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칭 제대로 만들어야 도시 브랜드 산다
명칭 제대로 만들어야 도시 브랜드 산다
  • 김진영
  • 2020.09.15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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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은 일반인들이 알고 있는 것과 달리 놀라운 역사와 문화를 가진 도시다. 이 때문에 울산의 여러 지역 명칭을 제대로 만들고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최근 이예대교로 불린 울산 옥동~농소1 도로 개설 구간 태화강 신설 교량 명칭이 '국가정원교(National Garden Bridge)'로 정해졌다. 울산시는 지명위원회를 열고 도로시설물 명칭 제정건을 심의하고 이같이 결정했다. 지명위는 이날 남구 무거동~중구 태화동 일대 옥동~농소1 도로 개설 구간 내 울산을 대표하는 태화강 국가정원을 가로지르는 신설 교량 명칭 제정 건을 심의했다.

이 안건은 울산 시민뿐만 아니라 태화강 국가정원을 방문하는 방문객에게 누구나 알 수 있는 인지도 높은 다리 이름이 되기를 바라는 지역 주민 의견이 반영됐다. 지명위는 지역주민 의견과 교량 위치, 지역성, 인지도, 활용성 등을 종합 검토·심의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그동안 가칭 '이예대교'로 불린 신설 교량 명칭이 '국가정원교'로 공식 제정됨에 따라 교량 명칭에 대한 혼선을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홍보하겠다"고 말했다.

얼마전에는 울산 울주군에서 '지명이야기' 홈페이지 운영을 시작했다. 인문 지명지리정보 홈페이지 '울주군 지명이야기'는 지명과 관련된 자연마을 유래, 설화, 역사유적, 생활풍속, 종교, 언어, 정신문화 등 지명과 관련된 인문학적인 정보를 담고 있다. 이 내용에 GPS 위치가 포함된 디지털 지리정보로 가공해 유·무형의 향토문화를 보존하고 적극 홍보하기 위해 구축됐다.

지명과 관련된 △자연마을 유래 △설화 등 공업화와 광역시 승격 이후 급속한 도시화로 옛 모습이 사라져 가는 향토 인문정보 DB 전산화 △지명사전 검색 서비스 제공 및 GPS 위치 기반의 지명지리지도 검색 △'hi-story'라는 이름으로 지명 관련 전설, 설화, 구전, 일화, 웹툰 제공 △12개 읍·면 마을지명을 시각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삽화지도 제작 등 다양한 콘텐츠를 구축하고 있는 중이다. 앞으로 울주군은 지명 유래 조사나 지명 위치 찾기, 산업공단 조성 또는 댐 건설공사 등으로 사려졌거나 사라져 가는 옛 지명을 추적하는 것은 물론 조사·수집하고 기록하는 작업 등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니 반가운 소식이다.

울산은 근대화의 기수이자 산업화의 중심지로 성장했지만 사실은 오랜 역사성을 가진 도시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도시보다 많은 문화적 자산을 가지고 있는 도시가 울산이다. 문제는 이같은 문화적 자산이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울산은 대내외적으로 역사성이나 문화적 전통성에서 소홀하게 다뤄지고 있고 지역민들조차 이 부문에 대해서는 잘못 인식하고 있는 경향이 짙은 것도 사실이다.

이 문제에 대해 여러 가지 문제 제기는 있어 왔다. 지역의 전통문화와 언어, 풍속 등이 담긴 '울산의 지명사(地名史)'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점점 잊혀져 가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이를 근거로 지역 지명사를 정비하고 이를 통해 애향심을 높이고 울산의 정체성도 바로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이같은 움직임은 땅의 이름은 결국 우리 조상의 사고와 의지가 담겼고, 생활 풍습과 지역 문화의 발자취를 찾아볼 수 있는 귀중한 문화재라는 점에 근거하고 있다. 문제는 울산의 경우 지난 1986년 10월에 발간된 '울산지명사'가 있지만, 30년 이상 세월이 흘러 이런 책이 있는지조차도 모를뿐더러 설사 안다고 해도 무관심한 것이 현실이다.

산업수도로 인식된 울산은 그동안의 공업단지 조성과 주거공간 확보 등에 따른 개발 과정에서 많은 지명이 파괴·변질돼 사라졌거나 사라지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에 처해 있다. 이 때문에 울산의 값진 토속문화 유산인 산과 강(하천), 들판, 각 읍면동 등에 대한 근원을 재조명하고, 조상들의 생활과 문화, 사론을 재정리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 특히 문헌에 기록되거나 구전되는 설화나 전설을 현대감각에 맞게 재정리해 집대성할 필요도 있다.

이와 관련해 일부 지자체에서 의욕적으로 추진하던 행정 동명 바꾸기가 무산된 일은 가슴 아픈 현실이다. 울산 중구가 행정동 명칭을 숫자 나열식이 아닌 각 동의 지역성과 역사성 등을 살리는 방향으로 변경하고자 주민들의 의견을 물었으나, 상당수가 이를 원치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랜 기간 획일적으로 사용해온 명칭을 바꾸는 문제는 쉬운 일이 아니다. 반대 의견도 있을 수 있다.

문제는 지역의 정체성에 어울리는 명칭으로 바꿔나가는 데 있다. 이예대교를 국가정원교로 이름 지은 이유는 자명하다. 국가정원 상징으로 다리의 위상을 올려 놓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지명이나 명칭 문제가 나온 김에 울산의 전역에 행정구역상 정해진 구·군과 동·읍·면의 명칭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울산은 급격한 개발로 땅의 형상이 크게 바뀌었다. 그로 인해 과거의 지명들이 파괴, 변질돼 사라졌거나 없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더 사라지기 전에 이를 제대로 살려내고 생명을 불어넣는 작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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