롯데의 투자를 더 많이 이끌어내는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다.

여기서 중요한 문제는 롯데의 분명한 태도다. 협약까지 했으니 당연히 추진한다는 것은 이제 울산시민들이 믿지 않는다. 강동권개발사업의 핵심시설인 리조트의 경우 지난 2009년 6월 공정 37% 상태에서 사업이 중단했다가 다시 재개할 때도 협약식을 한 바 있다. 롯데 측은 공사 중단 7년이 지난 뒤 다시 공사를 재개했지만 불과 3개월 만에 또다시 중단한 전력이 있다. 울산시는 이런 전력을 제대로 짚어보고 롯데의 사업추진에 보다 적극적인 대응을 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속도다. 이번 협약에서도 롯데는 공사재개 시점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종이 한 장으로 공사가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에 시민들은 지쳐 있다. 대기업의 신뢰가 땅에 떨어진 좋은 사례다. 롯데의 확실한 투자와 속도감 있는 건설 추진에 울산시는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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